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윤종빈
주연 : 하정우, 윤계상, 윤진서
두산 베어스가 졌다.
요즘 제 관심은 온통 2008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VS SK 와이번즈의 한국시리즈에 쏠려 있습니다. 방통대 중간시험도 끝났고, 11월 영화 보기 프로젝트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점이기에 더더욱 그러합니다.
하지만 한국 시리즈 2차전은 제가 응원하는 두산 베어스의 완패로 끝이 났습니다. 중반까지 3대2 박빙으로 지고 있던 두산은 후반 반격을 위해서 볼펜 에이스 임태훈을 냈지만 임태훈이 SK의 김재현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SK의 홈구장인 문학에서 1승1패라면 만족스러운 결과였지만 두산의 패배는 제 속을 쓰리게 했고, 결국 저는 시원한 캔맥주와 함께 쓰린 제 속을 달려줄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선택된 영화가 [비스티 보이즈]입니다.
호스트의 삶은 어떨까?
[비스티 보이즈]는 개봉 당시에도 [가루지기]와 함께 관심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결국 [가루지기]도, [비시티 보이즈]도 극장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저는 특이한 소재의 영화가 좋습니다.
[비스티 보이즈]는 남자 접대부의 호스트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자 접대부의 창녀를 소재로한 영화는 많았지만 호스트를 소재로한 영화는 거의 금기시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호스트는 분명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제가 [비스티 보이즈]에 관심을 갖은 것은 바로 존재는 하고 있지만 알려지지는 않은 호스트의 생활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이유뿐만이 아닙니다. 독립 영화인 [용서받지 못한 자]를 통해 남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찬란한 시기에 가장 지우고 싶은 삶의 한 단면인 군대를 소재로 담았던 윤종빈 감독의 연출력과 하정우, 윤계상 등의 연기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비스티 보이즈]는 시작되었습니다.
난 무슨 다큐멘터리를 보는 줄 알았다.
[비스티 보이즈]는 상업 영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신인 감독의 영화답게 통속적인 소재를 영화화했으면서도 전혀 통속적이지 않고 오히려 담담합니다. 호스트의 삶이라고해서 무척 화려하고 야할 것이라 생각했던 저로써는 무슨 '인간극장'을 보는 것처럼 승우(윤계상)와 재현(하정우)의 화려해보이지만 실상은 3류 인생에 불과한 그들의 삶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냥 쫓아만 갑니다. 영화가 재미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그런 담담한 시선은 마지막 승우의 폭주를 더더욱 이해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시종일관 담담했다가 갑자기 폭발적인 사건으로 마무리를 하니 영화와 영화의 마무리가 이질적으로 느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질감은 윤계상의 연기에도 이유가 있습니다. 윤계상은 분명 연기를 제법 잘했습니다. 부자집에서 잘 자라다가 갑자기 집이 망해서 호스트의 삶을 살아야하는 자존심 강한 승우를 잘 연기한 그는 하지만 마지막 폭주 장면에서는 어색했습니다. 아직은 연기가 익숙하지 못한 그가 잘 해내기엔 마지막 장면이 너무 폭발적이었던 셈입니다.
그래도 실망은 하지 않았다.
솔직히 [비스티 보이즈]가 재미있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대로 잘 봤습니다. 특히 하정우의 그 뺀질거리는 연기는 정말 시쳇말로 끝내주더군요.
그리고 순수함과 타락함을 동시에 지닌 여배우 윤진서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후반부 승우가 지원(윤진서)의 일터에 찾아가 반 강제로 섹스를 나누는 장면에서 그런 윤진서의 면모가 유감없이 발휘됩니다. 참 독특한 마스크를 가진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자체가 상업성이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화려하지만은 않은 호스트의 삶을 진지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영화를 본 것이 후회는 되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윤종빈 감독... 앞으로 기대해볼만한 감독인것 같습니다.
하정우와 윤계상... 윤계상은 연기력을 조금만 더 키우시길...
순수와 타락의 두 얼굴을 지닌 여배우 윤진서. 난 그녀가 좋다.
남자 접대부 호스트의 삶. 안타깝게도(?) 야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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