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헬보이] - 일단 [반헬싱]보다는 재미있다.

쭈니-1 2009. 12. 10. 18:03

 



저는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끝없는 상상력속에 펼쳐진 다양한 무용담들. 이미 상상력에서 그 한계를 드러낸 헐리우드가 만화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올 여름도 예전처럼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블럭버스터들이 많이 개봉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파이더맨 2]는 이미 확실한 흥행 시리즈로 자리매김을 한 상태이고, [가필드]는 3D와 실사의 합성으로 올드팬들을 유혹할 채비를 갖추었습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자마자 구피의 외마디 비명 "와! 가필드다." 그 순간부터 이미 구피의 기대작 1순위가 되어버렸답니다.) 물론 그중에는 [캣우먼]처럼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 않고 만화의 캐릭터를 원작으로한 영화도 있고, [반헬싱]처럼 만화를 원작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다분히 만화적인 상상력을 갖추고 있는 영화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출생 신분은 다르다고는 하지만 만화가 가지고 있는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장 기대했던 영화는 바로 [헬보이]입니다. 악마로 태어났지만 스스로 뿔을 자르고 악마를 처치하는 영웅으로 둔갑한 헬보이라는 캐릭터는 이미 만화 원작의 영화들의 새로운 트렌드처럼 되어버린 고뇌하는 영웅상의 완벽한 재현처럼 보였습니다. 게다가 감독이 [미믹], [블레이드 2]를 만든 길레르모 델 토로라니... 스타시스템에 기대지않고 원작에 가장 비슷한 외모를 가진 론 펄먼을 캐스팅한것도 제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헬보이]는 결국 극장 개봉을 기다리지 못하고 컴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미국에선 일찌감치 개봉했는데 국내에선 왜그리도 늦게 개봉하는 것인지...) 일단 첫 느낌은 '[반헬싱]보다는 재미있다'입니다. 화려한 특수효과에 비해 평범한 스토리 라인과 어디서 많이 본듯한 캐릭터들을 내세운 [반헬싱]에 비해 [헬보이]는 분명 내실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미 검증받은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만화의 상상력만을 빌려 만화 원작 영화인것처럼 보이는 영화의 차이일지도 모르죠. (확실히 헐리우드의 상상력은 바닥이 났습니다.)
[헬보이]가 [반헬싱]보다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차별적인 캐릭터입니다. [빈헬싱]처럼 [엑스맨], [언더월드]등 엇비슷한 영화들의 캐릭터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는 뻔뻔스러움을 이 영화를 저지르지 않았습니다. 그 어떤 영웅보다도 흉칙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랑앞에선 한없이 약한 헬보이는 영화 자체가 차별적인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개성적인 캐릭터 성격만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보는 절 즐겁게 했습니다.
어치피 헐리우드의 특수효과는 거대한 자본이 들어간 블럭버스터인 이상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스토리 라인역시 왠만큼 완벽하게 만든 블럭버스터가 아닌 이상 그리 특별할 수 없죠. 하지만 캐릭터만이라도 완벽하게 구축한다면 다른 비슷한 영화보다도 휠씬 뛰어난 영화적 재미를 지닐 수 있는 겁니다. [헬보이]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반헬싱]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이 두 영화의 차이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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