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고지마 마사유키
더빙 : 우에토 아야, 카미키 류노스케, 이케와키 치츠루
우리 [피아노의 숲] 보자!
저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구피는 애니메이션을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냥 저 때문에 어쩔수 없이 보는 경우가 더 많죠. 그런 구피가 제게 '우리 [피아노의 숲] 보자!'라고 말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다운로드 받을땐 의례 혼자 보는 경우가 많았기에 [피아노의 숲]도 저 혼자 볼 생각이었는데 저로써는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좋았습니다.
구피가 [피아노의 숲]에 관심을 가진 것은 원작 만화를 봤기 때문입니다. 구피의 말에 의하면 완결편은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꽤 재미있게 봤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거 시리즈 영화야? 원작이 굉장히 긴데 어떻게 영화 한편으로 만들었지?' 글쎄요... 저도 그 이야기를 듣고 보니 정말 궁금해 지더군요. 비록 원작은 읽지 않았지만...
천재 VS 범재
이 영화는 유명 피아니스트인 아버지를 둔 탓에 어렸을때부터 무슨 운명처럼 어쩔수 없이 피아노를 쳐야했던 범재 슈헤이가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으면서 환상적인 연주를 해내는 천재 카이를 만나게 시작됩니다.
구피에 의하면 원작은 슈헤이와 카이의 대결로 이루어 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처음부터 슈헤이는 카이의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슈헤이는 피아노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카이는 피아노를 사랑했고, 연주를 즐겼기 때문입니다.
천재와 범재의 차이는 바로 그것입니다. 범재가 아무리 피나는 노력을 해도 그것을 사랑하고 즐기지 못한다면 천재를 이길 수 없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의무감과 무게로 피아노를 치는 슈헤이는 피아노가 유일한 놀이인 카이를 절대 이길 수가 없었던 셈이죠. [피아노의 숲]은 그런 과정을 잘 그려냈습니다.
하지만 화자는 카이가 아닌 슈헤이이다.
이쯤해서 한가지 떠오르는 영화가 있죠? 그건 천재와 범재의 대결을 그린 전설적인 영화 [아마데우스]입니다. 모짜르트의 천재성에 가려져 2인자의 비애를 맛보아야 했던 살리에르의 비운의 인생을 담은 [아마데우스]는 천재와 범재의 대결을 그린 영화에선 빼놓을 수 없는 작품입니다.
[피아노의 숲]도 그렇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카이를 이길 수 없는 슈헤이가 카이에 대한 경쟁심과 질투심에 활활 타오르며 악역으로 변신하는...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의 그런 과정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슈헤이가 카이를 통해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작에선 어쨌는지 모르지만 슈헤이는 카이와의 콘테스트 경쟁에서 많은 것을 깨닫습니다. 진정 자신의 연주를 사랑하고 즐겨야만 감동적인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그것을 깨닫는 그 순간부터 슈헤이는 더이상 범재가 아닌 천재로 발돋음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가 흥미로웠습니다.
클래식의 즐거움
TV드라마를 자주 보지 않는 저는 요즘 아주 가끔 [베토벤 바이러스]를 봅니다. 그 드라마에서 '강마에'라는 캐릭터의 패러디가 요즘 각 게시판에서 유행하기에 호기심에 봤는데 은근히 재미있더군요. 특히 드라마 속에 펼쳐지는 클래식의 즐거움이 새로웠습니다.
[피아노의 숲]도 그러합니다. 이 영화에서 펼쳐지는 클래식은 꽤 감미롭습니다. 비록 애니메이션이기에 그림과 피아노 그리고 음악이 간혹 잘 안맞는 경우도 있지만 피아노의 선율만큼은 좋았습니다. 물론 이 영화를 그토록 보자고 하던 구피는 코까지 골며 졸긴 했지만...
천재 카이 VS 범재 슈헤이
피아노에게 이기겠다는 듯 안간힘을 쓰는 슈헤이와...
피아노가 유일한 벗이자 즐거움인 카이의 대결의 승부는 이미 결정되어져 있었다.
카이의 천재성을 발견하는 아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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