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10년 영화이야기

[솔트] - 이제 대세는 안젤리나 졸리이다.

쭈니-1 2010. 7. 29. 15:28

 

 

감독 : 필립 노이스

주연 : 안젤리나 졸리, 리브 슈라이버

개봉 : 2010년 7월 28일

관람 : 2010년 7월 28일

등급 : 15세 이상

 

 

이제 대세는 안젤리나 졸리이다.

 

전 영화 시사회를 잘 안갑니다. 3~4년 전만해도 일주일에 3~4번씩 시사회를 다녔었지만 이젠 집 앞 가까운 멀티플렉스에서 편안한 차림으로 편안한 시간대에 영화를 보는 것이 익숙해져 시간도, 장소도, 내 맘대로 정할 수 없는 시사회는 안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솔트]는 달랐습니다. 우연히 안젤리나 졸리가 [솔트]의 홍보를 위해 내한한다는 소식을 들은 저는 [솔트]의 프리미엄 시사회에 가면 안젤리나 졸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른 그 어느 때보다 [솔트]의 시사회를 간절히 원하고 또 원했습니다.

남에게 부탁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안면이 있는 '무비 365' 사이트에 시사회 신청도 하고, '무비 365' 블로그에 글을 남겨 은근히 시사회에 뽑아달라는 청탁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안젤리나 졸리의 내한 덕분에 경쟁률이 너무 쎄서 시사회 당첨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아쉬웠습니다.

제 그러한 아쉬움을 알고 있었는지 요 며칠 동안 개도 안걸린다는 오뉴월 감기에 걸려 골골하고 있는 구피가 [솔트]보러 가자하더군요. 사실 감기는 집에서 편히 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솔트]를 보고 싶다는 욕심에 결국 아픈 구피를 이끌고 [솔트]를 보고 왔습니다.

 

[솔트]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안젤리나 졸리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 자체가 안젤리나 졸리가 영화의 90%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의 아드레날린 넘치는 액션이 펼쳐집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 드는 생각이라고는 안젤리나 졸리의 현란한 액션 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저 역시 좋아하는 배우들이 많습니다. 특히 제가 남자이다보니 여자 배우를 많이 좋아하는데... 줄리아 로버츠의 당당함, 카메론 디아즈의 귀여움, 기네스 팰트로우의 지적인 매력 등등.

하지만 줄리아 로버츠는 요즘 너무 뜸하고, 카메론 디아즈는 귀여움으로 밀고 가기엔 나이에 의한 이미지의 한계가 느껴지고, 기네스 팰트로우는 지적인 매력을 풍길 최적의 영화를 만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안젤리나 졸리만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지켜내며, 최적의 영화에서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툼 레이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원티드]에 이어 [솔트]까지... 제가 좋아하는 할리우드 여배우중,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안젤리나 졸리 뿐이네요.

 

 

솔트... 그녀는 누구인가?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며 가장 짜증이 났던 것이 '솔트... 그녀는 누구인가?'라는 성우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러한 예고편이나 광고를 볼 때마다 저는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뻔한걸 왜 자꾸 묻고 그러지?'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제가 그것이 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 것은 사실 당연했습니다. 이런 류의 액션 영화의 공식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비밀 요원인 주인공이 누명을 쓰게 되고, 혼자 고군분투하며 그 누명을 스스로 벗겨내고, 그 누명 뒤에 숨은 거대한 권력 집단을 혼내준다는... 뭐 너무나도 당연한 스토리 라인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솔트] 역시 마찬가지인데 CIA의 최고 요원인 에블린 솔트(안젤리나 졸리)는 어느 날 자신이 러시아에서 미국에 심어놓은 스파이라고 지목을 받게 됩니다. 솔트는 누명이라고 외치지만 아무도 그녀를 믿지 않습니다. 결국 솔트는 스스로 누명을 벗겨내야 하며 사랑하는 남편도 스스로 지켜내야 합니다.

이러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영화에서 '솔트... 그녀는 누구인가?'라고 자꾸 물으니 당연히 '그야 누명 쓴 비밀요원이잖아.'라는 뻔한 대답만이 돌아온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함정이었습니다. [솔트]의 진짜 재미는 저 스스로 '솔트... 그녀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이 들면서 시작됩니다.

 

누명을 쓴 CIA요원? 아니면 미국을 무너뜨리고 소련을 재건하기 위해 미국에 잠입한 러시아의 스파이? 영화의 중반까지 솔트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필립 노이스 감독은 모호하게 처리하여 자꾸만 저를 헷갈리게 만듭니다. 

그러한 이 영화의 전략은 중반까지 영화의 재미를 이끌어 나갑니다.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며 자신에게 헌신적이었던 남편의 안위를 걱정했던 솔트. 그러나 그녀의 행보는 납치된 남편을 구하기 위한 모험이 아닌 미국을 방문한 러시아 대통령의 주위를 맴돌기만 할 뿐입니다.

애초에 솔트가 뒤집어쓴 누명이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러시아 스파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러한 솔트의 행보는 충분히 저를 혼란에 빠트릴만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안젤리나 졸리의 카리스마가 발휘되는데 영화의 초반 금발의 머리로 남편을 걱정하는 모함에 빠진 연약한 CIA요원을 연기했던 그녀가 영화의 중반부터는 머리를 검게 염색하고 완벽한 여전사로 탄생하는 것입니다. 머리색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너무 상반된 그녀의 모습은 솔트의 정체에 대한 제 혼란을 부채질합니다.

 

 

과도한 비약... 그러나 그것마저 용서가 되는 폭발하는 액션.

 

영화가 중반이 되면 솔트에 대한 정체는 어느 정도 벗겨집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재미가 너무 일찌감치 그 베일을 벗어버린 셈입니다.

솔직히 그러면서 이 영화는 솔트의 캐릭터에 대한 과도한 비약을 선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과도한 비약엔 사랑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하긴 돌이켜보면 솔트가 북한에 인질로 잡혔다가 풀려나는 장면에서도부터 솔트의 사랑에 대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습니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존재가 너무 도드라지다 보니 오히려 솔트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바치고, 그로 인하여 솔트를 변하게 만들었던 남편이 상대적으로 가려져 영화를 보던 전 그 부분을 쉽사리 놓친 것 같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솔트가 사랑으로 그 오랫동안의 신념이 변했다는 설정에선 약간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잊을 정도로 영화의 중반부부터 펼쳐지는 이 영화의 액션씬은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솔트]가 주인공의 솔트의 모호한 정체로 초반의 재미를 이끌어 나간다면 중반부터는 입이 쩍 벌어질 액션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과연 저것이 여성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액션인지 궁금할 정도로 온 몸을 내던지며 혼심의 힘을 다해 액션을 펼쳐 보이는데... [툼 레이더], [원티드] 등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은 꼬박꼬박 챙겨 봤다고 자부하는 저로써도 [솔트]에서의 액션이 그 동안의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 중에서 최고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늘 아침 신문 기사를 보니 애초에 솔트 역은 톰 크루즈에게 제안이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톰 크루즈가 솔트 역을 고사했고, 결국 솔트는 남성 캐릭터에서 여성 캐릭터로 변형되어 안젤리나 졸리에게 돌아갔다고 하네요. 며칠 전 톰 크루즈의 액션 영화 [나잇 & 데이]를 봤던 저로써는 오히려 [나잇 & 데이]의 톰 크루즈 액션보다 [솔트]의 안젤리나 졸리 액션이 한층 더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톰 크루즈에서 안젤리나 졸리의 변경은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반전, 그리고 속편 예약!

 

단지 이 영화의 옥의 티라면 마지막 반전에 대한 집착입니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반전인데 그러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반전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오히려 평범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결말 역시도 좀 식상한 편인데... 할리우드의 생존 전략이 성공한 영화 읅어 먹기임을 감안한다면 뭐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씁쓸함을 남깁니다.

솔트의 변심에 대한 과도한 비약, 신선했던 초반에 비해 평범했던 후반의 아쉬움, 시리즈화를 위한 속보이는 마지막 장면 등 [솔트]는 아쉬운 점도 있는 영화였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영화를 보는 내내 시원시원한 액션이 끊임없이 펼쳐 졌고, 안젤리나 졸리의 터프한 매력이 맘껏 발휘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썸머시즌용 블록버스터로 성공적인 평점을 받아 마땅한 영화입니다.

 

 

머리 색 하나만으로도 180도 다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여배우는

아마 안젤리나 졸리가 유일하지 않을까?

그녀의 카리스마는 정말 독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