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2년 영화노트

마농의 샘 / Manon Des Sources

쭈니-1 2010. 9. 2. 23:09

 

 

1992년 5월 24일

VIDEO

 

 

1920년 프랑스의 플로방스 지방. 병역을 마치고 돌아온 위골랭은 유일한 친척인 백부 빠뻬의 집 근처에 정착한다. 부와 권력을 지닌 빠뻬는 위골랭에게 모든 것을 물려줄 예정이다. 이에 결혼을 재촉하지만 위골랭은 카네이션을 재배해 판매하는데 정신이 팔려 여자에게 눈길도 주지 않는다. 빠뻬도 그의 화초 사업이 잘 되는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 투자한다.

그러나 문제는 물이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기 때문. 빠뻬는 인접한 카모완 가의 토지에 샘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낸다. 문제의 토지는 오래 전 이 마을을 떠나 크레스뺑의 대장장이와 결혼해서 살고 있는 플로레트에게 상속될 예정이다. 빠뻬는 그 샘을 막아버리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샘이 말랐다고 소문을 낸다.

샘이 없는 집은 쓸모가 없는데 이 집에 상속자가 돌아오게 된다. 죽은 플로레트의 곱추 아들인 장의 가족이 바로 그들. 도시 생활을 하던 장은 어머니가 물려주신 땅에서 일생을 보내기 위해 도시생활을 마감한 것이다. 농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장은 그저 책만 믿고 전 재산을 털어 농사를 시작한다.

얼마동안 그의 농사는 성공하는 듯 했으나 극심한 가뭄을 맞이하게 되고 샘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장은 온갖 고생을 하다 결국 사고로 죽게된다 결국 토지는 헐값에 빠뻬에게 넘어간다.

 

그후 10년 아버지의 비극과 위골랭과 빠뻬의 음모를 알아낸 장의 딸 마농은 양치기 야생녀로 커간다.

한편 꽃재배로 크게 성공한 위골랭은 우연히 마농을 보게 되고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러나 10년전 아버지의 비극을 목격한 마농은 위골랭의 사랑을 차갑게 외면하고 복수를 결심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마을사람 모두 샘의 위치를 알고는 있었으나 장이 타지방 사람이기 때문에 모르는 척 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 마농은 마을 전체에게 복수를 결심하고 우연히 발견한 마을 샘의 원천인 지하수를 막아 버린다.

그러자 마을의 모든 샘은 물이 안나오기 시작하고 이에 불안해진 마을 사람들은 위골랭과 빠뻬의 죄 때문에 하늘이 내린 벌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10년 전의 음모는 모두 탄로나고 마농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위골랭은 자살을 하고 만다. 그리고 빠뻬는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되는데...

40년전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던 빠뻬와 플로레트. 빠뻬가 전쟁에 참전하게 되자 플로레트는 그에게 편지를 썼다. 나는 당신의 아기를 가졌고 당신이 결혼을 약혹하는 답장을 써준다면 당신을 기다리겠다고... 그러나 전쟁 때문에 빠뻬는 편지를 받지 못했고 답장이 안오자 플로레트는 슬픔에 빠져 타지방의 남자와 결혼하여 마을을 떠난 것이다. 결국 장은 빠뻬의 아들이었던 것이다.

자신의 음모가 결국 자신의 하나뿐인 혈통인 장을 죽였다는 것을 깨달은 빠뻬는 심한 슬픔에 빠지고 자신의 전 재산을 마농에게 물려주고 편안히 눈을 감는다.

 

이 영화는 내게 무척 충격을 주었다. 특히 마지막 40년 전의 비밀이 벗겨지는 장면에서는 내가 마치 빠뻬가 되어 너무 놀라 쓰러질 정도로 충격을 받아야 했다.

이 영화에서 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특히 이 영화엔 타지방에 대한 선입견이 잘 표현되어 있다. 장이 가뭄으로 인해 망해가자 샘을 찾으려고 할 때 마을 사람들은 그가 타지방 사람이라는 이유로 샘의 위치를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곱추라해서 마을 사람들은 그를 무척 나쁘게 보았던 것이다. 그들은 '내 일이 아닌데 어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한 가족이 몰락하는 것을 가만히 구경만 한 것이다. 그러다가 샘이 막히고 물이 안나오자 이것이 모두 위골랭과 빠뻬의 죄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들의 죄는 결국 무마시킨 것이다. 우리 모두 마찬가지리라.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과 지역감정.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우리 모두 이것들을 고쳐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3시간의 길면서도 짧은 시간 동안 나는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 1시간 30분 동안은 장역을 맡은 제라르 드 빠르디유의 매력적인 곱추 연기와 그가 몰락하는 과정에서 슬픔을 느꼈고, 그 다음 1시간 동안은 야생녀 마농역을 맡은 엠마뉴엘 베아르의 야성적인 연기와 미모에 매료되고, 그리고 라스트 30분 간은 충격적인 비밀에 놀라야 했다.

주제 음악뿐만 아니라 대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담은 화면, 주연 배우들의 명연기와 의외의 내용 전개. 한마디로 흠이라곤 단 한군데도 없는 감동적인 영화였다.

 


 

2010년 오늘의 이야기

 

제 감상평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영화를 저는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3시간이라는 긴 러닝 타임동안 그저 감탄사만 연발하며 본 기억이 나네요. 아마도 제가 본 프랑스 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영화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20년 전 광고를 보니 상영시간이 3시간 간격입니다. 분명 한 회가 끝나고 나면 청소 시간이 필요하기에 30분 정도 여유 시간이 필요하니 결국 이 영화는 2시간 30분 정도의 러닝 타임을 가졌다고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디오로 본 저는 이 영화의 러닝 타임을 3시간 정도로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정보 사이트를 보니 [마농의 샘]은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1부의 러닝타임이 2시간, 2부의 러닝타임이 1시간 45분입니다. 극장에서 상영할 때도, 비디오로 출시되었을 때에도 1부와 2부가 함께 상영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정리해보면 극장에서는 1시간 이상 가위질을 한 셈이고, 비디오로 출시되어서는 30분 이상을 가위질을 한 셈입니다. 그나마 저는 비디오로 봤으니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는 좀 더 나은 버전을 본 것일지도... 암튼 이러한 가위질은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만든 그대로 관객들은 온전하게 즐길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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