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플루토 내쉬] - 없는 것이 너무 많은 영화.

쭈니-1 2009. 12. 8. 15:29

 



감독 : 론 언더우드
주연 : 에디 머피, 랜디 퀘이드, 로자리오 도슨
개봉 : 2002년 11월 8일

'1억 2천만불의 초특급 SF 액션'이라던 [플루토 내쉬]가 아주 조용히 개봉되어 어느새 조용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이후 오랫동안 미래를 배경으로한 SF 영화를 못본 저로써는 [플루토 내쉬]는 은근히 기대가 되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러나 1억2천만불이라는 제작비가 무색하게도 미국에서는 4백만불이라는 처참한 흥행을 기록하며 2002년 최고의 실패작으로 기록되었고, 국내에서도 무관심속에 개봉되어 어느새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으니...
에디 머피가 주연을 한만큼 웃음은 이미 준비가 되어 있을테고, 1억 2천만불이라는 제작비가 소요된 만큼 헐리우드가 자랑하는 특수효과도 맘껏 펼쳐질텐데, 그렇다면 이렇게 조용히 사라질정도로 만만한 영화는 결코 아닐텐데... 도대체 왜??? 제가 이 영화를 보게된 동기는 바로 이러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후 '역시 이 영화의 흥행 실패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도대체 [너티 프로세서]로 어렵게 예전의 흥행력을 되찾은 에디 머피가 무슨 생각으로 이 영화에 출연을 했는지... 헐리우드의 제작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영화에 1억 2천만불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했는지... 그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한마디로 이 영화는 분명 있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1. 이 영화엔 에디 머피가 없다.

이 영화에 분명 있어야하는데 없는 대표적인 것은 에디 머피라는 배우의 존재입니다. 분명 이 영화의 주연은 에디 머피입니다. 포스터에도 에디 머피의 모습이 아주 당당하게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가 시작되고나면 에디 머피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에디 머피... 그의 출연작을 살펴보면 [48시간], [비버리힐즈 캅], [너티 프로세서], [닥터 두리툴]등 흥행에 성공한 수많은 코미디 영화들이 나열됩니다. 아니 굳이 그의 출연 영화들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에디 머피의 매력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끊임없이 쏟아내는 그의 입담과 재치입니다. 물론 [메트로]같은 영화에서 그는 꽤 심각한 액션 영웅으로 출연한 적도 있지만, 그가 웃음을 버리고 심각한 표정을 지을때마다 영화는 어김없이 흥행에 실패했었습니다. 결국 관객이 에디 머피에게 원하는 것은 웃음이었던 겁니다.
[플루토 내쉬]... 에디 머피의 장난끼어린 표정으로 가득채운 이 영화의 포스터만 보더라도 분명 이 영화는 에디 머피의 웃음을 영화속에 맘껏 활용할 생각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는 꽤 재미있는 SF 코믹 액션 영화가 될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에디 머피는 포스터의 표정과는 다르게 웃음을 잃고 매우 심각한 액션 영웅으로 둔갑합니다.
이것이 이 영화가 재미없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과연 에디 머피에게 심각한 액션 영웅의 모습을 기대한 관객은 몇이나 되었을까요? 제가 이 영화에 원했던 것도 분명 다른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우주를 배경으로한 에디 머피의 좌충우돌 코미디였던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립니다. 영화의 분위기는 실컷 코믹하게 잡아놓고 정작 그 코믹한 분위기에 맞춰 관객들을 웃음의 도가니로 몰아넣어야 할 에디 머피는 심각한 표정만 지어댑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엔 관객이 기대한 에디 머피의 모습은 없습니다.


 

 

  
2. 이 영화엔 SF가 없다.

이 영화 분명 SF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2087년 달이 배경이고 이 영화는 광고의 카피처럼 1억 2천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 지구의 식민지가 된 달의 모습을 창조해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대체 1억 2천만불이라는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모를 정도로 이 영화의 특수효과는 헐리우드 SF 영화로는 드물게 조잡합니다.
가장 최근에 본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인 [마이너리티 리포트]만 하더라도 2054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정교한 특수효과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깜짝 놀랬었습니다. 하지만 [플루토 내쉬]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배경보다는 33년이나 더 먼 미래를 그리고 있으며 장소적인 배경도 지구가 아닌 달입니다. 그런만큼 [플루토 내쉬]의 특수효과는 분명 [마이너리티 리포트]보다 정교하고 규모가 컸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특수효과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조잡합니다.
정작 [플루토 내쉬]의 특수효과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는 바로 [백 투 더 퓨쳐 2]였습니다. [플루토 내쉬]가 2087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고 [백 투 더 퓨쳐 2]가 2015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인 만큼 이 두 영화는 62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적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2002년에 만들어진 [플루토 내쉬]에 비해 [백 투 더 퓨쳐 2]의 경우는 1989년에 만들어진 정말 오래전 영화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루토 내쉬]의 특수효과를 보면서 [백 투 더 퓨쳐 2]가 생각난다는 것은 그만큼 [플루토 내쉬]의 특수효과가 조잡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야말로 1억 2천만불을 어디에 썼을까하는 생각만 들더군요.


 

 

  
3. 이 영화엔 스토리가 없다.

에디 머피의 번뜩이는 재치도 없고, 특별한 특수효과도 선보이지 못한 이 덩치만 큰 영화는 아주 당연하게도 부실한 내용만을 펼쳐 보입니다.
2087년 인류는 모든 천연 자원이 고갈된 지구를 뒤로 하고 달로 이주한지 오래. 플루토 내쉬(에디 머피)는 달의 라스베가스인 환락의 도시 리틀 아메리카에서 가장 잘 나가는 클럽의 주인입니다. 그러나 달을 차지하려는 악당 크레이터는 하수인을 보내 플루토의 클럽을 접수하려고 하고, 이 제안을 거절한 플루토는 이들의 온갖 협박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클럽이 폭파되는 등 죽을 고비를 넘깁니다. 플루토는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경호로봇 브루노(랜디 퀘이드)와 우연히 함께하게된 미모의 여성 디나 레이크(로자리오 도슨)와 함께 크레이터의 사악한 음모에 맞서 싸우게 된다는 것이 기본 줄거리입니다.
이렇듯 별로 특별난 줄거리를 제시하지 못한 이 영화의 모든 장면은 어디에서 많이 본듯한 장면의 연속이며 스토리는 관객이 충분히 예상할수 있을만큼 평범하기 그지없습니다.
2087년 달이라는 이 영화만의 특별난 시대적 공간적 배경을 잘 살리면 좀더 재미있는 스토리를 전개해나갈 수도 있었을것 같은데... 이 영화는 배경만 2087년 달로 잡아놓고 그것을 전혀 활용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 영화의 배경이 2087년이 아닌 2002년 미국의 환락가라던가 아니면 좀더 과거로 내려가는 것이 더 어울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의 키포인트인 유전자 복제를 위해 영화의 배경을 2087년이라는 먼 미래로 잡은 것이라면 이 영화는 겨우 그 따위 우스꽝스러운 반전을 위해 1억 2천만불이라는 어마어마한 희생을 치룬 셈입니다.


 

 

  
4. 이 영화엔 캐릭터가 없다.

자신의 클럽을 지키기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하는 플루토, 여느 액션 영화의 여주인공과 전혀 차별화를 이루지 못한 디나, 틀에 박힌 악당들... 이 영화의 캐릭터들은 한결같이 어디에선가 많이 본듯한 것들 뿐입니다.  
자신의 클럽을 지키는 일을 마치 온 인류를 지키는 일만큼이나 목숨걸고 수행하는 플루토의 그 허황된 캐릭터는 말할 필요도 없고, 우연히 플루토와 함께 모험에 뛰어든 디나라는 캐릭터도 실망감만 더해 줍니다. 마지막 반전용으로 만들어진 악당 크레이터도 우스꽝스럽기만 합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캐릭터는 있습니다. 그것은 구식 경호 로봇인 브루노인데... 이 브루노역을 맡은 랜디 퀘이드는 에디 머피가 이 영화에서 폼잡느라 미처 보여주지 못한 웃음을 몸소 보여줌으로써 영화의 분위기를 띄울뿐만 아니라 식상한 캐릭터들로 가득찬 이 영화속에서 코믹하고 바람끼 가득한 경호 로봇이라는 개성강한 캐릭터를 연기함으로써 단연 눈에 띕니다.
하지만 브루노는 어디까지나 조연에 불과합니다. 결국 이 영화의 주연은 플루토인데... 이 플루토라는 캐릭터가 너무 단선적이고 개성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을 수도 없다는 것은 이 영화의 커다란 단점입니다.
차라리 이 영화의 주인공이 플루토가 아니라 브루노였다면 더욱 재미있었을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구식 경호 로봇의 좌충우돌 모험담... 만약 그랬다면 이 영화는 SF 코믹 액션 영화라는 이 영화만의 장르와 재미를 잘 살려낼수도 있었을텐데...


 

   


구피의꿈
쮸냐~ 어제도 악몽꿨니?
왜 이렇게 혹평을 해놓은거야?
흠...그래서 난 이 영화 더 보고싶다. 뭐그리 없는게 많은지...^^
 2002/11/14   

쭈니
알았어. 내일 구워줄께.
보고나면 너도 내가 왜그리 혹평을 햇는지 이해될꺼야.
 2002/11/14    

rnrnzhs
[..카피처럼 억 2천만달러라는 ..]
[..어마어마한 동을 들여 지구의 ..]
[.. 이 두 영화의 62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적..]
[..브루노(랜디 퀘이드 분)과 우연히 ..]
[..몸소 보여줌 영화의 분위기를..]..이상~
 2002/11/23   

쭈니
흠~ 오랜만이네. ^^
역시 오타가 많군. ^^;
 2002/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