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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슬러 / The Wrestler (2008)

쭈니-1 2010. 2. 21. 02:18
영화 줄거리
링에서 모든 걸 잃었고, 모든 걸 얻은... “나는 레슬러입니다” 현란한 테크닉과 무대 매너로 80년대를 주름잡은 최고의 스타 레슬러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 20년이 지난 지금, 심장이상을 이유로 평생의 꿈과 열정을 쏟아냈던 링을 떠나 식료품 상점에서 일을 하며 일상을 보내던 ‘랜디’는 단골 술..
영화 감상평
나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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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아카데미의 선택은 숀 펜이었지만...

 

2009년 2월 22일 미국영화의 최대 축제인 아카데미 영화제가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었습니다. 그 날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은 [슬럼 독 밀리어네어]와 그 영화를 연출한 대니 보일이 차지했었고, 여우 주연상은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의 케이트 윈슬렛이, 그리고 남우 주연상은 [밀크]의 숀 펜이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비록 아카데미를 거머쥐지는 못했지만 주목 받은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왕년의 섹시 배우 미키 루크였습니다.

[나인 하프 위크], [와일드 오키드]를 통해 할리우드 최고의 섹시배우로 인기를 누렸던 미키 루크는 이제 한 물가서 가끔 액션영화의 악역으로 간간히 나올 뿐입니다. 하지만 더 충격적인 것은 그의 추해진 얼굴인데... 왕년의 그의 섹시함을 기억하는 저로써는 그의 추한 얼굴은 절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어쩌면 그의 인생과 닮았을 [더 레슬러]

 

비록 미키 루크는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빈 손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잊혀지다시피한 자신의 존재를 [더 레슬러]를 통해 세계 영화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더 레슬러]는 한때 전설적인 인기 레슬러였지만 이젠 퇴물이 되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초라한 트레일러에서 혼자 쓸쓸하게 살아가는 랜디(미키 루크)는 가끔 각본이 짜여진 레슬링 경기에 참여하여 근근히 살아갑니다. 하지만 어느날 신장에 이상이 생기고 더 이상 레슬링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합니다. 그래도 그는 링을 떠나지 못합니다. 세상 그 누구도 이 퇴물이 되어 버린 레슬링 선수를 반기지 않았지만 링에서만큼은 아직 그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키 루크의 혼신의 연기는 눈시울을 적신다.

 

[레퀴엠]이라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마약 영화를 찍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어쩌면 감성적일 수도 있을 이 영화를 상당히 담담하게 그렸습니다. 좀 더 감성적으로 그렸다면 관객의 손수건을 충분히 적실 수 있는 소재였지만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그럴 마음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역시 경기 중간에 갑자기 뚝 하고 끊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담담한 연출은 미키 루크의 혼신의 연기에 힘입어 제 눈시울을 적셨습니다. 아무도 자신을 반겨주지 않는 세상에서 갈 곳이라고는 어쩌면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갈지도 모를 링 밖에 없었던 랜디. 과연 [밀크]의 숀 펜 연기가 얼마나 대단하길래 아카데미는 미키 루크를 외면했을까요?

 

마지막 엔딩 노래 가사가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재주 하나 잘 부려 한때 잘 나가던 놈

환호소리에 취해 그 맛에 살았다네.

그 잘난 놈 언제부터 외다리 개가 됐군.

그래도 외다리 끌며 좋다고 재주 부렸네.

혹시나 하는 맘에 세상도 기웃기웃

하지만 남은 건 언제나 상처와 이별

피를 쏟고 쓰러져야 그들은 환호하는데

내게 뭐를 더 하란 말이오?

내게 뭐를 더 하란 말이오?

 

먼지에 파묻혀 버린 얼빠진 허수아비

그 허수아비를 보면 내가 생각날거야.

누가 외팔을 휘둘러 허공을 치는 구나.

그 외팔이 복서가 바로 나였던 거야.

한때는 저 세상에 정 붙이려 했지만

등 돌리는 사람들 언제나 싸늘했어.

피 토하는 나를 보며 박수소리 커지는데

내게 뭐를 더 하란 말이오?

내게 뭐를 더 하란 말이오?

 

편안하게 가는 길 왜 다 마다했을까?

그나마 편히 쉴 집 왜 떠나야 했을까?

으스러진 뼈와 상처 그게 내 전부로군.

한심한 외다리 꼴로 춤을 왜 추냐고?

하지만 그 자유로운 외다리 춤이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