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5년 아짧평

프레일티 Frailty (2001)

쭈니-1 2009. 12. 10. 19:02

 



감독 : 빌 팩스톤
주연 : 빌 팩스톤, 매튜 맥커너히

정말 괜찮은 스릴러 영화가 보고싶었다

영화는 보고싶은데 극장갈 시간은 없고, 비디오샾에는 볼만한 비디오가 전부 대여중이었던 어느 한가한 날의 저녁... 구피가 나른한 목소리로 정말 괜찮은 스릴러 영화가 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저와 마찬가지로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는 그녀... 하지만 정말 괜찮은 스릴러 영화를 찾는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인것을...
결국 저는 오래전에 구워놓은 영화 CD를 모두 펼쳐놓고 고르고 고른 후에 [프레일티]라는 영화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시큰둥한 구피의 반응...
"이 영화 재밌어?"
나야 당연히 모르죠. 안봤으니... 하지만
"재미있대."
라고 확인되지않은 거짓말을 하고 졸음에 눈이 반쯤 감긴 구피와 함께 TV앞에 편안한 자세로 누웠답니다.

그들은 신의 사도일까? 아니면 미치광이 살인마일까?

이 영화는 신의 손이라는 살인마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펜튼 믹스(매튜 맥커너히)라는 한 사나이가 신의손 담당 FBI요원인 웨슬리 도일 요원을 찾아 자신의 동생이 바로 신의 손임을 밝히며 그가 신의 손이 되어버린 사연을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펜튼 믹스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합니다. 반쯤 감겼던 구피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영화를 집중해서 볼 정도로...
여기에서 영화는 한가지 의문을 던집니다. 법의 이름으로 처치하지 못한 살인자를 죽이는 이 살인마는 과연 신의 사도인가? 아니면 단순한 미치광이인가?
예전에 [터미네이터 2]를 볼때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계의 반란으로인해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하지만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선 그녀는 미치광이에 불과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의 사회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까요? 어쩌면 정말 특별한 능력으로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남들에게 미치광이 취급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프레일티]에서도 신의 임무를 부여받았다는 데드 믹스(빌 팩스톤)의 주장이 어쩌면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을 죽이며 자신이 죽이는 것은 사람이 아닌 악마라고 당당하게 자신의 아들들에게 말하죠. 그는 과연 정말 신의 사도일까? 미치광이 살인마일까? 영화를 보는내내 그런 생각이 제 머릿속을 어지럽혔습니다.

속지말자! 이 영화는 스릴러 영화이니까!

그렇게 펜튼 믹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진행되고 웨슬리 도일 요원이 시체들이 묻혔다는 장미정원으로 펜튼과 단둘이 향할때 갑자기 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영화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유주얼 서스펙트]입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버벌(케빈 스페이시)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속으로 관객들을 빠뜨려놓고 결국 관객들을 함정에 빠뜨림으로써 [유주얼 서스펙트]를 반전하면 빼놓을 수없는 스릴러 영화중의 한편으로 만들어냈습니다.
그렇다면 [프레일티]는??? 이 영화 역시  펜튼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속으로 관객들을 빠뜨립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그런 펜튼의 이야기를 사실 그대로 믿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그가 모두 지어낸 이야기일수도 있고, 사실을 약간 변형시킨 이야기일 수도 있으니...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구피와 저는 재빠르게 추리를 해내기 시작했습니다. 영화의 초반에 제시된 작은 단서들이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과 연관이 있을거라는 추리에서부터 시작하여 펜튼의 이야기를 뒤집는 수많은 추리들... 그리고 영화가 끝날때쯤 우리의 추리가 정확히 맞아떨어졌음을 알았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가 아니었다면 하마트면 속을뻔한 아찔한 순간이죠.
그래도 영화는 [유주얼 서스펙트]라는 뛰어난 스릴러 영화만 아니었다면 절 속일뻔했으니 최근에 봤던 김빠지는 스릴러 영화와 비교한다면 그런대로 성공적인 영화라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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