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4년 아짧평

[우리동네 이발소에 무슨일이] - 마틴 로렌스식 코미디를 기대하지 마라

쭈니-1 2009. 12. 10. 17:25

 



[우리동네 이발소에 무슨일이]의 원제는 이발소를 뜻하는 [바버샵]입니다. 시카고 흑인 마을의 작은 이발소를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캘빈(아이스 큐브)가 이발소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어쩌면 아주 잔잔한 코미디입니다. 흑인 코미디 특유의 욕설과 랩같은 시끄러운 수다... 그리고 힙합 음악이 난무하지만 [바버샵]은 우리가 잊고 사는 작지만 소중한 것을 깨달으라고 관객들에게 이야기합니다.
[바버샵]의 그러한 아기자기한 재미와 메세지는 2002년 9월에 미국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세웠고 최근엔 [바버샵 2]가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스타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는 흑인 영화라는 이유로 극장 개봉없이 곧장 비디오로 출시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비디오를 찾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테지만...)
솔직히 저는 흑인 영화를 싫어합니다. 오죽하면 [나쁜 녀석들]조차 재미없게 봤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바버샵]은 충분히 한번쯤 봐볼만한 영화입니다. 왠지 우리나라의 시골 미장원이 풍경을 보는 듯한 흑인들의 사교 장소인 이발소의 시끄럽지만 정겨운 풍경과 현금 지급기 강탈 사건과 이발소 되찾기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두 사건이 마지막에 교묘하게 맞물리는 상황등... 온갖 욕설과 힙합 음악만으로 시끌법석한 코미디를 만들어내던 이전이 흑인 영화와는 분명 다른 재미가 느껴지는 영화입니다.
단지 [우리 동네 이발소에 무슨일이]라는 유치한 제목을 갖다 붙인 영화 수입사의  한심함이 눈에 거슬리네요. 이 제목만 놓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서를 털어라]식의 마틴 로렌스식 코미디를 생각할 것입니다. 아무 제목이나 갖다 붙인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닌데... 암튼 우리나라 영화 수입업자들의 수준이 의심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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