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8년 아짧평

이스턴 프라미스 Eastern Promises (2007)

쭈니-1 2009. 12. 11. 09:01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주연 : 비고 모텐슨, 니오미 왓츠, 뱅상 카셀, 아민 뮐러 스탈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무서웠다.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비고 모텐슨이 [이스턴 프라미스]라는 영화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반지의 제왕]을 너무나도 재미있게 봤던 저로써는 비고 모텐슨을 주목했었고, 그의 [반지의 제왕]이후 행보가 실망스러웠기에 오랜만에 그의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스턴 프라미스]는 꽤 호기심이 생기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감독이 데이빗 크로넨버그라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한땐 저도 그의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제프 골드블럼, 지나 데이비스 주연의 [플라이]는 재미있으면서도 당시 꽤 충격적인 SF공포영화였습니다.
하지만 [플라이]같은 충격과 재미를 기대하며 그의 이후 영화들을 챙겨봤지만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은 지루함과 난해함만 제게 안겨줬습니다. [M 버터플라이]는 그래도 조금 나은 편이고, [크래쉬]의 경우는 충격적이긴 했지만 무척이나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봤던 [스파이더]는 충격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지루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쯤되면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다'라고 성급하게 판단을 내렸으며 그 이후 그의 영화는 될수있으면 피했습니다. 그런데 [이스턴 프라미스]에서 다시 마주친 것입니다.


  

  

공짜 시사회 영화를 본 기분이다.

제가 [이스턴 프라미스]를 보게된 것은 엘잠님의 추천과 더불어 메신저로 영화 파일을 메신저로 보내주신 친절함 덕분이었습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이기에 일찌감치 포기하려했지만 기왕 공짜로 받은 영화이니 시사회가는 기분으로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의외였습니다. [이스턴 프라미스]는 이전의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와는 달리 지루하지도, 난해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여전히 잔혹했지만 제가 본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중에서는 [플라이]이후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그의 영화중 제가 못 본 영화들이 많기에 그의 영화 중에서 [플라이]이후로 두번째로 재미있다고 단언은 못하겠네요.)
암튼 시사회에 당첨은 되었지만 별로 보고 싶은 영화가 아니어서 아무 기대없이 시사회에 참가했다가 뜻밖에 재미있는 영화를 만난 기분, 딱 [이스턴 프라미스]가 그러했습니다.


 

 


폭력에 대항하는 그들의 방법
  
[이스턴 프라미스]는 [폭력의 역사]의 두번째 이야기같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폭력의 역사]는 보질 못했으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패쓰~
하지만 [이스턴 프라미스]는 폭력에 대항하는 캐릭터들의 각자 다른 방법들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조산원에서 10대 소녀가 아기를 낳고죽자 조산사인 안나(나오미 왓츠)는 아기의 가족 찾기에 나섭니다. 그러다 잔혹한 러시아 마피아단과 엮이게되고 마피아단의 운전사인 니콜라이(비고 모텐슨)을 만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안나는 두려움을 무릅쓰고 러시아 마피아단의 보스인 셈욘(아민 뮐러 스탈)과 그의 아들 키릴(뱅상 카셀)에 맞섭니다. 하지만 그녀는 폭력에 대한하는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호소하는 상당히 순진한 방법을 선택합니다.
그에비해 니콜라이는 폭력에 대항하기위해 그 스스로가 폭력을 행사하며 그들의 조직에 깊숙히 파고듭니다. 안나와 니콜라이의 캐릭터가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그들을 서서히 조여오는 셈욘의 음모가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만듭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소름끼쳤다.

[이스턴 프라미스]는 러시아 마피아단과 두 주인공의 대립을 그려내며 시종일관 영화을 흥미진진하게 이끕니다. 그리고 여기에 배우들의 잊지못한 명연기가 덧붙여집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이번 아카데미에서 비록 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많지않지만 [반지의 제왕]이후 비로서 그가 연기에 눈을 떴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선과 악을 오고가는 연기를 완벽하게 해냈습니다.
그 외에 자상한 할아버지와 잔혹한 마피아 보스의 두얼굴을 가진 셈욘을 연기한 아민 뮐러 스탈의 연기도 정말 대단했고, 애정결핍에 걸린 망나니 마피아 2인자 키릴을 연기한 뱅상 카셀도 그 명성을 연기력으로 확인해줬습니다.
워낙 남자 배우들의 연기가 쟁쟁하다보니 상대적으로 나오미 왓츠의 연기력이 가려진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그래도 배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에 빠져 출퇴근 길에 버스정류장을 놓치기까지 했답니다. 좋은 영화 추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엘잠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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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잠
그야말로 비고 모르텐슨의 열연이 돋보였지요. 재밌게 봐주셨다니 보내드린 보람이 있는거 같습니다 ㅎㅎ  2008/02/08   
쭈니 덕분에 아주 좋은 영화 봤습니다.
종종 부탁드립니다. ^^;
 2008/02/08   
엘잠
크로넨버그가 '플라이'의 감독이었군요? 정말 인상깊게 본 영화인데 ㅋㅋ

저는 '크래쉬'가 정말 재밌었습니다. 가슴 와닿는 이야기라보다 은은하게 공감이 되는 주제를 알찬구성을 통해서 보여저줬었거든요.

그감독 영화도 한번 쭉 봐야겠네요
 2008/02/10   
쭈니 저도 [플라이]는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하지만 [크래쉬]는 너무 어렵더라고요.
특히 국내 비디오 출시된 걸로 봤는데 엄청난 가위질로 인하여 내용파악이 너무 힘들었다는... ^^
 2008/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