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컴컴한 극장에서 혼자 [쇼걸]을 봤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때 전 [원초적 본능]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이었고 [쇼걸]은 [원초적 본능]의 충격을 고스란히 이어줄 영화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내내 저는 가슴이 미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쩜 이토록 재미없을 수 있을까?
10년이 지난 오늘 우연히 [쇼걸]의 디빅을 다운받은 저는 다시한번 이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저도 많이 변했고, 많은 영화를 보며 영화보는 눈도 달라졌을테니 어쩜 이 영화에 대한 제 느낌도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때문이었죠. 그러나 역시 최악은 10년이 지나도 최악이더군요.
저는 폴 베호벤 감독을 좋아합니다. 최소한 그의 영화는 지루하지는 않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쇼걸]은 지루하더군요. 물론 그의 최근작인 [할로우 맨]도 지루했지만 그래도 [할로우 맨]은 [쇼걸]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폴 베호벤 감독은 분명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쇼를 스크린으로 옮기면 관객들이 좋아할것이라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는 라스베가스 쇼가 아닙니다. 쇼엔 화려함만 있으면 되지만 영화엔 스토리가 있어야하고, 캐릭터가 있어야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엔 그런것들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최악은 노미를 연기한 엘리자베스 버클리입니다. [원초적 본능]에서 샤론 스톤을 발굴했던 폴 베호벤의 안목이 도대체 어떻게 된것인지 매력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그런 여배우를 어쩌다가 주인공으로 삼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못생긴것은 이해를 해도 그 뻣뻣한 연기는 도대체 뭔지... 여배우를 보며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한것이 아마 이번이 처음인것 같습니다. 아니 10년전 [쇼걸]을 보면서도 그녀를 혐오스러워했을테니 두번째겠군요.
집단으로 벗고나오니 야하다는 생각도 안들고, 그렇다고 배우의 매력에 빠져서 영화를 감상하기엔 엘리자베스 버클리는 전혀 무매력이고, 스토리와 캐릭터는 부실하고... 괜히 제 귀중한 2시간 10분을 을 또다시 또 허비하고 말았습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영화를 볼껄... 후회막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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