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사다.
제가 어렸을때 가장 좋아하던 만화영화가 바로 [마징가Z]입니다. 나중에 이 만화가 우리 만화가 아닌 일본 만화였다는 점을 알게되어 무척이나 충격을 당했었지만 그래도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만화는 단연코 [마징가Z]입니다.
며칠전 DVD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마징가Z TV판 박스 세트]를 발견했습니다. 당장이라도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무래도 16 disc로 구성된 TV판 박스 세트의 가격은 무려 109,000원. 결국 군침만 흘리다가 포기하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며칠전 [마징가 극장판 세트]를 발견했습니다. 총 6개의 에피소드를 담은 3 disc로 구성된 이 DVD 타이틀은 마징가Z뿐만 아니라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등 추억속의 로봇들이 담겨 있었고, 사고칠만한 가격대였죠. 결국 저는 또다시 사고를 치고 말았답니다. 그렇게 약간은 아쉽지만(아직도 TV판에 대한 아쉬움이...) 제 추억을 소장하게 되었답니다.
마징가Z 대 데빌맨
감독 : 카츠마타 토모하루
첫번째 디스크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마징가 Z와 데빌맨의 활약을 그렸습니다. 솔직히 마징가 Z는 제가 이 DVD 타이틀을 사게된 계기가 된 캐릭터이지만 데빌맨은 무척이나 생소하더군요.
하지만 영화를 보다보니 데빌맨도 꽤 매력적인 캐릭터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데빌맨은 원래 악마의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데몬족이었습니다. 하지만 데몬족의 잔인함에 염증을 느끼고 자신의 종족을 배신하고 스스로 데몬족과 맞서 인간을 지키는 영웅이된 캐릭터이죠. 그렇기에 데빌맨에겐 배신자라는 딱지가 항상 붙어 다닙니다.
[마징가Z 대 데빌맨]은 헬 박사가 데몬족과 손을 잡고 마징가Z를 공격합니다. 여기에 데빌맨이 마징가Z를 도와주며 마징가Z는 헬 박사와 데몬족을 물리칩니다. 추억의 악당 아수라 백작도 나오고, 헬 박사도 나오고, 암튼 오랜만에 추억속에 잠길 수 있었습니다.
마징가Z 대 암흑대장군
감독 : 니시자와 노부타카
아마도 마징가Z의 마지막 에피소드인듯 합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여기에서부터 마징가Z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업그레이드된 마징가인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악당도 헬 박사가 아닌 암흑 대장군이 이끄는 미케네 제국입니다.
오랜 지하생활 가운데 터득한 기술로 신체를 거대한 전투수로 개조한 고대 미케네의 후예들이 지상의 인간들을 멸망시키려 합니다. 새로운 악당의 출연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마징가Z. 그런데 여기에 비밀리에 제작된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하여 미케네의 전투수들을 물리칩니다.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완벽한 바톤 터치입니다. 마징가Z와 그레이트 마징가를 한꺼번에 본다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더군요. 암튼 한층 업그레이드된 그레이트 마징가를 보며 나도 모르게 '우와'하는 감탄사를 내질렀답니다. 하지만 마징가Z의 활약상은 이 에피소드에서가 마지막이죠. 사실 마징가Z때문에 이 DVD타이틀을 샀는데 말입니다. ^^;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보
감독 : 아케히 마사유키
이 에피소드부터는 그레이트 마징가의 대활약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약간은 생소하지만 어렸을적 본듯한 겟타로보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죠.
그레이트 마징가가 소속된 과학요새연구소와 겟타로보가 소속된 사오토메 연구소는 서로 경쟁 상대입니다. 하지만 우주 저편에서 지구를 노리고 쳐들어온 공포의 대괴수 기르기르간의 습격에 서로의 힘을 합쳐 무찌르게 되죠.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데빌맨의 등장이 신선했다면 이 세번째 에피소드에서의 겟타로보 역시 꽤 신선했습니다. 특히 마징가Z, 그레이트 마징가와는 달리 3단 분리 합체 로봇인 겟타로보는 요즘 보면 상당히 유치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3단 분리 합체라니 꽤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레이트 마징가 대 겟타로보G - 공중대격돌
감독 : 아케히 마사유키
영화가 시작되자 마자 겟타로보의 무사시가 장렬히 전사합니다. 이런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죽다니 놀라운 사실이지만 사오토메 연구소는 잠시 비장한 표정을 짓더니만 곧바로 업그레이드된 겟타로보G를 선보이더군요.
암튼 무사시의 복수를 위해 그레이트 마징가와 겟타로보G의 활약은 다른 에피소드와는 달리 상당한 비장미가 넘쳐 흘렀습니다. 그리고 약간은 촌스러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던 겟타로보도 마치 그런 제 생각을 읽었는지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좀더 강화된 파워를 선보였고요.
물론 여기에 질수 없다는 듯 그레이트 마징가도 신무기인 그레이트 부스터를 장착하더군요. 영화의 후반부까지 그레이트 부스터가 어떤 무기인지 밝히지 않아 구피와 저를 무척이나 궁금하게 하더니만 결국 드러난 그레이트 부스터가 사실 별것 아니라서 약간 실망하기도... ^^
UFO로보 그렌다이저 대 그레이트 마징가
감독 : 카사이 오사무
드디어 마징가Z, 그레이트 마징가에 이어 추억의 로봇인 그렌다이저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마징가Z와 함께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마징가Z의 파일롯 카부코 코우지도 다시 등장하더군요. 하지만 우리 원조 영웅 코우지는 등장하자마자 베가 연합군의 포로가 되는 수모를 당합니다.
이 에피소드의 자랑은 그레이트 마징가와 그렌다이저의 대결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렌다이저를 무찌르기위해 박물관에 보관중인 그레이트 마징가를 탈취한 악당은 그레이트 마징가로 그렌다이저와 대적합니다. 그렌다이저와 그레이트 마징가의 대결이라니...
다행히 코우지가 다시 그레이트 마징가를 되찾으며 그렌다이저와 힘을 합쳐 악당을 쳐부순다는 내용이죠.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코우지의 과거입니다. 마징가Z를 대신할 그레이트 마징가가 등장하자 UFO연구소에 들어갔었다는 군요. 고생많았겠네요. 코우지군.
그렌다이저, 겟타로보G, 그레이트 마징가 - 결전! 대해수
감독 : 아케히 마사유키
드디어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여기에선 마지막 에피소드답게 그렌다이저, 겟타로보G, 그레이트 마징가가 모두 힘을 합쳐 바다 오염으로 거대한 괴물이 된 드래곤사우르스에 맞서 싸웁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모든 로봇 캐릭터들이 총등장하지만 마징가Z는 결국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땅딸보 로봇, 비너스까지 등장하지만 마징가Z는 파일롯인 코우지만 등장합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암튼 마징가Z가 나오지 않아 약간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른 로봇들이 총 출동하여 재미를 안겨줍니다. 환경오염이라는 제법 메세지도 전해주려고 노력하고... 하지만 아무리그래도 드래곤사우르스라니... 괴물 이름이 너무 원초적이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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