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3년 아짧평

[화성으로 간 사나이] - 신하균, 주류 장르로의 편입을 원하는가?

쭈니-1 2009. 12. 10. 16:29

 



신하균이라는 배우는 정말 이상한 매력을 가진 배우입니다. 제게 그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전 '순수함'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순수함은 영화마다 다른 빛깔로 관객들을 찾아옵니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장진 감독은 그의 순수함에서 엉뚱함을 발견함으로써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를 만들 수 있었으며,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신하균이라는 배우의 존재를 알린 박찬욱 감독은 [공동 경비구역 JSA]에서 그의 순수함에서 비극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진가가 발휘된 영화는 단연코 [복수는 나의 것]에서 박찬욱 감독이 발견한 비극적이면서도 복수심으로 가득찬 순수함의 일그러짐이었습니다. 그러한 신하균의 순수함의 일그러짐은 [지구를 지켜라]에 이르러서 절정에 달합니다.
결국 신하균은 순수함이라는 주류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장진 감독의 영화라던가, 박찬욱 감독의 하드 보일드 영화, 장준환 감독의 엉뚱한 사회 비판성 영화와 같은 비주류 영화에 더욱 잘 어울리는 아이러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순수함은 결국 때묻은 사회와 대치함으로써 이상한 코미디, 혹은 비극으로 치닫으며, 관객들은 신하균의 순수함에 매료되어 그의 순수함이 짓밟히는 그 순간의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비주류 장르인 신하균이 출연한 영화들은 한결같이 흥행에 실패하지만 (비주류 장르의 한계!) 신하균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는 더욱 또렷하게 관객에게 남는 것입니다.
그의 영화중 가장 성공한 영화인 [공동경비구역 JSA]를 제외한다면 신하균이 주류 장르로의 편입을 시도했던 영화는 [서프라이즈]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한 평가에서 알 수 있듯이 [서프라이즈]는 흥행적으로나 비평적으로나 철저한 실패를 맛봅니다. (전 그런대로 재미있었지만... ^^) 그것은 그의 순수함이 오히려 로맨틱 코미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신하균이 [서프라이즈] 이후 두번째로 주류 장르로의 편입을 시도한 영화입니다. [동감]을 만들었던 김정권 감독은 철저하게 신하균의 순수함을 이용하여 어린 왕자의 이미지까지 도입하며 신하균의 주류 장르로의 편입을 도왔고, 김희선이라는 걸출한 여배우까지 동행을 했건만 역시나 신하균의 주류 장르로의 편입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이미지는 분명 순수함이지만 그 순수함이 예쁜 멜로 영화나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와 결합할때엔 이상하게도 어울리지않는 느낌을 자아냅니다. 그의 순수함은 세상에 짓밟히며 그렇게 순수함을 꺾이는 그 순간이 어울리는 것은 정말 이상한 아이러니입니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를 보며 신하균에게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가 더욱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자꾸드는 것은 어쩌면 신하균에겐 불행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주류 장르속에 녹아있는 신하균의 순수함을 결코 잊을 수 없는 관객들에겐 신하균이라는 배우의 존재는 어쩌면 축복일지도 모릅니다.
'신하균이여! 주류 장르로의 편입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그 순수함을 버릴지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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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제 개인적인 사견입니다만,
신하균의 순수함이라..흠.
어떤 변신의 문제가 아닌 신하균이란 배우는 어떤 시나리오의 영화건,
스크린을 휘어잡을 힘있는 배우가 아닌거 같습니다.
김민종의 느낌일까요^^(물론 배우로써의 연기력과 가치는 배제)
성공한 영화나 신하균이 인정받은 영화의 특징은,
신하균의 영화가 아니라 다른 무게있는 배우의 조연겸 주연이라는
점이죠.
신하균의 무대 자체로는 아직 인정을 못받은 단계로 보여집니다.
그가 어떤 성격의 배우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비유가 이상하지 모르지만,
엔디 가르시아와 같은 느낌입니다.
최고의 조연배우이나 최고의 주연은 될수 없는...
최고의 조연이 될지..그만그만한 주연이 될지..
아님 최고의 주연일 될지..
결정되는것은 그의 노력이겠죠.
 2003/07/08   
쭈니
흠~ 주연배우로는 아직 힘이 부족하다... 신하균에 대한 남자님의 펴아는 조금 냉정하군요. 그러고보니 남자님의 말씀도 맞는 것같고...
전 개인적으로 신하균의 참신한 이미지가 좋기에 그가 최고의 배우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3/07/11   
남자
헙. 저 평은 아주 사견입니다.
그리고 좀 주관적인 감정으로는 신하균을 아주 좋아합니다.
(오죽하면 신하균 주연의 서프라이즈 보면서 혼자 낄낄거렸을까요^^)
다만 아쉽다는 것이죠^^
음.
개성이 없고 밋밋한 평이한 인물이라서 오히려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일지도^^
쭈니님 홈에서는 이런 글을 쓰는 재미와 읽는 재미가 잇어서 자꾸 오게 됩니다^^
 2003/07/12   
쭈니 ㅋㅋㅋ
저도 남자님의 답글 덕분에 홈운영이 재미있답니다.
남자님의 답글이 없었다면 아마 제 홈은 폐허가 되어 버렸을지도...
 2003/07/12   
꼬마천사
저도 개인적으로는 신하균이라는 배우를 무지 좋아합니다.
아직까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듯한...그런 느낌인데..
언젠가는 멎진 스토리에..관객을 끌여당기는 연기를 해 나가겠죠.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특별한 재미는 없었지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듯한 영화였고,
[지구를 지켜라]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영화네요.
 2005/04/15   
쭈니 저도 신하균을 무지 좋아하는 관계로 최근작인 [박수칠때 떠나라]을 어떻게든 극장에서보겠다고 발버둥치고 있긴하지만...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 이 글을 읽고 내가 이 영화를 보았던가 생각할 정도로... ^^
 2005/09/02   
꿈천사
우리형에서도 결국 신하균은 원빈의 도움을 받았던 것일까요? 하지만 우리형에서는 무척 괜찮았던 것 같은 어설픈 기억이..^^  2006/01/05   
쭈니 아직 [우리형]을 못봤다는... 이상하게 슬픈 영화는 안보게 되더라고요. ^^  200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