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개봉한 [음양사]는 꽤 재미있었습니다. 일본 특유의 괴기담을 그 어색한 특수효과(거의 우라나라의 특수효과 수준과 비슷한...)에 담아 그려낸 [음양사]는 마치 제가 즐겨 읽었던 요괴를 소재로한 일본의 만화책을 영화로 보는듯했습니다. 그래서 [음양사 2]가 개봉되었을때 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러나 어쩌다보니 이리저리 밀다가 오늘에서야 [음양사 2]를 봤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대실망입니다.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밀려오는 졸음을 참으며 빨리 영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지금까지 영화를 보는 도중에 보기를 포기한 적이 별로 없어서 이 영화 역시도 마지막까지 보고야 말았지만 정말 그 시간은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전 [음양사 2]가 최소한 2시간 30분쯤 되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러닝타임은 고작 1시간 50분이더군요. 이토록 1시간 50분이 길게 느껴진적은 처음입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1편이 가지고 있던 재미를 송두리째 잃어버렸다는 것에 있습니다. [음양사]는 일본의 괴기담과 유머감각, 그리고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스릴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이 영화의 어색한 특수효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영화로 만든 원동력입니다. 그런데 [음양사 2]는 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유치한 전설 노름에만 빠져버립니다.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요괴들은 전부 사라지고 복수에 눈이 먼 요괴화된 인간만이 남아있습니다. 1편에서 그 긴장되는 순간에도 잃지않았던 유머감각은 이 영화에선 아예 찾아볼 수도 없으며 치밀한 스토리 구성도 없습니다. 사정이 이러하다보니 영화에 스릴을 느낄 이유도 없고요.
이 영화를 보며 제가 할 수있는 일은 도대체 이 영화가 언제끝날까 생각하는 일뿐이었습니다. [음양사]가 [퇴마록]과 비슷한 영화라면 [음양사 2]는 [단적비연수]와 비슷한 영화라고 생각하시면 거의 맞을 겁니다. 역시 전편을 넘어서는 후편은 일본에서도 없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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