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8년 아짧평

렛 미 인 Let the Right One In (2008)

쭈니-1 2009. 12. 11. 11:30


 


 


감독 : 토마스 알프레드슨
주연 : 카레 헤데브란트, 리나 레안데르손

뱀파이어영화에 꽂혔다.

금요일 저녁 구피에게 집에서 영화 한 편 보자고 했더니 무슨 영화가 있나고 묻더군요. 평소 구피의 취향상 집에서 보는 영화의 경우는 코미디영화와 같은 부담없는 영화를 좋아하기에 저는 당연히 스웨덴의 뱀파이어영화인 [렛 미 인]은 열외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리스트중 가장 먼저 [렛 미 인]을 호명했습니다.
하지만 구피는 [렛 미 인]이 뱀파이어영화라는 사실을 듣자마자 곧바로 '[렛 미 인]보자.'라고 외치더군요. '나, [트와일라잇]을 본 후 뱀파이어영화에 꽂혔어.' 호러영화를 싫어하는 구피는 의외로 [렛 미 인]을 선택한 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트와일라잇]과 [렛 미 인]은 전혀 스타일이 다른 영화인데...
[렛 미 인]을 본 후 구피는 토요일 아침 잠을 잘 못 잤는지 목 뒤편이 아프다고 합니다. 아마도 연속적으로 뱀파이어영화를 본 후유증으로 뱀파이어에게 뒷덜미를 물린 꿈을 꿔서 그런 것이 아닐런지...

어쩜 같은 소재로 저렇게 다른 영화를 만들 수가 있을까?

[렛 미 인]은 뱀파이어 소녀와 사랑에 빠진 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뱀파이어영화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뱀파이어와 사람들간의 사투를 담은 호러, 혹은 액션영화가 대부분인데 반에 [렛 미 인]은 호러와 액션보다는 이룰수 없는 사랑에 관심을 가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렛 미 인]은 [트와일라잇]과 닮은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렛 미 인]과 [트와일라잇]의 닮은 점은 소재의 특이성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스웨덴 영화라는 점부터 심상치않은 기운을 가지고 있던 [렛 미 인]은 [트와일라잇]보다는 투박하지만 현실적으로 뱀파이어와 사람의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보는 내내 청춘멜로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아름답운 화면을 자랑하던 [트와일라잇]과는 달리 [렛 미 인]은 뱀파이어영화의 본색인 잔인하고 섬뜩한 화면을 자랑합니다. 그것이 바로 할리우드영화와 유럽영화의 차이겠죠.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난 그런거 몰라.

[트와일라잇]에서 소녀와 사랑에 빠진 미소년 뱀파이어는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 않고 동물의 피로만 연명하던 사람으로치면 채식주의자였습니다. 사실 그런 설정이 있었기에 그들의 사랑이 청춘멜로영화처럼 새콤달콤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렛 미 인]은 [트와일라잇]의 그런 허무맹랑한 설정을 비웃습니다. 뱀파이어면 뱀파이어지, 채식주의 뱀파이어가 어디있느냐며 사람의 피를 먹어야만 살 수 있는 12살 뱀파이어의 섬뜩한 살인행각을 카메라에 담아냅니다.
그렇기에 소년과 뱀파이어소녀의 사랑은 아름답기 보다는 아슬아슬합니다. 그리고 그렇기에 사랑이야기라고 하기엔 너무 잔인한 마지막 장면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영화가 끝난후 소년의 운명이 보였습니다. 영화의 초반 뱀파이어소녀의 피를 구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던 어리숙한 뱀파이어소녀의 아버지... 그의 모습이 뱀파이어소녀를 사랑한 소년의 미래의 모습의 자화상이 아닐까요? 소녀는 늙지 않지만 소년은 늙어갈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아름답기 보다는 섬뜩합니다.


 

뱀파이어를 사랑한 소년 : 구피의 말에 따르면 여자아이 같았다.

소년을 사랑한 뱀파이어소녀 : 피범벅이된 그녀의 모습은 진정 뱀파이어 같았다.

소년과 소녀의 사랑 : 그들은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대답은 [트와일라잇]처럼 낙관적이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