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2년 아짧평

<크루서블>- 마녀사냥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

쭈니-1 2009. 12. 10. 14:08

 



17세기 미국의 한 마을... 사건의 발단은 철부지 소녀들의 장난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랑의 소망을 이루고 싶은 소녀들은 장난처럼 숲에서 춤을 추게 되고 우연히 이 광경을 목격한 마을 목사는 현장에 자신의 딸과 조카 에비게일(위노라 라이더)이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습니다. 목사의 딸은 겁에 질려 의식을 잃은척하고 이는 악마의 소행이라는 소문이 마을 전체에 퍼집니다.
이 마녀사냥을 주도한 인물은 단 3명... 그 중 에비게일은 문책받는 것이 두려워 이 모든 것이 마녀의 소행이라 거짓 자백을 하고, 자신이 평소 사랑했던 유부남 존 프록터(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아내 엘리자베스(조안 알렌)를 마녀로 지목합니다.  
어처구니없이 마녀로 몰려 교수형을 받을 위기에 몰린 엘리자베스. 그런 아내를 살릴 수 없는 존 프록터, 그리고 마녀에 대한 두려움에 아무 죄없는 이웃을 마녀로 몰아 교수형 시키는 순진한 마을 사람들...
이렇듯 <크루서블>은 실제 미국의 한 마을에서 17세기에 벌어진 마녀 소동을 극화한 것입니다.
지금보면 그 당시의 마녀 소동이 어처구니없고 우스꽝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러한 마녀 사냥은 그후로도 계속 우리 인간사에서 공공연하게 행하여지고 있습니다. 집단 광기라는 이름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그 수많은 유태인들을 학살했던 나찌의 만행도 집단 광기에 의한 마녀 사냥의 일종이며, 1950년대 미국을 강타한 맥카시즘도 결국은 현대사에 이루어진 마녀 사냥입니다.
그리고 우린 이제 인터넷의 발달로 더 많은 정보를 통해 공공연하게 마녀 사냥을 벌이고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벌떼처럼 몰려가 입에 담을수없는 욕지거리를 하고 오는 사람들... 그들도 분명 인터넷을 통해 마녀 사냥을 공공연하게 행하고 잇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자신과 다른 형태를 지닌 생명체나,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다른 인간들을 경계하며, 자신과 같은 외향과 생각을 가진 인간들과 힘을 합쳐 그들을 없애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한다면 서로 공존하며 살 수 있을텐데...
지금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수많은 테러와 전쟁들도 어쩌면 집단 광기에 의한 마녀 사냥의 일종이 아닐지...
이거 <크루서블>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말이 다른 곳으로 새버렸네요.
암튼 <크루서블>이라는 영화를 보면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나약한지... 그리고 이기적이며 사악함이 가득한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내가 만약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어쩌면 저도 집단 광기에 걸려 엘리자베스가 아무런 죄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가 처형되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오싹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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