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팜므파탈] - 이것이 진정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이 만든 영화란 말인가?

쭈니-1 2009. 12. 10. 18:24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은 히치콕의 후계자로 영화계에서 널리 인정을 받고 있는 감독입니다. 아직까지 히치콕의 영화를 넘어서는 스릴러 영화가 드물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히치콕의 후계자라는 칭호는 스릴로 감독에겐 최고의 찬사와도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을 좋아합니다. 고전 영화를 싫어하는 제게도 히치콕의 스릴러 영화들, 특히 [현기증]은 아직도 제겐 최고의 스릴러 영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그런 히치콕의 후계자답게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제게 만족감을 안겨 줬습니다.
그런 그가 1992년작인 [카인의 두얼굴]에서부터 변하기 시작하더니, 1998년작인 [스네이크 아이]에서는 실망의 극치를 보여줬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실망스러운 스릴러 영화들을 몇편 내놓기는 했지만 [스네이크 아이]처럼 완벽한 스릴러의 외형을 지녔으면서도 실망스러운 영화는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스네이크 아이]는 영화의 기교만 잔뜩 늘어난 실망스러운 스릴러 영화중의 대표적인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실망스러운 행보가 [팜므파탈]에까지 이어졌습니다. 개봉전부터 최고의 반전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던 이 영화는 그러나 개봉 일자를 미루고 미루다가 극장가의 비수기인 11월이 되어서야 겨우 개봉을 하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미션 임파서블]의 감독의 영화인데다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했으며, 개봉전부터 입소문이 꽤 좋았던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극장가의 푸대접을 받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이해가 되는 군요.
일단 이 영화는 섹시합니다. 특히 영화의 오프닝씬의 섹시는 숨이 막힐 정도입니다. 이 영화의 오프닝씬을 보며 이제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이 영화의 흥행을 위해 너무 과도하게 여배우들의 옷을 벗기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되기도 했지만 암튼 엉큼한 남자의 입장에선 만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의 중반까지도 좋았습니다. 주연을 맡은 레베카 로미즌 스테이모스(이름이 길기도 하군요)의 섹시미는 영화의 오프닝씬이후 급속도로 퇴색되지만 극장에서의 예고편으로 상영불가판정을 받아 화제를 모았던 스트립씬은 이 영화의 재미를 한껏 업시킵니다.
하지만 그 뿐입니다. 이 영화의 진미라는 반전은 헛점투성이이고, 이 반전을 위해 영화 전체가 짜여진것처럼 느껴져 실망스러웠습니다. 저는 아직도 현존하는 스릴러 감독중에선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을 쫓아갈 인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인의 두얼굴]에서부터 시작하여 [스네이크 아이], 그리고 [팜므파탈]에 이르기까지 실망스러운 브라이언 드 팔머의 행보는 스릴러 영화의 팬으로써는 안까움만 안겨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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