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가타카(Gattaca) ★★★★1/2

쭈니-1 2009. 12. 9. 15:30


 


 


날짜 : 1998년 9월 5일
감독 : 앤드류 니콜
주연 : 에단 호크, 우마 서먼, 주드 로

멀지않은 미래, DNA 공학은 사람들이 고도의 지능과 완벽에 가까운 육체를 갖고 태어나는 것을 가능케 했다. 이제 사회는 사랑으로 인해 태어난 자연 출생아를 열성으로 몰아버리고 DNA 공학으로 인해 태어난 시험관 이기만을 우성으로 추대하였으나, 자연 출생아인 빈센트(에단 호크)는 우주 비행사를 꿈꾸며 사회의 통념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앤드류 니콜 감독의 데뷔작 [가타카]는 DNA가 지배하는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그리고 있다. DNA로 인해 만들어진 완벽한 인간들, 크롬같이 단아하지만 차가운 미래 사회,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다른 SF영화가 그리는 미래만큼이나 암울하지는 않지만 DNA조작으로 인해 태어난 완벽한 인간같이 차갑고 냉정한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이 영화의 가장 커다란 매력이다. 외계인 침략이나, 핵 전쟁 등 지금까지 할리우드는 미래의 모습을 너무 극한 상황까지 몰아 넣었다. 그들은 '미래는 암울하고 절망적이다.'라고 역설하며 '그렇기 때문에 영웅이 필요하다.'며 할리우드식 영웅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였다.
그러나 [가타카]는 그런 할리우드의 일반적인 SF영화의 정반대 지점에 서있다.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미래는 오히려 평온해 보이고 안정적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DNA 유전인자로 통제되어 있어 머리카락 하나, 피 한방울, 침까지도 범죄의 단서가 되기 때문에 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도 없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암울하다. 단정하게 머리를 빗어 넘기고 반듯한 양복과 자만에 찬 목소리를 내는 개성이라고는 도저히 찾이 볼 수 없는 우성인자 인간들. DNA로 인한 계급 사회와 사랑 따위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 삭막함. 완벽해 보이지만 불완전한 [가타카]의 미래 사회는 탈출 욕구를 관객에게 전해 준다.
앤드류 니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완벽주의를 경고하고 있다. DNA조작으로 인해 완벽한 우성인간들 틈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열성인간 빈센트. 그는 비록 유전학적으로 불완전하지만 꿈과 사랑이 이기에 완벽하다. 그에 반해 유전학적으로 완벽한 우성인간들은 인간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마치 인조인간과 같은 면을 지니고 있다. 앤드류 니콜 감독은 육체의 완벽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완전한 육체 속에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영화를 통하여 훌륭하게 관객에게 전달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재미를 잃지 않고 있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 삽입시킨 의문의 살인사건은 시시각각 조여 오는 위기의 순간 속에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빈센트와 아이린(우마 서먼)의 사랑을 통해 이 삭막한 DNA가 지배하는 미래 사회 속에 사랑이라는 단비를 내려주고 있다. 결국 열성인간인 빈센트는 토성으로의 비행을 하게 되고 우성인간으로 빈센트에게 신원을 빌려준 제롬(주드 로)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완벽주의는 이 영화에서 그렇게 무너지는 것이다.

*** 2009년 오늘의 이야기 ***

지금 생각봐도 [가타카]는 참 잘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부분의 SF영화들이 볼때는 재미있지만 보고나면 금방 잊혀지는데 [가타카]는 마치 며칠 전에 영화를 본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이 영화를 보며 주드 로라는 낯선 배우의 우성인자만 모아놓은 듯한 외모를 보며 탄성을 질렀는데 주드 로는 지금 할리우드의 스타가 되어 있습니다.
에단 호크와 우마 서먼 등 그러고보니 캐스팅도 정말 초호화 캐스팅이었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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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이 영화 .. 주드 로가 계단을 기어올라갈때 .. 제일 숨막혔다는 .. ㄷㄷ  2009/02/15   
쭈니 주드 로라는 배우를 확실하게 인지시켜준 영화였죠. ^^  2009/02/15   
너구리
이 영화 반갑네요^^ 개인적으로는 에단호크가 수영 대결에서 이기는 장면이랑 마지막에 떠나기전 의사?가 자신의 아들 얘기를 하면서 보내줄때 감동적이었어요.. 주드로도 멋있고...... 우마서먼도 정말 매력적인거같아요. 고전적 미라고나할까?? 키도 크고 같은 여자지만 좋아하는 배우..ㅋㅋ  2009/07/12   
쭈니 5개월만에 달린 댓글이군요. ^^
저도 너구리님이 언급하신 장면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 영화를 봤을땐 설마 저런 날이... 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어쩌면 저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
 2009/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