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강석범
주연 : 이범수, 김민선, 손창민, 김뢰하
드디어 시간이 생겼다.
2010년 신정 연휴 기간동안 구피가 아파 끙끙 앓아 눕는 바람에 저 혼자 웅이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 한 시도 아빠와 떨어져 있기를 싫어하는 웅이 덕분에 3일 연휴 동안 전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웅이와 놀아주고, 웅이와 유치원 방학 숙제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나마 웅이가 자기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볼땐 제게도 잠시나마 자유 시간이 생겼는데 구피가 잠시 정신을 차리고, 웅이가 '포켓 몬스터'를 보겠다며 저에 대한 관심을 잠시 껐을 때 저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 신정 연휴 맞이 특별 비디오 [정승필 실종사건]을 봤습니다.
하필 너냐?
[정승필 실종사건]은 휴먼 코미디의 달인 이범수 주연의 영화입니다. 잘 나가는 자산관리사가 우연히 철거된 건물의 화장실에 갇히게 되고 그의 실종사건은 여러 인물들의 이해 관계에 얽히며 점점 커져갑니다.
어찌보면 상당히 괜찮은 소재로 보입니다. 앞만 보며 달려갔던 주인공은 며칠간 갇힘으로써 진정한 자신을 되찾게 되고, 그를 잃은 가족들은 그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이 사건으로 명성을 얻으려한 형사와 기자는 자신의 욕심으로 인하여 망하고...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니 제 입에선 나도 모르게 '왜 하필 이 영화를 봤을까?'라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코미디이면서 웃기지 않고, 그렇다고 감동 코드도 턱 없이 부족한 이 영화는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그 정체성이 의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웃겨야 코미디지!!!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웃기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웃기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강석범 감독은 오히려 그 상황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합니다. 등장인물들은 많고 하나의 사건에 얽힌 그들의 이해관계도 잘 구축이 되어 있는데 '배꼽빠지는 코믹수사극'이라는 이 영화의 광고 카피가 무색할 정도로 제게 자그마한 실소조차도 안겨 주지 못했습니다.
이범수의 연기도 이 영화에서 만큼은 실망스러웠고, 개인적으로 좀 좋은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김민선 역시 좋은 작품을 만나려면 다음 영화에나 기대를 해봐야 겠습니다. 암튼 이래저래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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