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니와 구피의 일요일 아침은 언제나 웅이의 '엄마, 아빠 그만 일어나세요.'라는 외침으로 시작됩니다. 그제서야 눈을 비비며 무거운 몸을 일으키는 이 게으른 부부는 웅이가 '오늘 뭐하고 놀까요? 어디갈까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흠칫 놀랍니다. '날도 추운데 그냥 이불 속에서 뒹굴며 놀면 안될까?'라는 불쌍한 얼굴을 하며...
전날 웅이와 '키자니아'에 갔다오느라 기진맥진한 저는 특히 더했는데, '오늘은 세계악기체험전에 가자.'는 구피의 제안에 갑자기 다리도 저리고 허리도 아파옵니다. 아마 키자니아에서 웅이가 직업 체험을 하는 동안 하루종일 서서 기다린 후유증인 듯 합니다.
하지만 하늘은 본 순간 제 표정은 밝아졌습니다. '우와! 눈이 온다.' 눈이 오면 아직 운전이 서툰 전 차를 가지고 나갈 수가 없기에 구피도 '세계악기체험전은 다음주에 가자.'라고 미룹니다.
잔뜩 기대를 했다가 실망에 가득찬 표정을 짓는 웅이를 위해 제 특별 제안은 놀이터에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자는 것. 하늘에선 눈이 펑펑 내리는데 전 목장갑 하나끼고 사람의 발길이 전혀 없는 새하얀 놀이터에서 웅이와 눈사람을 만들었답니다.
눈사람을 만들기 전에 먼저 눈사람이 될려는지 웅이는 놀이터에 냉큼 누워 버립니다.
이 새하얀 공간에 자신의 자국을 남기고 싶다고 하네요.
ㅋㅋㅋ 어디서 본 것은 있어가지고...
결국 집에 들어가 옷 전부 젖어서 들어왔다고 구피한테 혼났습니다.
마음은 굉장히 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는데...
눈이 잘 뭉쳐지지 않네요.
어린 시절에는 연탄을 안에넣고 뭉쳐서인지 눈도 금방 뭉쳐진 것 같은데...
거의 한시간 가량 끙끙거리며 눈을 뭉쳤지만 겨우 조그마한 아기 눈사람 밖에 만들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눈사람과 웅이의 기념사진.
구피는 이 사진을 보더니 눈사람이 조금 엽기적으로 생겼다고 하던데...
그래도 이건 '최선이었습니다.'
눈오는 일요일 낮에 쭈니와 웅이의 눈사람 만들기 대소동은 이렇게 마무리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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