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이시명
주연 : 김수로, 조여정, 천호진, 오광록, 손병호
거의 한달만에 비디오를 보다.
한동안 네이버 판타지 게임에 빠져서 영화를 등한시했더니만 제 홈페이지도 조금은 썰렁해진 느낌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제가 자주 글을 못올리는 탓에 요즘들어 부쩍 덧글들이 줄어들었네요. 깊이 반성중...
특히 '아주짧은영화평' 게시판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랬습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것이 3월 27일이라니... 제가 한달동안 비디오도 안보고, DVD도 안보고, TV영화도 안봤다는 이야기인데... 한달동안 극장에 안가본 적은 많았어도 이런 적은 처음이네요.
그래서 노동절이 낀 황금 연휴... 시큰둥한 구피를 이끌고 비디오 대여점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가서인지 보고 싶은 영화도 많았지만 오랜만에 보는 비디오인만큼 부담없고 구피도 보고 싶어하는 [흡혈형사 나도열]로 결정을 내렸답니다. ^^ (dori님... [로드 오브 워]는 다음 기회에... ^^;)
제법 흉내는 잘 냈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헐리우드의 액션 영화들처럼 아예 시리즈로 만들 작정을 하고 기획된 캐릭터 액션 영화입니다. 전편의 성공으로 부랴부랴 날조된 속편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처음부터 시리즈를 생각하고 차곡차곡 준비한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인듯 하여(자신은 없지만... ^^;) 영화 개봉전부터 꽤 기대되는 영화였습니다.
개봉당시 전국 200만을 동원하며 만년 조연 배우였던 김수로가 드디어 주연 배우로의 발돋음을 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으며, 2편의 제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군요.
일단 영화를 보다보면 이시명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기위해 꽤 많은 헐리우드의 히어로 영화들을 참조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그걸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우리에겐 이런 액션 히어로를 내세운 영화가 전무했기에 이런 영화의 원조격인 헐리우드를 조금 따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테니까요. 문제는 따라하기에 멈추지 않고 얼마나 이 영화만의 식으로 바뀌었는가겠죠. 그런 면에서 [흡혈형사 나도열]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제법 흉내는 잘 냈다는 평가를 받을만 했습니다.
아직 평가하기엔 이르다.
[투캅스]이후 이어져온 우리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캐릭터인 비리 형사와 헐리우드에서 마르고 닮도록 써먹고 있는 흡혈귀의 조합, 영웅을 도와주는 도우미들의 존재와 영웅이기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가갈 수 없는 아픔등.
[흡혈형사 나도열]은 익숙함을 액션 시리즈로 엮어 놓은 어찌보면 시리즈 영화라는 점 외엔 새로울 것이 전혀 없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비난할 필요는 아직 없어 보입니다. 아직 우리에겐 낯설은 장르의 영화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장르들을 우리만의 장르로 만들려면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할겁니다. 완벽하지 않다고 비난하고 외면한다면 우리영화는 코미디 영화나 멜로 영화에 머물수밖에 없을 겁니다.
[흡혈형사 나도열]은 분명 새로움이 별로 없는 우리 코미디와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단순 조합에 불과하지만 이러한 시행착오들은 우리만의 독특한 시리즈 액션 영화의 탄생의 밑거름이 될터이니 전 조금 더 지켜볼 생각입니다. 2편에선 좀 더 독특한 한국식 액션 히어로의 변신을 기대하며... 물론 그 가능성은 그리 많아 보이진 않지만 말입니다. ^^
IP Address : 218.49.8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