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프로야구에 빠져서 영화를 못 보고 있습니다. 사실 4월이면 극장가의 비수이기도 하고, 스크린의 대부분이 [타이탄]으로 점령되어 볼만한 영화도 별로 없었던 것도 제가 최근 영화를 못 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주엔 극장에서 영화를 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거든요. 바로 [일라이]입니다.
[일라이]는 인류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 넣은 대재앙이 일어난지 30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인류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의 열쇠를 지상 최후의 문명 도시로 전달해야 하는 한 남자와 이를 빼앗으려 하는 또 다른 남자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네요.
요즘 하도 기상 이변이 속출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인류 파멸의 위기를 다룬 영화가 부쩍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2012]와 같은 블럭버스터에서부터 [더 로드]처럼 메세지를 담은 영화, 그리고 [데이브레이커스]처럼 변종 장르영화까지...
[일라이]는 그 중 어느 영화와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예고편으로는 [2012]보다는 진중하고, [더 로드]보다는 가벼우며, [데이브레이커스]보다는 현실적인 영화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덴젤 워싱턴과 게리 올드만의 연기 대결도 믿음직하고 1억 달러에 육박하는 전미 흥행 성적도 그 믿음에 한 몫합니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산드라 블록에게 여우 주연상을 안겨줬던 [블라인드 사이드]는 평생 한번도 가족을 가져본 적 없는 흑인 청년과 그에게 기꺼이 엄마가 되어준 백인 여성의 실화를 다룬 영화입니다.
전 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아카데미에서 주목을 받은 영화이니만큼 기대가 되긴 하지만 왜 아카데미의 열기가 싸늘하게 식은 후에야 뒤늦게 개봉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수상한 [허트 로커]는 다음주에서야 개봉하더군요.)
멕 라이언,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였으며, 최근에는 [프로포즈]의 [블라인드 사이드]의 빅히트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산드라 블록이 이전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얼마나 진지하게 관객의 감동을 이끌어낼지 궁금해지는 영화입니다.
베스트셀러
표절 시비에 휘말린 한 여류 작가가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어느 의문의 별장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섬뜩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창작에 목말라 있던 그녀는 그 이야기를 소설로 완성시켜 다시 히트시키지만 그 소설마저 10년 전에 이미 출간되었던 소설과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무언가 이상한 일이 자신에게 벌어지고 잇음을 직감한 그녀는 자신의 소설과 별장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기 시작합니다.
이미 [오로라 공주]를 통해 섬뜩한 스릴러 영화에 도전했던 엄정화가 다시금 [베스트셀러]로 좀더 강력한 공포 스릴러에 도전장을 내밉니다. 엄정화 이외에도 [시크릿]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악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했던 류승용이 출연하며, [령], [흡혈형사 나도열]의 조감독이었던 신인 이정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꽤 기대가 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왠지 스릴러보다는 공포쪽에 더욱 포커스를 맞출 것만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제라드 버틀러는 액션 영화와 코미디 영화를 반반씩 오고가기로 결심한 듯이 보입니다. [게이머], [모범시민]과 같은 액션 영화와 [어글리 트루즈], [바운티 헌터]와 같은 코미디 영화에 번갈아가며 출연하는 것을 보면...
[바운티 헌터]는 현상금 사냥꾼인 한 남자가 자신의 전처에게 걸린 거액의 현상금 때문에 그녀를 잡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액션 코미디입니다.
제라드 버틀러와 브래드 피트의 전처이며, 코미디 영화에 주로 출연하는 제니퍼 애니스톤이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딱 [어글리 트루즈]같은 영화로 보이긴 하지만 액션의 강도를 조금 더 높인다면 킬링타임용으로 꽤 쓸만한 영화로 보입니다. 전미흥행 성적은 5천6백만 달러 정도입니다.
작은 연못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노근리의 철교 밑 터널 속칭 쌍굴다리 속에 피신하고 있던 인근 마을 주민 수백 명을 향하여 미군들이 무차별 사격을 가하여 300여 명이 살해된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을 영화화한 [작은 연못]은 5.18 광주 민주화 항쟁을 영화화한 [화려한 휴가]를 연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근대화를 다룬 영화이니만큼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은 편치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의미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사요나라 이츠카 / Sayonara itsuka
한국인 감독이 태국에서 일본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한국 자본으로 만든 한국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는 좀 독특한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의 내용은 성공을 향한 탄탄대로를 걷던 한 청년이 태국에서 매력적인 한 여성을 만나고 불같이 사랑을 하지만 성공과 사랑 앞에서 갈등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이재한 감독은 정우성, 손예진 주연의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유명한 감독인데 한국 배우들을 캐스팅한 한국 영화를 일본에 수출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일본 배우들을 캐스팅한 한국 영화를 일본에 수출하는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만든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흥행에 꽤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 영화에 대한 우리나라 관객의 인지도가 그다지 높지 않는 상황에서 [사요나라 이츠카]라는 지극히 일본영화다운 제목을 풀풀 풍기고 있는 이 영화가 얼마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입니다.
미 투 / Me Too
[미 투]는 다운증후군으로는 유럽 최초로 대학을 졸업하고 정상적인 사회 생활을 시작한 한 남성이 직장 동료인 매력적인 한 여성에게 반하며 생기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비록 육체적인 장애를 겪고 있지만 정신만은 그 누구보다 건강한 한 남자와 비록 건강한 육체를 가졌지만 마음 속 깊은 상처를 지닌 여자. 이 둘의 이야기라는 스토리 라인만으로도 대충의 스토리 전개가 사실 눈에 훤히 보입니다.
실제 다운증후군으로 영화 속 인물처럼 장애를 극복한 파블로 피네다는 이 영화로 2009년 제 57회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남우주연상 (실버셸어워드)을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사이즈의 문제 / A Matter of Size
[사이즈의 문제]는 뚱뚱한 몸매로 인하여 갖은 서러움을 당하던 이들이 일본의 스모 경기를 보고 스모를 시작함으로써 뚱뚱함이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발전시킨다는 내용의 영화입니다.
가볍게 현대인의 다이어트를 향한 강박증을 한껏 비웃는 영화로 보이는데 [풀 몬티]와 같은 풍의 영화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 / 700 Days of Battle : Us vs. the Police
평화로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7명의 악동들이 마을에 새로 온 경찰의 과속단속에 불만을 품고 복수를 계획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은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 풍의 가벼운 코미디 영화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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