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9년 아짧평

20세기 소년 : 마지막 희망 (2009) / 용의자 X의 헌신 (2008)

쭈니-1 2009. 12. 11. 12:34


출근길에 만난 두 편의 일본영화

PMP를 구입한 첫 번째 목적은 방통대 동영상 강의를 보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 목표는 프로야구 중계를 DMB로 보기 위해서였으며, 세 번째 목표는 다운로드받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방통대는 학점을 전부 이수해서 강의를 볼 필요가 없게 되었고, PMP의 작은 화면으로 영화를 보면 영화의 제 맛을 느낄 수가 없어서 결국 퇴근길에 보는 프로야구 중계가 제 PMP의 유일한 역할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그 동안 보고 싶었던 두 편의 일본 영화를 발견하게 되었고, 맛뵈기로 잠시 출퇴근 길에 영화를 보기 시작한 것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어버렸습니다. 출퇴근 길에 본 두 편의 일본영화는 바로 [20세기 소년 : 마지막 희망]과 [용의자 X의 헌신]입니다.


 


 


감독 : 츠츠미 유키히코
주연 : 카라사와 토시아키, 토요카와 에츠시, 토키와 타카코

언제 개봉할지 모르는 이 영화를 기다리다 지쳐...

[20세기 소년 : 마지막 희망]은 작년 가을에 개봉되었던 [20세기 소년]의 속편입니다. 원래 이 영화는 총 세 편으로 만들어졌는데 1편인 [강림]은 작년 가을에 개봉되었고, 2편인 [마지막 희망]은 일본에서 지난 겨울에 개봉하였습니다. 하지만 1편이 국내 흥행에서 참패를 기록하자 원래 일본과 동시 개봉을 추진했던 2편은 국내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어 버렸습니다. [20세기 소년]의 원작 팬으로써 1편은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웠던 제게 국내에 개봉하지 못하는 2편은 아쉬움이 큽니다.
당연히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PMP로 보면 재미가 덜 할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극장에서 볼 기회를 박탈당한 힘 없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써 PMP로 본 [20세기 소년 : 마지막 희망]은 확실히 1편보다 재미가 없었습니다.

원작에 충실한 것은 좋지만...

1편도 그랬지만 2편도 원작에 상당히 충실합니다. 그 방대한 원작을 고스란히 영화에 옮기려하니 이야기가 산만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래도 1편은 어릴 적 장난삼아 썼던 낙서가 시간이 흘러 현실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사건이라도 있었지만 2편은 친구라는 무한 권력을 지닌 의문의 사나이에게 지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지럽게 펼쳐집니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원작을 두 번이나 읽은 저도 2편을 보며 스토리 이해가 어려웠습니다. 하긴 원작 자체도 흥미로웠던 초반에 비해 중반으로 가면서 점점 스케일이 커지고 철학적인 되어버렸었죠. 영화를 그런 원작을 충실히 쫓아가다보니 스스로 어려운 영화가 되어 버렸습니다.
원작의 팬으로써 영화가 원작에 충실한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원작을 읽지 않은 그리고 원작의 기억이 희미한 대다수의 관객들을 위해 좀 더 영화에 맞는 각색이 필요했습니다. [20세기 소년 : 마지막 희망]은 그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나저나 3편도 극장에서 만나기는 힘들겠죠? 아쉽네요.  


 

도대체 니 정체는 뭐냐? 난 왜 원작을 두 번이나 읽었는데 생각이 안나냐?

2편의 주인공은 켄지가 아닌 칸나이다.

켄지가 없는 그들의 활약상은 상당히 밋밋해 보이기만 한다.



 


 


감독 : 니시타니 히로시
주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 츠츠미 신이치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기다리다 지쳐...

[20세기 소년 : 마지막 희망]과는 달리 [용의자 X의 헌신]은 국내에 이미 개봉한 영화입니다. 개봉 당시 상당히 기대했던 영화였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극장에서 놓치고 하염없이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볼 수 있기를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저희 동네에 하나 밖에 없는 비디오 대여점은 국내 유명 영화만 간간히 구비해 놓은 거의 구멍가게 수준이었기에 [용의자 X의 헌신]이 있을리가 없었습니다.(아니 이 영화가 비디오로 출시가 되긴 했는지조차 모르겠네요.) 결국 기다리다지친 저는 다운로드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출퇴근 길에 두 천재의 두뇌싸움을 감상하게 된 것입니다.

초반엔 흥미진진한 두뇌싸움이었지만 후반은 지지부진한 멜로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초반부터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흘러갑니다. 하나의 살인사건을 두고 서로 대학 친구사이인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츠츠미 신이치)의 두뇌 싸움이 벌어집니다.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이시가미와 그러한 알리바이를 깨려는 유카와의 대결은 처음부터 제 마음을 사로 잡았습니다.
사실 저는 영화의 중반부에 이시가미가 만들어 놓은 알리바이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제 관심은 유카와가 알리바이의 헛점을 어떻게 깰 것인가에 쏠렸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후반부는 이시가미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희생으로 막을 내립니다. 기대했던 추리극은 중반부부터 온데간데 없이 사라집니다. 물론 이시가미의 순애보에 찡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가 원했던 것은 이런 지지부진한 멜로가 아닌 숨막히는 두뇌 싸움이었던 것을... 초반부터 너무 기대를 해서인지 후반에 가서 너무 실망이 컸습니다.  


 

유쾌하고 잘 나가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그와 반대로 음울하고 찌질한 생활을 살아가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

그나저나 야스코와 그녀의 딸은 두 천재의 헌신을 받기에 충분히 매력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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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20세기소년 속편은 .. 어느센가 나와서 암흑가에 돌아다니고 있군요 .. ㅎㄷㄷㄷㄷ  2009/09/08   
쭈니 그러게요...
저도 극장에서 개봉했으면 좋겠는데...
1편의 흥행실패가 가로막는군요.
 2009/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