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정권
주연 : 이동욱, 유진
추운 겨울 잔잔한 멜로영화가 웬말이냐?
갑자기 강추위가 밀려와서 그 감기는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 독한 감기를 떨치려면 집에서 푹 쉬어야한다던데... 회사를 안 나갈 수도 없고, 웅이와 안 놀아줄 수도 없는 제게 쉰다는 것은 머나먼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차디찬 바람이 콧물로 꽉 막힌 제 코와 가래가 들끓는 제 목을 강타했던 어제... 외근을 나갔던 저는 옷으로 온 몸을 칭칭 감았지만 매서운 바람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 안에서 꾸벅꾸벅 조는 것이 싫어 PMP로 영화를 봤으니 그것이 바로 [그 남자의 책 198쪽]입니다.
언제쯤 이동욱과 유진은 영화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그 남자의 책 198쪽]은 [동감], [화성으로 간 사나이], [바보]로 꾸준히 멜로 영화를 만들고 있는 김정권 감독의 영화입니다. [동감]을 제외하고는 흥행에서 그리 재미를 못 본 감독이기는 하지만 [그 남자의 책 198쪽] 역시도 이동욱과 유진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하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동욱과 유진의 영화배우로써의 입지다지기는 참 순탄하지 못하네요. TV에서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동욱은 [아랑], [최강 로맨스] 등으로 당차게 영화계에 당차게 도전했지만 모두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특히 현영과 출연한 [최강 로맨스]의 흥행실패는 그로써는 타격이 컸을 듯... SES출신의 가수 유진도 마찬가지입니다. [못 말리는 결혼]의 성공으로 배우로써의 길이 탄력을 받은 듯 하지만 최근 [그 남자의 책 198쪽]과 [로맨틱 아일랜드]가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과연 언제쯤 영화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요?
평범하다. 잔잔하다.
[그 남자의 책 198쪽]은 헤어진 애인이 '198쪽에 내 마음이 담겨져 있어.'라는 메모 하나만으로 시민 도서관의 모든 책들의 198쪽을 샅샅히 뒤지는 준오(이동욱)와 그를 도와주는 도서관 사서 은수(유진)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김정권 감독은 관객들에게 의문의 198쪽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를 진행시키지만 사실 198쪽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 영화의 초점은 역시 상처를 지닌 남자 준오와 새로운 사랑이 필요한 여자 은수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평범하고 잔잔합니다. 특별한 갈등도 없고, 마지막 반전이라고 내놓은 준오의 비밀에 대해서도 충분히 예상가능합니다. 그저 준오와 은수의 예쁜 사랑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할 듯... 하긴 멜로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면 안되겠죠. 확실한 것은 추운 날씨에 감기걸린 몸으로 외근을 나가야 했던 썰렁한 제 마음을 잘 다독거려준 영화였다는 점입니다.
사랑을 일어버린, 혹은 잊어버린 남자, 준오
새로운 사랑이 간절히 필요한 여자, 은수
그들의 사랑은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풋풋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서관의 지루한 하루가 부러워지는 요즘이다.
IP Address : 211.227.13.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