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육상효
주연 : 정진영, 신현준, 이원종, 이문식
Before... 저는 조폭코미디를 싫어합니다. 뭐 그리 웃기지도 않고, 언제나 엇비슷한 스토리를 내놓고 조폭들을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그런 영화따위에 호감이 전혀 가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달마야, 서울가자]가 개봉되었을때 극장에서 볼 생각이 전혀 없었으며, 이 영화의 전편이자 흥행에 성공한 [달마야, 놀자]도 컴으로 겨우 봤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달마야, 서울가자]가 비디오로 출시된 후에도 오랫동안 볼 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한가한 토요일 시간이나 떼우자는 속셈으로 네이버 VOD로 관람했습니다.(공짜가 아니었다면 보지 않았겠죠. ^^;)
After... 그래도 조폭코미디중에 [달마야, 놀자]는 재미있게 본편이라서 [달마야, 서울가자]도 약간의 기대는 했었는데 영화를 보며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웃음의 촛점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는 이 어이없는 코미디 영화를 보며 조폭 코미디에 대한 반감만 더 커졌습니다. 영화의 후반의 로또 복권을 둘러싼 아귀다툼은 이 영화가 얼마나 우왕좌왕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런 영화를 속편이라고 만든 영화사가 한심하네요. [조폭 마누라 2]이후 가장 어이없는 속편 영화였습니다.
Good...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조연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전편도 박신양과 정진영이라는 투톱외에도 박상면, 김수로, 홍경인, 강성진, 이원종, 이문식, 류승수 등 역량있는 조연 연기자들의 연기가 컸었습니다. 이번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진영과 신현준이 투톱을 맡았고, 전편의 조연이었던 이원종, 이문식은 건재했으며, 유해진, 이형철 등 새로운 조연이 합류하여 이 영화를 풍성하게 합니다. 이렇게 역량있는 연기자들을 보면 아직 우리 영화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단지 이 역량있는 배우들의 연기를 담을만한 좋은 영화가 부족할 따름이죠.
Bad... 육상효 감독은 이 영화의 웃음 코드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전편은 조폭이 절에 들어가며 벌어지는 소동극이었습니다. 관객들이 그러한 소동극을 좋아한 이유는 조폭이라는 가장 추악한 인물들이 절이라는 가장 조용한 곳에서 스님이라는 가장 순수한 인물들과 맞부딪치며 자기네들도 점차 순수해지는 순간들에 환호를 했던 겁니다.
하지만 [달마야, 서울가자]는 전편의 아이디어를 뒤집는데에만 신경써서 이러한 전편의 재미마저 송두리째 빼앗깁니다. 스님이라는 가장 순수한 인물들이 서울이라는 가장 시끄러운 곳에서 조폭이라는 가장 추악한 인물들과 맞부딪치며 이번엔 스님들이 점차 세속적으로 물들어 갑니다. 술마시고, 춤추고, 노래하고, 술에취해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고, 심지어는 도둑질에, 여자 꼬시기까지 합니다. 전편의 아이디어를 뒤집는것까지는 좋았는데 관객들이 전편의 어떠한 점에 환호를 보냈는지 먼저 파악을 했어야 합니다.
이 영화의 문제는 또 있습니다. 코미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후반은 무슨 불교 영화처럼 지루합니다. 코미디 영화라면 코미디 영화답게 관객을 웃겨야죠. 코미디 영화이면서 무슨 메세지를 전해주기 위해 웃음을 포기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이 없답니다. 암튼 이래저래 한심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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