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인데 지금 창밖엔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셔터 아일랜드]보러 갈 생각이었는데, 눈을 보니 그냥 따뜻한 집의 침대 안이 그리워지는... 수요일까지 못 보면 [셔터 아일랜드]는 극장에선 못 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감돕니다. 왜냐하면 이번 주에도 결코 만만치않은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거든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영화는 단연코 [그린 존]입니다.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을 연출했던 폴 그린그라스 감독과 맷 데이먼이 다시한번 손을 잡은 이 영화는 이라크 전쟁이 주요 소재라고 하네요.
2003년 미국이 세계평화라는 명목으로 일으킨 이라크 전쟁에서 주인공은 이라크내 숨겨진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고 이라크에 급파됩니다. 하지만 모두들 아시다시피 이라크엔 미국이 떠들어대던 대량살상무기 따위는 없었죠. [그린 존]은 그러한 사실을 토대로 이라크 전쟁에 대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 현재의 아랍국가의 테러의 기원은 이라크 전쟁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이 상당히 흥미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본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폴 그린그라드 감독의 액션 감각과 맷 데이먼의 액션 실력도 기대가 되고요.
[솔로몬 케인]은 절 혼란스럽게 하는 영화입니다. 판타지영화를 좋아하는 저와 구피에겐 당연히 이 영화가 기대작 1순위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미국영화가 아닌 영국영화라는 점을 알게되니 좀 걱정이 되네요. 제가 영국영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런 류의 영화일 경우 아무래도 유럽에서 만드는 것보다는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것이 스케일이나, 특수효과 면에서 훨씬 뛰어나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암튼 [솔로몬 케인]은 전장의 영웅이자 잔인한 약탈자인 솔로몬 케인이 영혼을 구원받기 위해 다시는 칼을 들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악마의 군대에 의해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자 맹세를 깨고 정의를 위해서 칼을 집어든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예고편을 보니 할리우드 판타지 영화 부럽지 않은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예고편이 전부는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올드보이]에서 이상하게 잘 어울렸던 커플 유지태와 윤진서가 [비밀애]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사실 이 영화, 유지태와 윤진서의 파격적인 섹스씬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솔직히 저는 믿지 않습니다. 그런 언론 플레이에 속은 것이 한 두번은 아니기에...
하지만 굳이 화끈한 섹스씬이 없다고해도 형수와 쌍둥이 동생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소재 자체가 꽤 제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사회로 미리 이 영화를 본 분들의 반응은 너무 차갑네요. 특히 '막장도 수준이 돼야지!'라는 무시무시한 제목의 글을 읽은 후로 [비밀애]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전 몇 년전 수 많은 네티즌들에게 융단 폭격을 받은 불륜 영화인 허진호 감독,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외출]도 재미있게 본 특이한 취향의 소유자이기에 어쩌면 [비밀애]도 네티즌들의 평가와는 별도로 제겐 재미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시리어스 맨 / A Serious Man
지난 주 [언 애듀케이션], 그리고 지지난주엔 [인 디 에어]에 이어 이번 주엔 [시리어스 맨]입니다. 아카데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영화들이 마치 일주일에 한 편씩 개봉하기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한 편씩 개봉을 하네요.
[시리어스 맨]은 이번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었습니다. 물론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코엔 형제의 영화가 이렇게 꾸준히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대단한 일이죠.
이 영화는 인생의 위기를 맞이한 한 남자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섬뜩한 스릴러를 연출했던 코엔 형제가 주특기인 블랙 코미디로 되돌아온 셈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얼마나 될지... [언 애듀케이션]처럼 좀처럼 시내 극장에서 만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번 주의 다크호스는 제가 보기엔 일본의 미스터리 스릴러 [제로 포커스]입니다. [메종 드 히미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연출했던 이누도 잇신 감독이 처음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도전한 이 영화는 국내에도 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히로스에 료코가 주연을 맡고 있습니다.
일단 저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일본 영화를 그다지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일본 영화를 꼽으라면 전 주저없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선택할 것이며, 가장 좋아하는 배우를 꼽으라면 역시 히로스에 료코를 선택할 것입니다.(사실 그녀말고는 알고 잇는 배우도 극히 드뭅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제로 포커스]는 은근히 기대가 됩니다. 제가 가장 감명깊게 본 일본 영화를 만든 감독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배우의 주연. 게다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인 스릴러의 조합이니...
콜링 인 러브 / The Other End of the Line
[콜링 인 러브]라는 80년대 스타일의 유치한 제목에 평범한 스토리 라인을 갖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슈리다라는 낯선 인도 여배우에게 있습니다. 우연히 극장에서 이 영화의 예고편을 봤는데 이 배우... 정말 예쁘더군요. ^^;
예고편에서 어렴풋이 [위기의 주부들]의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전 슈리다가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했었다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남자 배우인 제시 멧칼피가 [위기의 주부들]에 나온 배우였네요. 이거 왠지 뻘쯤합니다.
레이징 피닉스 / Raging Phoenix
[옹박]의 예상하지 못한 흥행 성공으로 관심조차 없었던 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꽤 높아진 것 같습니다. [레이징 피닉스]는 여성판 [옹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액션영화입니다. 의문의 납치조작에 낮서 싸우는 여전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할리우드 액션과는 차별화된 [옹박]의 시원시원한 액션이 그리운 분이라면 [레이징 피닉스]도 괜찮은 선택일 듯...
어밴던드 / The Abandoned
[어밴던드]는 스페인의 공포영화입니다. 친어머니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고향의 저택에 돌아온 한 여성이 그곳에서 기괴한 형상과 마주치게 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으시시한 폐가와 40년 전의 끔찍한 살인에 대한 비밀, 그리고 그 폐가에서 40년 전의 비밀을 마주치게 된 한 여성. 뭐... 공포영화로써의 모든 것을 갖췄다고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어둠의 아이들 / Children of the Dark
태국에서 암암리에 발생하고 있는 아동장기매매, 성학대, 성매매 등을 파헤친 [어둠의 아이들]은 이 영화의 포스터 광고 문구처럼 차마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보기가 꺼려지는 영화입니다.
예전에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 끔찍해서 눈을 감고 싶었는데 영화의 내용만 놓고본다면 [어둠의 아이들]은 [아무도 모른다]의 몇 배는 더 끔찍할 것으로 보입니다.
예스맨 프로젝트 / The Yes Men Fix the World
[예스맨 프로젝트]라는 제목을 들었을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오른 영화는 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이었습니다. 긍정적인 삶을 위해서 무조건 '예스'만 외치겠다고 다짐한 한 남자의 좌충우돌 성공기를 다룬 [예스맨]. 하지만 [예스맨 프로젝트]는 그 [예스맨]과는 관련이 없다네요.
[예스맨 프로젝트]는 전 세계를 누비며 선의의 거짓말로 선의의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시민단체 'The Yes Men'의 유쾌, 통쾌한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라고 합니다.
불타는 내 마음
[불타는 내 마음]은 우리나라의 재기발랄한 코믹 멜로영화입니다. 감독의 이름은 물론이고, 출연 배우까지 낯선 이 영화는 짝사랑 3년, 불타는 사랑 3년을 거친 한 연인의 전운이 감도는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존의 눈물
며칠 전 구피가 TV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보고 있더군요. 브라질에서 한동안 살다온 구피였기에 아마도 [아마존의 눈물]이라는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갔었나봅니다.
저도 잠시 보긴 했는데 호가실히 우리와는 전혀 다른 그들의 삶의 방식이 신선하긴 했습니다. [북극의 눈물]과 마찬가지로 TV방영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극장에서 상영하는 독특한 형식을 띄고 있는 [아마존의 눈물]은 과연 TV에서 못 보여준 것을 극장에선 얼마나 보여줄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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