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2년 영화노트

인어공주 / The Little Mermaid

쭈니-1 2010. 12. 26. 21:00

 

 

1992년 2월 17일

MOVIE 코아아트홀

 

한 편의 만화영화가 월트 디즈니의 이름으로 선보일 때는 일단 신뢰할 수 있다는 선입견을 또 다시 만족시켜준 작품이 바로 [인어공주]이다. 아주 아름답고 슬픈 안델센의 원작으로 활기차고 코믹하게 그려낸 이 애니메이션의 환타스틱한 세계는 아동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성인 대상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빛과 색의 마술, 뛰어난 음악과 노래 등이 스피디하게 진행되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걸작이다.

바다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의 소유자인 애리얼은 자신이 주인공인 음악회에 나타나지 않아 아빠에게 꾸중울 듣는다. 그녀는 인간세계에 대한 동경 때문에 아빠에게 버릇없고 골치아픈 문제아로 찍혀버린 것이다.

딸한테 실컷 호통을 치고는 돌아서서 미안해하는 트리아튼왕. 그러나 옆에서 지휘자 세바스찬은 그를 부추긴다. 자신의 일생일대의 공연이 비참하게 끝난 것에 보복이라도 하듯 엄격하게 다스릴 것을 요구하지만 결국 애리얼의 뒷조사를 담당하게 된다.

바람둥이 왕자 에릭. 그는 모든 것이 귀찮다. 오로지 꿈에 그리는 여인을 만나고 싶을 뿐이다. 그러나 그가 탄 배는 폭풍우로 난파되고 애리얼이 구하게 된다. 에릭을 보고 한 눈에 빠져 버린 애리얼. 에릭 왕자는 무의식 중에 그녀의 얼굴과 목소리를 약간 듣게 된다.

애리얼이 인간세계의 왕자와 사랑에 빠진 것을 알아낸 트리아튼왕은 대노하고 슬픔에 빠진 애리얼은 인간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마녀의 유혹에 빠진다. 오래 전에 누렸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마녀는 애리얼에게 3일간 인간이 되는 약을 준다. 그 대신 3일 안에 키스를 하지 못하면 마녀의 소유가 되지만 사랑에 빠진 애리얼은 목소리를 담보로 그 조건을 받아들인다.

지상의 세계에 올라온 애리얼. 그녀를 발견한 에릭 왕자는 첫눈에 사랑을 느끼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가 없어 자신을 구해준 여인인지 확인할 수가 없다. 애리얼이 에릭왕자와 키스를 하지 못하자 이틀째되는 밤 세바스찬의 노래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잡아 에릭이 애리얼에게 키스를 하도록 부추기지만 마녀의 방해로 키스를 하지 못한다.

불안해진 마녀는 애리얼의 목소리와 요술로 어여쁜 여인으로 변장, 끝내 에릭 왕자와 결혼식을 올리려 하지만 바다 속 동물들과 새들의 도움으로 결혼은 방해되고 그 와중에 애리얼은 다시 목소리를 찾는다. 그제서야 애리얼이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깨달은 에릭 왕자. 그러나 3일 내에 키스를 받지 못한 애리얼은 위험에 빠지고, 에릭 왕자가 마녀를 무찔러 끝내 모두의 촉복 속에 결혼식을 올린다.

원작과는 달리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이 영화는 근래 보기 드문 애니메이션의 수작이다. 만약 만화 주인공에게 연기상이 있다면 세바스찬이 당연히 남우조연상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제 62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은 'Under The Sea'와 'Kiss The Girl'은 영화팬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명곡이다. 그러나 마지막 마녀와 왕자의 대결 부분은 영화 전반에 비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2010년 오늘의 이야기

 

제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계기를 마련해준 영화가 바로 [인어공주]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종각의 코아아트홀에서 누나와 봤던 기억이 납니다. 코아아트홀은 작은 극장이었지만 대형 스크린에서 상영하지 않는 작은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여 제겐 보석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인어공주]도 그랬고, 제인 캠피온 감독의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피아노]도 코아아토홀에서 혼자 봤던 기억이 나네요.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코아아트홀에 대한 추억이 새록 새록 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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