그외이야기들/영화에 대한 생각들

실시간 영화검색 1위 [나탈리]... 도대체 왜?

쭈니-1 2011. 4. 1. 11:46

 

오늘은 퇴근하고 오랜만에 구피와 영화를 한 편보기로 했습니다.

[베니싱], [줄리아의 눈], [위험한 상견례] 등 새롭게 개봉한 영화들이 많이 있어서 무엇을 볼까 아침부터 가슴 두근거리며 고민하고 있답니다.

결국 요즘 다른 분들은 어떤 영화를 가장 궁금해할까? 라는 생각에 실시간 영화검색 순위를 보았답니다.

그런데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가 검색 순위 1위더군요.

바로 [나탈리]라는 영화입니다.

[나탈리]는 한국영화 최초의 3D영화라는 타이틀로 작년 10월에 개봉하여 관객의 무관심 속에 조용히 흥행 참패를 당한 영화입니다.

혹시 제목만 같은 신작이 개봉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 클릭을 해봤지만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갑자기 다른 영화도 아닌 [나탈리]가 영화 인기 검색 순위에 오른 것일까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저는 결국 오전 시간을 상당 부분 할애해서 그 이유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이 뉴스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내용인즉...

31일 KBS 뉴스9에서 공연기획사 대표 옥모씨가 전 국무총리 아들이자 현직 서울대 교수A를 사기 및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고소 이유는 A가 2010년 인도국제영화제 한국 유치와 관련해 현 정부의 실세 인사들을 통해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도록 해주겠다고 속여 강남 룸살롱 등에서 수억원어치의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네요.

여기에서 네티즌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A가 룸살롱에서 영화배우 B양에게 술 접대를 받았다는 부분입니다.

B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에 주연을 맡았다는 설명과 함께 뉴스에선 해당 영화가 모자이크 처리되어 자료 화면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자료 화면이 누가 보더라도 [나탈리]임을 알 수 있게 처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탈리]가 영화 검색 순위 1위에 오른 것은 바로 영화배우 B양으로 [나탈리]의 주연 박현진이 지목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탈리]를 너무 재미없게 본 저로써는 박현진이라는 배우에 애시당초 관심이 없었습니다.

분명 그녀는 자신의 첫 주연 영화인 [나탈리]에서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노출씬을 감행했지만 그녀의 노출은 단지 눈요기 거리로 단순 소모되었을 뿐, 제게 깊은 인상을 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끔 영화에서 배우들의 노출이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합니다.

[쌍화점]이 그러했고, [색, 계]가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쌍화점]도, [색, 계]도 배우의 노출이 화제를 불러 일으켰지만 그것은 영화의 한 일부분일뿐, 결국에 중요한 것은 영화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나탈리]는 배우의 노출을 영화 자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시말해 박현진의 노출은 영화의 일부분이 아닌 영화 전체였고, 영화를 보기 위해 [나탈리]를 선택한 사람들에게 박현진의 노출만 보여주니 관객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결국 그러한 [나탈리]의 실패한 기획이 신인 여배우로 상당히 위험한 모험을 감행한 박현진을 조용히 묻히게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마저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직 B양이 박현진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지만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미 B양을 박현진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은 [나탈리]와 박현진의 검색 순위 상위 랭크에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박현진이 제 2의 장자연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네요. B양이 박현진이던, 아니던, 그녀는 배우로, 그리고 여자로 이미지 손상과 정신적 충격을 입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부디 박현진은 마음 독하게 먹고 배우로써 성공하길 바랍니다.

비록 [나탈리]로 그녀의 첫 단추를 잘 못 꿰어졌지만, 그녀가 오늘의 시련을 이겨낸다면 어쩌면 우리는 독한 시련을 이겨낸 또 한 명의 진짜 배우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우절 아침의 이 소동으로 평소엔 관심조차 없었던 한 여배우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그녀가 제 2의 장자연이 아닌 독한 시련을 이겨낸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