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이는 끝내 거부했다.
어찌보면 웅이보다 제가 애니메이션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매 주 새로운 애니메이션이 개봉하면 유심히 살펴보고, 웅이와 함께 볼 애니메이션인지, 아니면 혼자 봐야할 애니메이션인지 선택을 한 후 웅이와 함께 볼 애니메이션이라면 개봉 몇 주전부터 꾸준히 웅이를 꼬드깁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분명 웅이와 함께 봐야할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꾸준히 웅이를 꼬드겼습니다. 하지만 한사코 웅이는 이 영화 만큼은 보기 싫다며 거부를하더군요. 웅이도 자기 나름대로 영화의 취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웅이의 취향이 아니었는지도...
정어리 대신 햄버거를?
이 영화는 정어리밖에 먹을 것이 없는 작은 섬에서 이 음식난을 타개하고자 엉뚱한 발명가 플린트가 물을 음식으로 바꾸는 기계를 발명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고 있습니다.
처음엔 참 기발한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의 초반을 보다보니 기껏 생각해낸 음식이 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 밖에 없어서 제 개인적인 음식적 취향과 맞지 않아 영화를 보며 군침을 흘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만약 이 영화를 우리 나라에서 만들었다면??? 하늘에서 김치찌개 비가 내리고, 익은 김치가 떨어지고, 된장과 고추장이 눈이 되어 내리는... 흠... 결코 위생적이지는 않을 것 같네요. 암튼 이 영화에서 나오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햄버거를 먹느니 그냥 신선한 씨푸드인 정어리를 먹는 것이 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역시 저는 김치찌개 세대!!!)
SF 영화를 방불케하는 후반부
이 영화의 초반부는 하늘에서 내리는 맛난 음식에 군침을 흘렸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 전통의 식성 탓에 전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영화의 초반은 조금 지루하더군요. 하지만 플린트가 점점 거대해지는 음식 비를 멈추기 위해 하늘로 향하는 장면부터는 흥미진진해졌습니다. SF의 걸작 [스타워즈]에서부터 [아마겟돈]까지 연상시키는 이 영화의 후반부는 위트와 비장미가 적절하게 섞여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답게 적절한 해피엔딩과 적절한 교훈이 담긴 결말도 부담없이 좋았고,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차별화되는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도 맘에 들었답니다. 뭐 부담없이 즐길 애니메이션이긴 했지만 그 이상은 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도 있습니다.
'아주짧은영화평 > 2010년 아짧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자 : 춘추전국시대 / Confucius (2009) (0) | 2010.03.06 |
---|---|
바디 오브 라이즈 / Body of Lies (2008) (0) | 2010.03.03 |
8인 : 최후의 결사단 / Bodyguards and Assassins (2009) (0) | 2010.02.26 |
더 레슬러 / The Wrestler (2008) (0) | 2010.02.21 |
도리언 그레이 / Dorian Gray (2009) (0) | 2010.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