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로베르트 슈벤트케
출연 : 브루스 윌리스, 모건 프리먼,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안녕하세요 ^^ 드디어 첫 선을 보이는 [Park] 입니다 ㅋㅋㅋ 예전 웹사이트에서 게시판에 끄적이던
시절이 생각나서 .. 쭈니님께 투정을 부린 결과 이렇게 저도 신나게 떠들 수 있는 공간이 생겼네요.
그런데 .. 최근에 봤던 영화가 그렇게 많이 없던터라 .. 휴가 중에 봤었던 영화 중에 하나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 '옹' 께서 친히 출연해주신 [RED]입니다.
대강은 이렇다 !
대강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전직 CIA 요원이었던 브루스 윌리스는 평화롭게 전화상담원과 달콤한 대화를 즐기던 중 어느날 집까지 자신을 죽이러온 킬러들을 보고 예전에 같이 동고동락했던 요원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을 죽이려는 자의 배후를 쫓기 시작합니다. 뭐 .. 이러면서 슬슬 박살내고 또 박살내고 또 박살내기 시작하는 영화입니다. 정말로 따로 설명할 내용이 없네요.
(재미가 없어지니까요. 이건 변명이 아니에요. 진짜 재미가 없어질꺼에요.)
배우의 매력에 이끌리다 !
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순전히 출연진 때문입니다 . 환갑을 넘겼거나 .. 혹은 가까워져가는 분들에게 대형 액션을 바랄 수는 없었죠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 .. 모건 프리먼 .. 존 말코비치 .. 헬렌 미렌 .. 그야말로 영화배우계의 "종결자"라고 표현해도 손색없을 만큼의 이름값을 하는 배우들이기에 저는 앞뒤 안가리고 이 영화에 달려들었습니다. 스토리가 아무리 삼천포로 돌고 돌아 빠져나가는 일이 있더라도 저런 배우들은 한 영화에서 보기는 쉽지 않으니깐 말이죠. 간혹 이 영화에 [다이하드]급 액션을 기대 하다가 실망하고 "속았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저는 그럴 이유가 없엇죠. 이 영화를 즐기기에 저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던 셈입니다.
음미하였습니다.
이 영화를 볼때 "저 놈에 제목은 대체 무슨 뜻일까?" 라고 엄청난 고민에 빠졌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재미있지만 살벌한 뜻이 더군요 .. Retired Extremely Dangerous = 은퇴했으나 극히 위험함 ..
뭔가 "개가 묶여 있으나 위험함",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 와 비슷한 맥락의 제목이었죠 ㅋㅋ 어찌됬던 ! 이 영화는 제목부터 그러하듯이 의심스러우나 극히 재밌음 모드로 들어갑니다.
영화가 거의 매컷마다 때려부수거나 기막힌 코믹함으로 영화를 가득 채우더군요.. 은퇴한 킬러 프랭크 (브루스 윌리스)는 멋들어지게 총 몇방 쏴주시고 몸소 격투기를 시전하시어 저의 눈을 즐겁게 해주셨습니다. 절친한 동료였던 매디슨 (모건 프리먼)은 음흉한 계략으로 간호사를 훔쳐보아 은퇴한 요원의 주책을 보여주시고 [더 퀸]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던 헬렌 미렌은 우아한 보이스로 쌍욕과 협박을 선사하시고 존 말코비치는 싸이코로 열연하시어 역시나 씬스틸러의 면모를 과시해주셨습니다. 이렇게 무게감 넘치는 주연들도 망가져주고 원작 자체가 만화다 보니 .. 심각하던 심각하지 않던 모든 장면을 무지 무지 가벼운 오락영화처럼 볼 수 있게끔 짜여져있는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웃어재끼는 도중에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있더군요. 브루스 윌리스가 스핀하는 차에서 여유롭게 내려 파릇파릇한 후배요원에게 권총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는데 .. 아마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으와..." 라고 감탄했던 장면이었습니다 .. 이렇게 제목에서도 주연배우들의 망가진 모습에서도 확실한 오락성을 띠고 있는 영화자체에서도 간간히 끼여있는 액션씬에서도 저는 두눈을 부릅뜨고 이 영화를 음미하고 음미했습니다. 음 ......................음..음..?!
나는 이 영화가 정말 좋다.
저는 심오하게 영화를 파고드는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항상 비판적인쪽에 서서 영화를 갈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영화를 보고 "재밌네!", "괜찮네!", "볼만하네!" 라고 반응하는 상대하기 쉬운 소비자에 속하는 사람이죠. 가끔은 반드시 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영화가 있긴 하지만 (트라이앵글...) 영화의 단면만을 본다고나 할까요. 이런 저로써는 [RED]라는 영화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머리를 굴려가며 반전을 찾을 필요도 없을뿐더러 숨을 뜻을 찾아 영화를 이해 할 필요도 없는 덕이었죠. 더군다나 요즘 [세시봉]부터 시작해서 설날특집으로 했던 [심형래쇼]에 이르기까지 거칠것없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아이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복고" 바람이 불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 오래됬지만 확실히 영양가 있는 배우들을 본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행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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