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2006)

쭈니-1 2009. 12. 10. 22:12

 

 



감독 : 이하
주연 : 문소리, 지진희

난 이기적이다.

제헌절이 낀 3일 연휴. 보고 싶었던 영화엔 '대여중'이라는 무심한 딱지만 붙어있던 비디오 대여점에서 고심끝에 고른 [공필두]라는 영화에 끝끝내 만족을 하지 못한 저는 구피를 꼬셔 야심한 밤인데도 불구하고 영화 한편 더 보자고 졸랐습니다.
혼자 비디오 대여점의 구석구석을 샅샅히 뒤졌지만 연휴때문인지 보고 싶은 영화는 역시 모두 대여중. 그 중 눈에 띄는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유령신부]였습니다.
아! 그렇습니다. 전 이 영화 혼자 극장가서 봤습니다. 혼자봤기 때문에 구피는 아직 보지 못했죠. 꽤 재미있게 봤기에 구피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던 저는 구피에게 전화걸었습니다.
'[유령신부]빌려갈까?', '맘대로 해.' 구피를 위해 기쁜 마음으로 [유령신부]을 꺼내들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빌린 영화는 [유령신부]가 아닌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었습니다. 결국 제가 본 영화보다는 제가 안본 영화를 보고 싶은 욕망이 절 이렇게 이기적으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미안해. 구피야! [유령신부]는 나중에 빌려다줄께. ^^;

그렇게 엉망이야?

사실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꽤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서 호평을 하신 분들이 단 한명도(정말 단 한명도) 없었기에 비디오로 출시된 후에도 볼까말까 망설이다가 결국 이렇게 구피를 배신하고 보게 된겁니다.
일단 시작은 꽤 좋았습니다. 문소리의 폭넓은 연기력은 그녀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긴 [오아시스]에서의 장애우 연기도 완벽하게 해낸 그녀였기에 어쩌면 내숭 백단 여교수 연기는 식은죽 먹기였을지도...
지진희도 좋았습니다. 왠지 믿음이 가는 마스크와 저음의 목소리는 그를 착한 남자로만 인식하게 만들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미지를 지진희는 이 영화를 통해 완벽하게 뒤집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겉과 속이 다른 뻔뻔한 연기를 할수있나 싶을 정도로 영화속 그는 정말 얄미웠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가 관객의 호응을 얻지못한데엔 이유가 있더군요. 관객과의 소통이 문제였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구피는 '그래서?'라고 묻더군요.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모든 영화가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뭔가 있는 척하면서 결국 관객에게 알 수 없는 이야기만 남긴채 끝나버린 셈입니다.

이호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글쎄. 이 영화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뭘까요? 이호 감독은 '빨간 마후라'라는 당시 충격적인 고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포르노 비디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 애들이 과연 커서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혹시 그 후 열심히 공부해서 교수가 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만화가는?
이러한 궁금증은 꽤 흥미롭게 영화를 이끌어냅니다. 학창 시절때부터 소위 날라리였던 그들이 엄연한 사회의 일원이 되어 날라리 본능을 감추고 우아한척, 착한척, 생활을 해나갑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압니다. 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오히려 그들보다 주변의 사람들이 더 저질이라는 겁니다. 환경 오염에 대한 프로를 만드는 지방 방송국 PD는 은숙(문소리)과의 밀월 여행을 위해 진실된 방송을 외치며 일본에 보내달라고 상사에게 졸라댑니다. 결국 아내에게 이혼당하고 상사에게 모질게 혼이 나도 일본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은숙의 동료 교수들은 음담패설이나 지껄이는 한심한 족속들이고, 석규(지진희)와 은숙의 과거를 알고 그들을 협박하는 겉만 순수해보이던 초등학교 선생은 어쩜 사람이 저렇게 저질일수 있을까 한심해집니다.
어쩌면 감독은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날라리라고 손가락질하던 그들과 착한척, 잘난척 번지르하게 생활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다를까? 아니, 욕망앞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저질로 변하는 우리는 결국 같은 족속들이 아닐까?  

구피에게 맞다

영화를 보고나서 구피에게 한대 맞았습니다. '남자들은 전부 똑같애'라는 것이 구피가 절 때린 이유였습니다. 가정을 가지고 있으면서 은숙을 꼬셔 한번 잠자리를 가지려는 남자들의 그 질퍽한 욕망들이 구피에게 역겹게 보였나봅니다. '난 너밖에 몰라'라고 항변했지만 먹혀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구피가 절 때린 진짜 이유를... 아마도 [유령신부]를 빌려오지않고 내 맘대로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빌려온 것에 대한 응징이었겠죠. 게다가 영화가 뭔말을 하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지루하고 모호했으니... 이 영화가 재미있었더라면 제 이기적인 선택이 용서될 수 있었을텐데...
이호 감독님... 앞으로는 좋은 소재보다는 관객과의 소통에 좀더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괜히 저만 한대 맞았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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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 성인이된후 처음으로 본 19금 영화 설렌마음에 갔지만
영화보는내내 내머리속은 혼돈... 영화가끝나자 사람들은 할말을잃은듯.ㅋㅋㅋㅋ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정말 재미없었어요.ㅋㅋ
 2006/07/19   
쭈니 언제나 처음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죠.
전 처음으로 극장에서 본 성인영화가 [나인 하프 워크]였더랬습니다. ^^
 2006/07/19   
k군
전 액기스만 봐서리 그다지 기억에 남는 영화가 으흐흐..응?  2006/07/21   
쭈니 왠지 그 으흐흐의 의미가 약간 이해된다는...
하긴 구피와 저도 깜짝 놀랬어요?
어! 진짜 벗었네? 라며... ^^;
 2006/07/21   
리듬이
영화관에서 보다가 졸린거 겨우 참았습니다 -_-;;;
도대체 무슨말을 하는건지.. 근데 지진희가 시사회 인터뷰에서 성인들을위한 코미디라고 한거 같은데... 도대체 모가 웃긴건지..-__;;
 2006/07/21   
쭈니 하긴... 저도 솔직히 웃기지는 않았습니다. ^^  2006/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