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Memories of Matsuko (2006)

쭈니-1 2009. 12. 10. 22:59

 

 



감독 : 나카시마 테츠야
주연 : 나카타니 미키, 에이타, 이세야 유스케

너무 많은 추천을 받았다.

제가 갑자기 '아짧평'에 일본영화특집으로 꾸민 이유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많은 분들이 제게 이 영화를 추천해 주셨고, 이 영화를 보는 김에 지금까지 놓쳤던 일본 영화들을 한꺼번에 보자는 결심이 이렇게 일본영화특집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한다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전혀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간단하게 영화의 스토리를 읽어 보았는데 이건 뭐 70년대에나 나올법한 매맞는 여자의 일생이더군요.
그러다보니 다른 일본영화들은 거의 봤지만 이 영화만은 맨 마지막으로 순서가 밀려 버렸습니다. 그래도 잊지않고 봤습니다. 이 진부한 스토리가 그 무엇때문에 많은 분들의 추천을 받아내는 것인지 궁금했거든요.

영화의 10가지중 9가지는 좋았다.

좋습니다. 인정합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꽤 독특하고 재미있는 영화더군요.
먼저 톡톡 튀는 칼라풀한 영상이 좋았고, 흥겨운 뮤지컬을 연상시키는 음악도 좋았으며, 스토리를 엮어나가는 전개방식도 좋았습니다. 특히 마츠코를 연기한 나카타니 미키의 연기는 정말 최고더군요. 지금까지 봤던 일본영화만으로 여우주연상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나카타니 미키를 꼽을 정도입니다.
행복해지고 싶었지만 결코 행복해질 수 없었던 마츠코의 일생을 천천히 따라가다보면 그녀가 가엽다는 생각도 들고 마지막 희망을 부여잡은 그 순간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하는 라스트씬은 뭔가 여운이 남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결코 좋아할 수 없습니다. 재미있고 독특한 영화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 영화엔 제가 싫어하는 것이 딱 한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말 혐오스런 캐릭터입니다.

난 마츠코가 싫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주인공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마츠코는 아무리 노력해도 좋아할래야 할 수 없습니다. 난 그런 바보같은 캐릭터가 싫습니다.
그녀는 사랑을 받고 싶어합니다. 몸이 약한 동생에게 빼앗긴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고, 집을 나와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들의 사랑을 구걸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원하는 동생을 외면합니다. 그렇게 애원하고 매달렸건만 그녀는 매몰차게 뿌리칩니다.
결국 그녀는 스스로 행복을 걷어차고 스스로 자기 자신을 외톨이로 만든 후 자꾸 자기 자신을 불행하게 몰고갑니다. 제가 만약 남자라면 사랑이 아닌 집착으로 달려드는 마츠코같은 여자에게서 멀리 도망갔을 겁니다.
마츠코가 불쌍하다고요? 왜요? 그녀의 불행은 그녀가 자초한 것입니다. 그녀는 그러한 불행을 헤쳐 나오려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남자에게 기댈려고만 할뿐입니다.
마츠코가 점차 자신이 만들어 놓은 불행의 덫에 걸려 혐오스럽게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며 저는 점점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10가지중 9가지가 좋아도 1가지가 싫어서 좋아할 수 없는 영화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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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마츠코가 싫다고 말하는 솔직한 글이네요.

쭈니님 글을 보고 이틀 전에 봤습니다.
전 솔직히 많이 놀랐습니다.
일본인의 감성이 이렇게 조합될 수 있다니...
이 영화가 '신파극의 재창조' 라면
저에게는 '일본인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었으니
마루타에서 계속 이어져온 독특한(?) 발상은 아니겠지?..
하는 섬찟한 생각마저 들더군요.

어쨌든...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2007/07/11   
쭈니 훌륭한 영화라는데엔 동감입니다.
독특하고 B급영화적인 상상력이 조합되어 있는...
하지만 마츠코라는 캐릭터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싫습니다.
만약 제 주위에 마츠코라는 여자가 잇다면 아마 저 역시도 사랑은 커녕 경멸했을지도...
무조건 남자한테 기대려는 여자... 싫습니다.
 2007/07/11   
조광만
재미있게 봤었던..영화네요.(어둠의 경로..-_-)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느낌의 영화였어요.^^;
 2007/08/28   
쭈니 마츠코라는 캐릭터가 별로였던 것을 빼고는 제게도 괘찮은 영화였습니다.
저 역시 어둠의 경로... 사실 요즘은 극장에서 못보면 어둠의 경로밖에 없습니다.
예전처럼 비디어 대여점에 가면 극장에서 못본 영화들이 쌓여 있을때가 그립군요.
 2007/09/05   
올리비야
ㅇ ㅏ...정말 슬픈 영화..  2008/09/27   
쭈니 네, 분위기는 활기찬데 알고보면 참 슬픈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200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