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맨 온 파이어] - 복수는 달콤하다. 그러나 그 끝은 쓰디쓰다.

쭈니-1 2009. 12. 10. 18:15

 



삶의 의욕을 잃고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아가던 크리시(덴젤 워싱턴)에게 피타(다코타 패닝)의 보디가드일이 섭외됩니다. 크리시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피타의 보디가드를 승낙하지만 피타와 함께 지낼수록 크리시는 피타의 맑은 영혼에 자기 스스로도 점점 삶의 의욕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날 피타를 납치하려는 괴한의 습격을 받은 크리시는 총에 맞아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그 사이 피타는 납치되어 살해당합니다. 의식을 되찾은 크리시는 처절한 복수를 계획하는데...
[맨 온 파이어]는 복수극입니다. 토니 스코트 감독은 그 특유의 빠른 편집과 감각적인 화면으로 크리시의 복수를 그려냅니다. 그러나 단지 이 영화가 크리시의 복수만을 담아냈다면 이 영화는 흔하디흔한 액션 영화에 불과했을 겁니다. 단지 복수라는 소재를 사용한 평범한 액션 영화인 [퍼니셔]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토니 스코트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는 거의 50여분을 투자하여 크리시와 피타의 교감을 그려나갑니다. 그 50여분의 시간은 화끈한 액션 영화를 바라고 온 관객들에겐 지루함의 시간이지만 그 50여분 덕분에 크리시의 복수는 더욱 달콤합니다.
50여분의 시간동안 토니 스코트는 크리시와 피타의 교감을 잡아내는 동시에 피타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발휘시킵니다. [아이 엠 샘]에서 천재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다코타 패닝의 그 사랑스러운 연기는 영화의 중반 피타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나 스스로 크리시의 입장이 되어 처절하게 복수하고픈 생각이 들게할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크리시의 그 잔혹한 복수는 제게 대리만족을 안겨주는 거죠.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복수는 달지만 그 끝은 썼습니다. 어린 아이를 죽일 수는 없다는 헐리우드의 그 얄팍한 도덕심은 죽은 줄 알았던 피타를 살려내고 그 대신 크리시를 죽입니다. 피타의 죽음으로 함께 분노하고 그 분노를 복수의 달콤함으로 채웠던 저로써는 마지막에 살아서 돌아온 피타의 모습이 여간 당혹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강행한 그 복수는 뭐란 말인가? 왜 피타를 살려두고도 납치범은 복수를 내버려뒀단 말인가? 마지막 피타를 엄마의 폼으로 돌려보내고 안타깝게 숨을 거두는 크리시를 보며 다시 한번 복수의 그 허무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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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천사
불행히도 중반부터 그런 의심이 들기 시작했지요...피타가 살아있어야 헐리우드 영화다...라는. 덴젤을 죽이다니..ㅠㅠ  2006/01/06   
쭈니 그러게요. 어린 아이는 죽이지 못하는 헐리우드의 알량한 가족주의... ^^;  2006/01/07   
너구리야
이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영화 입니다 ㅡㅡ; 실재로 아이가 살아 있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그렇게 표현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6/06/02   
쭈니 오호~ 실화였군요.  2006/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