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스파이크 존스
주연 : 맥스 레코드, 캐서린 키너
미국에서 2009년 10월 16일에 개봉한 박스오피스 1위 작이다.
국내 관객들에겐 낯설지만 매주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를 꼼꼼히 살피는 제게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꽤 관심이 가는 영화였습니다. 미국에서는 작년 10월 16일 개봉하여 [모범시민], [파라노말 액티비티] 등을 제치고 3천2백만 달러라는 양호한 성적으로 당당히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한 이 영화는 모리슨 센닥이 쓴 1963년 동명의 베스트셀러 그림 동화책을 영화로 옮긴 작품입니다.
비록 개봉 2주차에 성적이 뒤늦게 개봉관을 확대한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쏘우 6]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에 그치며 흥행 성적도 급락하였고, 결국 1억 달러라는 제작비를 건지지 못한 채 7천7백만 달러로 마감이 될 듯이 보이지만 이 영화의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는 제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은 원작과 별로 유명하지 않은 주연 배우들 때문에 정식으로 개봉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를 향한 제 불타는 관심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결국 제 음력 생일날 모두 잠든 새벽에 저 혼자 날밤을 새우며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감상하고 말았습니다.
존 스파이크가 만들면 아동용 판타지 영화도 이렇게 된다.
이 영화는 반항적인 소년 맥스(맥스 레코드)가 어머니에게 혼나고 반항심에 집을 나갔다가 우연히 괴물들이 사는 나라에서 괴상한 모험을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을 잡아먹겠다고 위협하는 괴물들을 향해 맥스는 당당히 '나는 바이킹의 왕이다.'를 외쳤고, 결국 괴물들은 맥스를 자신들의 왕으로 삼습니다. 괴물들의 왕이 된 맥스는 자기 맘대로 신나게 놀며 괴물들과 즐기지만 결국 자신 때문에 괴물들의 나라가 엉망진창이 되자 괴물들에게 자신은 사실 왕이 아나라고 고백을 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이 영화는 그림 동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답지 않게 영화 자체가 밝은 구석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가끔은 호러 영화다운 모습마저 선보이는데 꼬마 맥스와 행동을 예측할 수 없는 괴물들의 위태로운 동거 탓에 당장이라도 괴물들이 맥스를 잡아 먹을 것만 같은 분위기도 물씬 풍깁니다.
제작비가 1억 달러가 들어갔다면 특수효과에서도 꽤 신경을 쓴 영화로 보이지만 괴물들을 표현한 특수효과는 정교한 인형극보다는 조금 나아 보이고, 내용도 다른 동화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들과는 달리 노골적으로 교훈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참 이상한 아동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감독이 스파이크 존스더군요. 그가 누구냐고요? [존 말코비치 되기], [어댑테이션]의 감독으로 아직 이 영화들을 안봤다면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장담컨데 할리우드 영화이면서도 다른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결코 경험하기 힘든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1분만에 읽을 수 있는 원작을 100분짜리 영화로 늘려놓기.
사실 처음 [괴물들이 사는 나라]를 다 보고나서는 '이게 뭐야?'라는 느낌이었습니다. 1억 달러짜리 어드벤처 판타지 영화에서 제가 기대했던 요소들이 이 영화에선 전혀 들어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서도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오늘은 대형 서점에 가서 이 영화의 원작 동화를 찾아 읽어보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원작 동화 [괴물들이 사는 나라]는 아주... 굉장히 아주 짧은 그림 동화더군요. 동화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1분이 채 걸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내용도 어머니에게 자신의 방안에 갇히는 벌을 받게 된 꼬마 맥스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 괴물들이 사는 나라로 가서 왕이 되어 괴물들과 실컷 놀다가 집으로 돌아온다는 정말 영화화하기엔 절대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너무 간단했습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이후로 영화에 비해 원작이 너무 짧고 간단하여 당황스러웠던 영화 2위를 차지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짧은 원작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괴물을 묘사한 정겨운 삽화 덕분이 아닐런지...(삽화가 너무 예뻐 디카로 찍다가 서점 종업원에게 제지당했습니다. ^^;) 그리고 영화도 개봉 첫 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도 원작의 삽화를 고스란히 되살린 괴물들의 모습이 아닐런지... 딱히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는 영화였지만 괴물 캐릭터 피규어가 시중에 판다면 꼭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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