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엑스트라 ★★★1/2

쭈니-1 2009. 12. 9. 15:29

 


 


날짜 : 1998년 9월 4일
감독 : 신승수
주연 : 임창정, 나한일, 박준희, 김원희

[할렐루야]의 흥행성공이후 신승수 감독은 코미디영화야말로 자신이 추구해야 할 장르라고 결심을 굳힌 듯 하다. 그는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았으나 흥행에 철저하게 참패한 데뷔작 [수탉]이후 최수종과 오연수를 내세운 로맨틱코미디 [아래층 여자와 윗층 남자], 최민수와 심은하 주연의 멜로액션영화 [아찌 아빠]를 통해 여러 장르에 도전했었고 이제 그 종착점을 찾은 것이다.
[엑스트라]는 명백히 [할렐루야]의 후속편이다. 사기 행각을 벌이는 두 남성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온갖 부정부패를 묘사했으며 주인공들의 활약을 통해 관객에게 대리만족을 심어준다는 흥행전략마조 비슷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영화엔 박중훈이 안나온다는 것이다. 계속된 이미지의 반복 속에서 너무 많은 자신을 소모해버린 박중훈은 로맨틱코미디로의 외도인 [인연]을 끝으로 휴식기간에 들어갔으며 [엑스트라]는 불행히도 박중훈의 지원사격을 받지 못한채 임창정을 제2의 박중훈으로 내세워야만 했다. 그러나 과연 박중훈이 없는 박중훈식 코미디가 성공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속된 말로 오아시스 없는 사막에 갇힌 꼴이다.
[엑스트라]는 박중훈이 없는 대신 [할렐루야]보다 더욱 노골적이다. 만년 엑스트라 신세인 임창정과 나한일이 우연히 가짜 검사가 되어 정치인, 기업인을 비롯하여 온갖 부정부패에 썩은 인간들을 골탕먹인다는 이 영화는 임창정의 신들린듯한 연기 속에 온갖 더러운 비리들을 정신없이 관객 앞에 펼쳐놓고 깡그리 깨부셔 버린다. 이 영화를 보고있노라면 IMF 사태로 인해 피해의식에 젖어있는 관객들은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이다. 임창정과 나한일이 어떻게 그 수많은 비리 현장을 알게 되었는지에 대한 부과설명없이 단지 사건만 전개시키고 영화 중간엔 엑스트라인 나한일과 톱스타인 김원희, 코디네이터인 박준희와 임창정의 어색한 로맨스를 삽입시킴으로써 영화의 진행을 방해하기도 하고, 라스트에 가서는 억지 해피엔딩을 이끌어내 관객을 씁쓸하게 한다.
게다가 [할렐루야]가 박중훈과 이경영이 나왔던 '유공 엔크린' CF를 그대로 차용함으로써 TV에 친숙한 이미지들을 이용하여 관객을 웃음으로 몰아 넣었다면 이 영화는 '박카스' CF를 삽입시켜 [할렐루야]의 웃음 코드를 이어나가려 하고, 영화 중간엔 [할렐루야]의 내용과 비슷한 목사의 어색한 연기덕에 [에그트라]에서 가장 썰렁한 장면이 되고 말았다.
신승수 감독은 아무런 새로운 아이디어도 제시하지 못한채 '[할렐루야] 뒤쫓아가기'라는 전략만을 세워 놓고 관객에게 재미를 전해 주려하고 있으나 똑같은 이야기를 누가 두번이나 보려 할까?

*** 2008년 오늘의 이야기 ***

오랜만에 쓰는 '영화 노트'인 만큼 특별히 두 편 연속 고고씽~ ^^;
이 글에서도 밝혔지만 [할렐루야]는 꽤 많이 웃으며 봤던 기억이 나지만 [엑스트라]는 조금 썰렁해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10년 전에는 임창정이 박중훈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군요. 요즘은 박중훈은 한 물간 배우 취급을 받고 있고, 임창정은 최고의 코미디 배우로 우뚝 섰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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