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럭키 넘버 슬레븐 Lucky Number Slevin (2006)

쭈니-1 2009. 12. 10. 22:15

 

 



감독 : 폴 맥기건
주연 : 조쉬 하트넷, 브루스 윌리스, 루시 리우, 모건 프리먼, 벤 킹슬리

재미난 영화를 보고나면 가슴이 설레인다.

지난 화요일 [예의없는 것들]의 시사회를 보러가기로 구피와 약속했지만 당일 구피의 회사에 일이 생기는 바람에 약속이 펑크났습니다. 혼자라도 시사회에 다녀올까 생각했지만 왠지 혼자 영화보는 것은 내키지 않아 포기.
그 이후 저는 틈만 나면 구피에게 영화 안보여준다고 칭얼거리고 있답니다. 구피도 지은 죄가 있어서인지 예전처럼 화내지 않고 묵묵히 참아줍니다. 어제는 제 칭얼거림이 귀찮았는지 영화를 보러가자고 그러더군요. 하지만 몸이 피곤하면 아무리 좋아하는 영화도 귀찮아지는 법. 일주일내내 회사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저는 그냥 집에서 편안히 누워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했고, 그래서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린 영화가 [럭키 넘버 슬레븐]과 [사생결단]입니다.
먼저 [럭키 넘버 슬레븐]을 봤습니다. 왠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액션 스릴러 영화라는 점이 맘에 들었고, 호화 캐스팅도 좋았고, 반전도 있다길래 개봉전부터 꽤 기대했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가벼운 영화의 분위기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비장해지고 반전도 그리 썩 치밀하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마음이 한참동안 설레일 정도로 꽤 재미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초반은 가벼운 분위기의 스릴러

직장잃고, 집은 흰개미들에게 점령당하고, 애인의 부정까지 목격한 슬레븐(조쉬 하트넷)은 잠시 친구인 닉의 뉴욕 집에 머물기로 합니다. 하지만 그의 불운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지갑은 강도에게 갈취당하고, 슬레븐을 닉으로 오인한 뉴욕의 거물급 마피아 두목 보스(모건 프리먼)와 랍비(벤 킹슬리)에게 목숨의 위협까지 받습니다. 본의아니게 보스와 랍비의 전쟁에 끼어들게된 슬레븐. 하지만 그는 오히려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뭐 죽으면 어때'식의...
이 영화의 초반 분위기는 바로 이러한 슬레븐의 자세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다른 이였다면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이 닉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무시무시한 보스와 랍비의 전쟁에서 빠질 궁리를 하지만 슬레븐은 오히려 그러한 자신의 처지를 쉽게 포기하고 뒬대로 되라는 식으로 일관합니다.
그리고 여기엔 조쉬 하트넷이라는 젊은 배우가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낙천적으로 생긴 이 젊은 배우는 오히려 이러한 자신의 처지를 즐기는 듯한 슬레븐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냈으며, 천방지축 닉의 이웃 사촌인 린드세이역을 해낸 루시 리우의 색다른 연기 변신도 한 몫 거둡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포스터엔 [나비효과]를 들먹였지만 [나비효과]의 그 처절한 분위기와는 달리 매우 가볍게 새로운 스릴러의 세계로 관객을 안내합니다.  

그러나 비장한 마무리가 더욱 맘에 들었다.

하지만 영화가 초반의 분위기로 끝이 난다면 그저 기분이나 전화하면 즐길 수 있는 영화밖에 못되었을 겁니다.
후반으로 치닫으며 영화가 준비한 반전들이 하나둘씩 밝혀지고 과거의 참상에 얽힌 복수극의 실체가 드러나는 그 순간 영화의 밝은 분위기는 갑자기 비장해 집니다.
하지만 그러한 영화의 반전은 치밀하지는 못합니다. 반전에 신경을 쓰며 주의깊게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쉽게 맞춰버릴 정도로 영화의 반전은 허술합니다.
그러나 반전이 전부는 아닙니다. 반전이 치밀하여 영화의 마지막 순간 '아차'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도 분면 스릴러의 묘미이지만 [나비효과]처럼 치밀하게 짜맞춰진 과거와 현재의 퍼즐이 하나의 스토리를 완성해내는 그 꼼꼼함의 재미도 결코 무시못하죠.
그래도 이 영화의 반전이 궁금하시다고요? 그렇담 영화를 보시며 주인공들이 내뱉는 이야기들을 유심히 기억하고, 영화에서 등장하는 과거의 장면들과 짜맞춰 보세요. 물론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 간극도 계산한다면 이 영화의 반전은 더더욱 맞추기 쉬울 겁니다.
영화의 중간 반전을 맞췄다고 영화가 재미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긴세월동안 치밀하게 준비했을 복수를 생각해본다면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가슴이 설레였던 제 심정이 이해가 되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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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ja
반전이나 이야기 구성등도 볼거리였지만 사운드트랙도
좋은 영화였죠^^

마지막 엔딩이 되면서 나오는 노래들은 진짜 영화를위한
노래였었죠.

가볍게 즐기면서도 묘하게 기억에 남은 영화입니다.
 2006/09/26   
쭈니 아~ 제가 음악엔 약해서...
음악이 좋았던것 같긴한데 별로 기억이 안나네요. ^^;
 2006/09/26   
Park
지금 막 설레이고 있습니다 .. ㅠㅠ  2008/06/01   
쭈니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  2008/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