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로망스 (2005)

쭈니-1 2009. 12. 10. 22:19

 

 



감독 : 문승욱
주연 : 조재현, 김지수

가을엔 멜로다!

엊그제만해도 한 낮엔 더워서 양복을 차려입고 나가면 땀을 흘려야 했었는데, 요즘은 제법 가을이라고 쌀쌀하네요.
가을이라서 그런지 요즘 갑자기 멜로 영화가 심하게 땡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주 개봉작 중에서도 김대승 감독의 멜로 [가을로]가 제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10월 31일엔 이사를 가야하는 바람에 주말에 극장갈 여유가 없네요.
금요일 오후... 회사에서 한바탕 전투를 벌이고,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25일본 [프레스티지]의 영화 이야기를 쓰겠다고 컴에 앉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인지 글은 잘 안써지고해서 결국 혼자 곰플레이어로 영화 한편 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처음에 고른 영화는 [손님은 왕이다]라는 영화였는데 야심한 밤에 그것도 혼자 공포스러운 영화를 보자니 무섭기도하고, 결국 [가을로]에도 출연한 김지수가 주연을 맡은 [로망스]라는 멜로 영화로 이 가을밤을 혼자 채우기로 했답니다. 꿩대신 닭. [가을로]대신 [로망스]. ^^;

길들여지지 않은 남자와 길들일수 없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

[로망스]는 조재현과 김지수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얼핏 보기엔 이 두 조합은 상당히 안어울릴것만 같습니다. 김지수야 원래 멜로 전문 배우이니 그렇다치더라도 조재현에게 멜로 연기라니...
하지만 조재현이 맡은 캐릭터를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은채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대로 움직이는 말단 형사 형준. 그는 그런 자신의 성격탓에 한직으로 물러나기도 하고, 재산을 모두 빚보증으로 잃었으며, 아내에겐 이혼을 당하고 아들은 만날수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았다는 세상에 상처를 받은 그에게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여자가 나타납니다.
그녀의 이름은 윤희(김지수). 유력 정치가의 아름다운 아내이지만 그녀 역시 형준과 같은 아픔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을 맘대로 할 수 있는 유력 정치가인 남편마저도 길들일수 없는 여자. 그로인해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며 웃음을 잃어버린 그녀 역시 형준을 만나 남편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합니다.
조재현과 김지수의 이 묘한 어울림속에서 문승욱 감독은 아름다운 멜로를 만들어 냅니다. 강혜정을 발굴해낸 [나비]의 실력을 [로망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 셈입니다.

멜로가 아닌 느와르였다.
  
하지만 [로망스]는 후반으로 흐르며 멜로보다는 액션 느와르의 형식을 띄기 시작합니다.
영화의 초반엔 김지수의 그 무표정한 연기가 멜로의 힘을 느끼게 하더니 후반엔 조재현의 강한 액션이 영화를 느와르 분위기로 몰고가는 겁니다.
물론 정통 멜로를 기대하긴 했지만 슬픈 느와르도 그 쓸쓸한 가을에 잘 맞더군요.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아슬아슬하게 그 사랑을 지켜내지만 결국 슬픈 비극을 맞이하게 되는 이 커플의 사랑 이야기는 마치 [천장지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습니다.
이국적인 탱고 선율도 좋았고, 김지수의 마지막 미소도 찡했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자신도 그 스스로 비극을 맞이하는 조재현의 상처입은 얼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극장 개봉당시엔 흥행에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개봉 시기를 잘못 맞춘듯. 올 가을 정통 멜로는 눈꼴시려서 못보시는 솔로분들에게 [로망스] 추천해드립니다. 액션과 사랑이 버무려진 이 멜로 느와르는 늦은 밤 혼자 움크리고 앉아 봐도 가을의 정취를 느낄수 있을듯... ^^

IP Address : 221.139.96.211 
k군
김지수씨 -_-;안늙수?  2006/10/28   
쭈니 아직 안늙었더군요. ^^  2006/10/29   
광팬
여자 정혜 먼저보고 로망스 봤는데 전 쫌 실망...
조재현 캐릭터가 너무 강함, 쭈니님 말씀대로 완전 느와르임다
김지수 캐릭터는 너무 약하구... 가을로도 좀 불안한데... "사랑할때 이야기하는것들" 맞나? 이거나 기다려야겠음
 2006/11/03   
쭈니 김지수 캐릭터가 약하다는데에 동감.
사실 전형적인 멜로 패턴이죠.
강한 남자, 약한 여자. ^^
 2006/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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