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웠다.
웅이의 초등학교 입학식 때문에 하루 간의 연차 휴가를 냈던 3월 2일... 기나긴 하루가 끝나고 전 곧바로 극장으로 향할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염두에 두고 있던 영화는 [클로이]와 [밀크], 이 둘 중 한 편을 극장에서 볼 생각이었죠.
하지만 꽃샘 추위로 인하여 제 얇은 옷을 파고드는 매서운 바람으로 인하여 저는 결국 극장에 가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봄 잠바 하나 입고 하루종일 거리를 활보했더니 으실으실 춥기도 하고, 결국 저는 맥주 한 캔과 비디오 대여점에서 평소 보고 싶었던 [바디 오브 라이즈]를 대여한 것으로 연휴를 마감하였습니다. 나이가 들니 제 가장 큰 적은 추위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 정말 추운건 싫습니다. ^^;
화려한 캐스팅, 믿음직한 감독.
[바디 오브 라이즈]는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 [글래디에이터]의 명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러셀 크로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사실 이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기대작의 반열에 오를만한 영화입니다.
믿음직한 감독과 믿음직한 배우들이 손을 잡은 만큼 영화는 처음부터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이슬람의 테러와 이에 힘겹게 대응하는 미국 등 서방 국가. 위험천만한 이슬람의 나라에서 활동중인 CIA요원 페리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미국 내 사무실에서 안전하게 앉아 페리스에게 명령을 하달하는 호프만(러셀 크로우). 이 영화는 이러한 서로 대응되는 두가지 상황을 만들어 놓고 그들을 끊임없이 대립시킵니다.
과연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가!
이 영화의 진미는 이슬람 테러의 배후를 잡기 위해 벌어지는 두뇌 싸움입니다. 페리스와 호프만, 그리고 요르단의 정보국장인 하니 등이 벌이는 서로 속고 속이는 두뇌 싸움은 과연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습니다.
페리스를 소모품 정도로만 취급하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외면하는 호프만의 냉정한 시선에서 페리스의 아픔이 어느 정도 느껴졌기에 마지막 페리스의 선택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페리스의 러브 스토리는 이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수 많은 위험한 상황들 속에서 겨우 살아남은 페리스가 자신과 얼루리지 않는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을 위해 위험천만한 적의 소굴로 스스로 들어가는 설정은 이 영화의 전반적인 치밀함과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더군요.
그러나 그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바디 오브 라이즈]는 묵직하면서도 진중하고 스릴 넘치는 잘 만든 스릴러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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