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무 생각없이 TV를 보다보니 방송 3사에서 연말을 맞이하여 각종 시상식을 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준비했습니다.
이름하여 2009년 쭈니 어워드 월별 베스트 영화 시상식!!!!
자! 그럼 그 화려한(?) 막을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月
제목 : 쌍화점
감독 : 유하
주연 : 조인성, 주진모, 송지효
2009년이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지난 1월... 제 눈을 완벽하게 사로 잡은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쌍화점]입니다.
[쌍화점]이 절 사로 잡은 이유는 대담성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봐온 그 어떤 한국영화보다도 파격적인 이 영화는 조인성과 주진모의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과 송지효의 온 몸을 불살라 버리는 노출 장면, 그리고 파격 뒤에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가 숨겨진 영화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그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이 아프면서 그러한 슬픈 사랑을 파격적이고 대담하게 연출해낸 유하 감독에 감탄하기만 했었더랬습니다.
2月
제목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 데이빗 핀처
주연 : 브래드 피트, 케이트 블란쳇
2월은 아카데미 시즌이죠. 저도 당시 아카데미 수상이 유력한 영화들을 챙겨보기 바빴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였습니다.
브래드 피트의 절제된 연기와 케이트 블란쳇의 매력이 돋보였던 이 영화는 남들과 다른 시간을 살아가야 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굉장히 담담하게 그린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담담함이 있었기에 오히려 영화는 더욱 여운이 남았었습니다.
이 영화를 본 후 원작소설을 읽었는데 상당히 단순한 단편 소설이더군요. 이러한 소설을 무려 2시간 40분에 걸친 대작으로 만들다니...
경쟁 영화 : 다우트
3月
제목 : 그랜 토리노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
3월의 베스트 영화를 선정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들이 3월에 몰려 있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랜 토리노]를 선택한 이유는 이 영화는 별 기대없이 봤다가 예상하지 못한 감동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전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랜 토리노]를 본 후엔 그의 세월이 묻어나는 깊이있는 연출력과 연기가 너무나도 멋있게 보이더군요.
특히 마지막 장면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왕년의 액션스타답게 화끈한 복수로 마무리를 지을줄 알았는데...
경쟁 영화 : 레볼루셔너리 로드, 왓치맨, 프로스트 VS 닉슨, 슬럼독 밀리어네어, 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4月
제목 : 노잉
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
주연 : 니콜라스 케이지, 로즈 번
3월엔 베스트 영화가 너무 많아서 베스트를 뽑기 어려웠다면 4월엔 베스트 영화가 너무 없어서 베스트 영화를 뽑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노잉]을 뽑긴 했지만 3월의 베스트 영화 후보작과 비교한다면 [노잉]은 많이 딸리는 영화이긴 합니다.
일단 지구 멸망이라는 흔한(?) 소재를 공포스럽게 만들어낸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의 연출력은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결코 지구를 구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무기력한 모습이 (이 영화를 재난영화의 장르에 포함시킨다면) 다른 할리우드 재난영화와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긴 했습니다.
5月
제목 : 마더
감독 : 봉준호
주연 : 김혜자, 원빈
5월엔 박찬옥 감독의 [박쥐]와 봉준호 감독의 [마더]가 치열한 경쟁을 펼쳤습니다. 결국 제가 [박쥐]보다 [마더]를 선택한 이유는 아무래도 대중성에 의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더]는 상당히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탄탄한 스릴러 영화이면서 배우들의 흡입력있는 연기도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에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열린 결말이 참 좋았는데 전 이렇게 답이 딱 나와있는 영화보다는 영화를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각각 다른 답이 나오는 영화가 좋더군요.
경쟁 영화 : 스타트렉 : 더 비기닝, 박쥐, 코렐라인 : 비밀의 문
6月
감독 : 마이클 베이
주연 : 샤이아 라보프, 메간 폭스
4월에 이어 6월도 정말 베스트 영화로 꼽을만한 영화가 없더군요. 아마도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 극장가를 장악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에 대한 만족도를 이야기하라면 60점을 겨우 넘을 수준입니다. 기대했던 옵티머스 프라임 등 로봇의 활약은 줄었고, 대신 이 영화를 통해 스타로 성장한 샤이아 라보프와 메간 폭스만이 열심히 활개를 치더군요. 제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옵티머스 프라임의 활약이었단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에 본 영화 중에선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경쟁 영화 : 박물관이 살아있다 2
7月
제목 : 해운대
감독 : 윤제국
주연 :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강예원
6월에 이어서 7월도 블럭버스터의 향연이었네요. 그래도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이 6월의 베스트 영화에 선정되었으니, 7월엔 우리나라의 블럭버스터 [해운대]가 선정되어 줘야겠죠?
사실 [해운대]는 우니라아 최초의 블럭버스터 재난영화를 표방한 영화이지만 생각보다 거대한 스케일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소시민들의 소소한 일상과 그로 인한 웃음을 안겨주었고, 최소한의 CG로 최대한의 재미를 끌어낸 윤제국 감독의 연출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경쟁 영화 : 거북이 달린다
8月
제목 : 업
감독 : 밥 피터슨, 피트 닥터
더빙 : 에드워드 애스더너, 조단 나가이
8월은 언제나 제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픽사의 애니메이션 [업]이 역시나 기대에 부흥을 하였었습니다. 사실 우리 영화인 [국가대표]도 상당히 재미있게 봤지만 [업]에서 느꼈던 그 깊은 감동과 비교해 밀리고 말았습니다.
[업]은 고집불통 노인와 개구쟁이 꼬마가 미지의 땅으로 모험을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사실 영화의 겉모습은 상당 부분 어린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춰진 영화로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다보면 어린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기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임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9月
감독 : 쉐인 액커
더빙 : 일라이자 우드, 제니퍼 코넬리
8월에 이어서 9월의 베스트 영화도 애니메이션이 뽑혔네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9 : 나인]은 애니메이션이면서 어린 관객보다는 어른 관객을 겨냥한 영화입니다. 기계와의 전쟁으로 인류가 멸망하고 어느 과학자에 의해 생명이 불어 넣어진 봉제 인형들이 잠에서 깨어나 기계와 전쟁을 벌인다는 다소 황당하지만 어두운 분위기와 독특한 캐릭터, 그리고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가 꽤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10月
제목 : 디스트릭트 9
감독 : 네일 블룸캠프
주연 : 샬토 코플리
10월의 베스트 영화엔 약간의 고민도 없이 곧바로 [디스트릭트 9]이 뽑혔습니다.
이 굉장한 SF영화는 SF영화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현실적이며 섬뜩했고, 흥미진진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었습니다. 2009년 전체의 베스트 영화로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재미와 놀라운 작품성을 지닌 영화입니다.
한가지 이 영화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만간 2편이 만들어질 것 같은데 부디 1편에서의 정신을 이어받아 흔하디 흔한 블럭버스터로 변질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11月
제목 :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감독 : 쿠엔틴 타란티노
주연 : 브래드 피트, 크리스토프 왈츠
11월의 영화는 놀라울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입니다.
이 영화를 볼 당시 개인적으로 상당히 스트레스가 받는 일이 있었는데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을 보고나니 스트레스가 한 방에 풀려 버린 것은 물론이고 저 역시 덩달아 이 영화의 에너지를 받아 활기차게 변모해 있었습니다.
영화의 초반 단순한 대화에서 묻어나는 팽팽한 긴장감과 역사를 비틀어 버림으로써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담한 연출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경쟁 영화 : 파주,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2012
12月
제목 : 아바타
감독 : 제임스 카메론
주연 : 샘 워싱턴, 조 살다나, 시고니 위버
아직 12월이 몇 시간 남아 있고, 어쩌면 [전우치]가 2009년의 마지막 관람 영화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여하튼 남아 있는 마당에 [아바타]를 12월의 베스트 영화로 선정하는 것은 어쩌며 성급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올해, 아니 어쩌면 몇 년동안 이 영화를 능가하는 볼거리를 안겨줄 영화는 없을 것이라고.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닌 느끼는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준 [아바타]는 3D영화의 붐을 일으킬 영화임과 동시에 다른 문화의 침탈로 이루어진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반성이 진지하게 담겨진 SF영화입니다.
경쟁 영화 : 에반게리온 : 파, 여배우들, 파르나서스 박사의 상상극장
※ 각 영화의 제목을 클릭하면 영화에 대한 제 리뷰 글로 이동합니다.
'그외이야기들 > 영화에 대한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팀 버튼의 앨리스 VS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앨리스 - 누가 제대로 미쳤는가? (0) | 2010.03.08 |
---|---|
CGV VIP VS 메가박스 VIP (0) | 2010.01.14 |
한국영화산업의 2차 판권 붕괴에 대한 실태와 개선방향 (0) | 2009.12.26 |
[사설(私說)] 심형래는 한국의 뤽 베송이 될 수 있을까? (0) | 2009.12.08 |
[인터뷰] 임권택... 100번째 영화를 넘어 이젠 101번째 영화를 향하여... (0) | 2009.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