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토드 필립스
주연 :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잭 가리피아나키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때문에 봤다.
미국에선 1억달러가 넘는 흥행 수입을 올린 히트작이지만 국내에선 작년 11월에 개봉하여 박스오피스 7위에 올랐다가 조용히 사라진 코미디 영화 [듀 데이트]를 봤습니다.
대부분 미국에선 성공했지만 우리나라에선 실패한 코미디 영화들은 웃음 코드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미디 영화에서 웃음 코드가 맞지 않다면 그것만큼 썰렁하고 짜증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 그러한 영화는 안보고 넘어가는 편인데, [듀 데이트]에는 [아이언 맨]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나온다길래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아내의 출산일에 맞춰 LA에 가야 하는 남자에게 생긴 일.
[듀 데이트]는 아내의 출산일에 맞춰 LA로 가야 하는 피터(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에단(잭 가리피아나키스)이라는 이상한 남자와 엮으면서 LA로 가는 고난의 여행을 함께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처음엔 매사에 철두철미한 피터와 왠지 나사가 하나 빠진 듯이 보이는 에단의 이상한 여행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생기기도 했지만 곧 그 웃음은 짜증과 분노로 바뀌더군요.
문화 차이인가? 어떻게 그런 일이?
일단 피터에게 생기는 일이 너무 부당했습니다. 비행기에서는 난데없이 테러리스트로 몰려 고무총에 맞고 쫓겨납니다. 그것도 모자라 비행금지 승객 명단에 올라 비행기를 타지도 못합니다.
아무리 테러 공포증에 걸린 미국이라고 할지라도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작정 고무총을 쏴서 사람을 기절시키고, 사과 한마디 없이 고소할테면 해보라며 비아냥 거립니다.
그것도 모자라 은행에서는 전쟁에 참전했다가 불구가 된 은행원이 피터에게 마구 폭력을 휘두릅니다. 미국을 위해서 희생했으니 이 정도 폭력쯤은 너희가 참고 넘어가야 한다는 식입니다. 참 무서운 나라더군요.
내 옆에 에단이 있었다면 정말 죽도록 패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 부당한 대우를 받지만 피터는 한마디도 못합니다. 그냥 그런 일은 자신에게 재수가 없어서 벌어진 일이라며 참고 넘어갑니다. 그러한 피터의 행동도 이해가 안되는데 에단은 여기에 한 몫 거듭니다.
아무리 코미디 영화이고, 에단은 웃기기 위한 극단적인 캐릭터라고 해도 저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바보같고 짜증났으며, 정말 속 시원하게 패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피터도 그러했는데... 영화가 진행되며 오히려 에단에게 우정을 느끼더군요. 어떻게 저런 머저리한테???
아마도 이런 것이 바로 문화의 차이가 아닐까요? 미국 관객들은 피터가 당하는 것을 보며 속시원하게 웃었지만 피터에 감정이입을 한 저는 그런 피터의 상황에 답답하고 짜증나기만 했습니다.
영화 속의 깜짝 카메오 찾기.
오히려 저는 이 영화에서 다른 재미를 찾아 냈는데, 깜짝 카메오 찾기 놀이입니다. 일단 피터의 청순한 아내 역은 미셀 모나한이 맡았습니다. 출연 비중은 그다지 크지 않지만 영화를 보며 '목숨걸고 LA에 갈만 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글아이], [미션 임파서블 3]에서 매력을 발산했던 배우더군요.
마약상으로 카리스마를 발휘한 여배우는 바로 줄리엣 루이스입니다. [칼리포니아], [길버트 그레이프], [황혼에서 새벽까지] 등에서 개성강한 연기를 펼쳤던 그녀의 모습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더군요. 피터의 친구로 나온 배우는 [콜래트럴], [드림걸즈], [모범시민]등에 출연한 제이미 폭스입니다.
하지만 전 찰리 쉰은 결국 찾지 못햇는데 혹시 찰리 쉰이 어떤 배역으로 나왔는지 아시는 분 있으면 가르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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