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빌 콘돈
주연 : 리암 니슨, 로라 리니
공짜로 영화볼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
한가한 월요일 저녁, 영화가 보고 싶었지만 더이상 다운받은 영화도 없고, 다리가 불편해 비디오 빌리러 나갈 수도 없고, 결국 이리저리 할일없이 웹서핑만 하던중 쉽게 영화를 볼 수 있는 또다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바로 VOD입니다.
각종 영화 사이트에서 얼마간의 돈을 지불하면 컴퓨터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이 서비스는 그러나 지금까지 돈내고 컴퓨터를 영화를 본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얼마든지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는데...) VOD로 서비스되는 영화는 전부 재미없더라는 선입견으로 별로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영화가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 피치못한 사정이 있을 경우엔 꽤 유용하더군요. 게다가 로그인만 하면 한편의 VOD를 공짜로 감상할 수 있는 특혜를 주는 사이트도 꽤 있고, 예전에 비해 서비스되는 영화들중 꽤 괜찮은 영화들도 많고... 앞으로 자주 애용해야 겠습니다. ^^
실존 인물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언제나 재미있다.
저는 실존 인물을 소재로한 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간혹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인생을 살다간 그들을 보며 한없이 평범한 제 인생이 너무나도 행복하게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
[킨제이 보고서]는 194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 성에 대한 파격적인 보고서를 출판하여 화제를 몰았던 알프레드 킨제이(리암 니슨)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철저한 청교도 집안에서 자라난 그가 어쩌다가 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의 유년 생활과 클라라(로라 리니)와의 사랑을 그리며 시작한 이 영화는 꽤 담담한 어조로 킨제이의 일생을 좇아갑니다.
생물학자로써 혹벌을 채집하여 연구하던 그가 곤충을 연구하던 방법으로 미국인들의 성에 대한 생활상을 채집하는 것에 집착하고, 감추고 싶었던 성에 대한 실상이 고스란히 드러나자 킨제이에 대한 보수 세력의 공격으로 킨제이의 연구가 위기에 봉착합니다. 사실 이런 식의 스토리 전개는 실존 인물의 영화에선 흔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파란만장한 그들의 인생을 보는 것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솔직히 킨제이의 생각엔 동의할 수는 없다.
섹스를 내면 깊숙히 감추려고만 하던 40년대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섹스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닌 모두들 즐기고 있는 일임을 밝힌 킨제이 보고서는 분명 획기적이면서도 의미있는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드러난 섹스에 대한 킨제이의 생각엔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인들의 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던중 제자와 동성애에 빠진 킨제이는 아내인 클라라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며 동성애에 대한 욕망을 감추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것은 클라라뿐임을 고백합니다.
한마디로 그는 사랑과 섹스를 별개로 본 것이며 섹스에 대한 욕망을 감추는 것은 옳지 않음으로 즐겨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조금은 보수적인지는 모르지만 킨제이의 주장은 단지 쾌락주의자의 자기 합리화로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게다가 감성적인 섹스와 이성적인 과학의 접목이라니... 킨제이의 섹스에 대한 접근 방식이 별로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지루한 월요일 밤을 채워줄만큼의 재미는 지니고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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