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잔혹한 출근 (2006)

쭈니-1 2009. 12. 10. 22:29

 

 



감독 : 김태윤
주연 : 김수로, 이선균, 오광록, 고은아

여전히 아픈 구피

감기몸살이 걸린 구피때문에 연말을 우울하게 보낸 우리 가족. 그래도 2007년의 첫 주말을 맞이하여 웅이와 [부그와 엘리엇]도 보고, 선물도 사주고하려 했지만 여전히 아픈 구피와 주말이 되자 갑자기 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만든 강추위가 저를 절망하게 만듭니다.
2007년의 첫 토요일. 구피는 제게 혼자 영화 한편보고 오라고 하지만 전 '아픈 널 놔두고 어떻게 혼자 영화를 보냐'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속셈은... 다음주 기대작들이 무더기로 개봉하니 이번주엔 구피에게 잘 보였다가 다음주는 극장에서 아주 살려는 잔꾀랍니다. ^^;
암튼 이번 주말도 극장가는 것을 포기한 대신 비디오로 가득 채우려 결심하고 [잔혹한 출근]과 [가을로]를 빌렸답니다.

이 영화는 코미디가 아니다.

사실 제가 [잔혹한 출근]을 빌린 이유는 부담없이 웃기 위해서였습니다. 주연이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김수로인데다가 오광록, 김병옥 등 개성 만점의 조연 배우들이 포진해있는 이 영화는 감기로 기분이 우울해있는 구피를 즐겁게해줄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 생각은 단번에 틀렸음이 밝혀졌습니다. 완전 파산으로 막다른 곳에 몰린 동철(김수로)과 만호(이선균)의 초반 모습은 웃기기보다는 안쓰럽습니다. 그들이 충동적으로 첫번째 유괴를 하면서도 이 영화의 코미디적 본능은 쉽게 깨어나질 않습니다.
두번째 유괴로 문제아 태희(고은아)가 유괴되고 태희의 아버지(오광록)가 등장하며 오광록의 그 독특한 연기로 인하여 조금 웃기긴 했지만 곧바로 동철의 아이도 유괴되었다는 설정이 나오며 영화는 여전히 처절하게만 흘러갑니다.
이건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암튼 확실한 것은 이 영화의 장르를 단지 김수로가 주연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코미디라 착각하면 절대 안된다는 겁니다.

유괴는 코미디의 소재가 되어선 안된다.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하며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영화의 소재가 유괴라는 사실입니다.
유괴는 범죄중에서도 최악의 범죄입니다. 물론 이 세상의 모든 범죄는 최악입니다. 하지만 어린 아이를 유괴하여 그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용하여 돈을 뜯어내는 범죄는 이 세상에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범죄입니다.
이 영화속 동철과 만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비록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충동적으로 첫번째 유괴를 저지르지만 과연 그러한 그들의 행위가 동정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러한 질문은 영화의 중반에 나타납니다. 자신의 어린 딸을 유괴당하며 순식간에 가해자에서 피해자가 되어 버린 동철은 딸을 구하기 위해 죽을 고생을 합니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착한 유괴라는 괘변을 늘어놓던 배두나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르더군요.
어린 딸, 아들을 유괴당한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유괴는 절대로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되어선 안되며, 다행히 [잔혹한 출근]은 코미디보다는 스릴러에 가깝게 표현되긴 했지만 영화의 홍보가 코미디로 포장된 것마저도 그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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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허니
코미디 영화가 아니었군요.. 오늘 회사형수 아버님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마음이 영 우울해서 영화나 한편볼려고 이영화지금 다운받는중이었는데.. 다음에 봐야 겠네요..
요새 가뜩이나 거짓으로 자식을 유괴했다고 부모에겐 돈을 뜯어내고 또 부모들은 자식걱정에 경찰에 신고도 하지않은채 돈을 보내주는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는데 사는게 참 힘든세상이네요..ㅜㅜ
구피님 빨리 건강회복하시길 빕니다. 쭈니님 예전 영화평을 쭈욱읽어보니 구피님께서 무플방지위원회 역활을 하셨든데 요즘은 구피님댓글이 보기힘드네요.. 부부끼리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게 참 보기좋았는데 말이죠.
빨리 쾌차하셔서 예전처럼 재미있는 댓글 기대하겠습니다.ㅎㅎ
 2007/01/07   
쭈니 저도 구피의 쾌차를 제발 기원합니다.
너무 오래 아픈듯...
예전엔 제 글을 읽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더니만 요즘은 회사 바쁘다고 읽지도 않는 듯... ^^
 2007/01/07   
액션영화광
전 친구와 이영화를 보고 말했는데 친구는 속았다고 생각했습니다.(광고에..) 하지만 저는 심정 이해해요.. 그리고 질문요..
처음에 이선균씨가 어떤 여자애를 훔쳐 와서 전화를 하는데 108번이나 안받잫아요.. 근데 그 여자아이 아빠가 그 형사인가요...
답좀~~~~~~^^
 2007/01/07   
쭈니 네 맞습니다.
그 형사입니다.
더이상 대답을 하면 스포일러가 될듯해서...
오늘은 이 정도만... ^^
 2007/01/07   
wephy
이영화 받아서 봤습니다..확실히 처음부분은 조금 웃깁니다만...
뒤로가면갈수록 처절해지면서...와우 전 정말 추천하고픈 영화중 하나로 꼽겠습니다...내용이 조금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는 하나 저는 그런거 마저도 뛰어넘는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재미가 웃긴거라고만 생각하시는 분들은 안보시는게 좋습니다...차라리 브루스올마이티라던가...그쪽으로 보시길...하여간 재밌었습니다
 2007/01/11   
쭈니 하긴 분명 코미디 영화는 아닙니다.
웃기는 영화보시려면 wephy님 말씀대로 이 영화 선택을 자제하는 것이 나을듯 하더군요. ^^
 200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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