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뮬란(Mulan) ★★★★1/2

쭈니-1 2009. 12. 9. 15:23

 


 


날짜 : 1998년 8월 18일
감독 : 배리 쿡, 토니 밴크로프트
더빙 : 밍나 웬, 에디 머피

1997년 [헤라클레스]의 충격적 흥행실패와 더불어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총체적인 위기를 맞이하였다. 디즈니의 흥행기록을 주도하던 애니메이션은 점차 디즈니의 극영화에 밀려 급속도로 그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었으며, 폭스와 워너가 애니메이션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으며, 게다가 드림웍스로 옮긴 디즈니 부활의 일등공신 제프리 카첸버그의 [이집트 왕자]와도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내부의 적과 외부의 적 사이에 둘러싸인 실정인 것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디즈니가 선택한 98년도 프로젝트는 의외로 중국의 실화를 소재로한 [뮬란]이다.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병영으로 떠난 한 소녀의 영웅담을 그려낸 [뮬란]은 디즈니의 매우 위험한 선택으로 보인다. 물론 디즈니는 [알라딘]과 [포카혼타스]를 통해 비서구 문명을 소재로한 애니메이션을 꾸준히 발표하였으나 [뮬란]은 [알라딘]처럼 '천일야화'라는 문학적 형태를 통해 수백년 전부터 백인들에게 애독되어 왔던 것도 아니고, [포카혼타스]처럼 미대륙에 발을 딛고 살아온 백인들의 역사와도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엔 주인공이 여자이다. 이것은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와 맞닿아 있지만 [뮬란]은 사랑을 통한 로맨틱 드라마가 아니고 전쟁을 통해 영웅이 된 한 소녀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 얼마나 상이한가?
뚜렷하게 [뮬란]은 [라이온 킹]의 반대편에 서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소녀 뮬란(밍나 웬)이 역경을 딛고 가족과 나라를 구하는 이야기는 [라이온 킹]의 심바가 이루어내는 성장이야기와 맞닿아 있는 것이다. 아기 사자 심바는 뮬란이며 사악한 스파는 훈족의 적장 샨 유이고, 아버지 무파사는 황제와 파 조우, 두 명의 인물 속에 스며든다. 이것은 물론 [라이온 킹]의 놀라운 흥행실적을 닮으려는 디즈니의 노력처럼 보아며, 한편으로는 새로움의 추구 속에 안전함을 찾은 올바른 선택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뮬란]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중 최악의 흥행실적을 기록한 [헤라클레스]와 정반대의 입장을 고수한다. 가장 강력한 남성상을 제시했던 [헤라클레스]에 비해 [물란]은 가장 강력한 여성상을 제시하고 있으며, 현실 풍자의 분위기를 풍겼던 [헤라클레스]에 비해 [뮬란]은 중국의 전통 설화에만 몰입한다. 이것은 분명 [헤라클레스]에 대한 자기비판이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나아갈 길의 새로운 제시이기도 하다.
[뮬란]이 [라이온 킹]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디즈니의 변칙적 자기 진화라 할지라도 이 영화가 디즈니의 다른 애니메이션보다 새롭다는 것에 이견을 달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시아의 넓은 시장에 대한 개척의지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새로운 여성상의 제시, 그리고 CGI의 뚜렷한 발전 등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이 느끼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디즈니가 보여준 동양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중국과 이웃에 위치한 우리나라에 매우 긍정적 충격을 전해줄 것이며, 능력부족으로 수호신의 자격을 박탈당한 작은 용 무슈(에디 머피)를 비롯한 웃음 코드들은 영화의 활력소가 되었다.
2천명의 훈족의 기마부대가 설원에서 뮬란의 군대를 향해 돌진하는 시퀸스와 후반부의 중국 도읍지의 장엄한 황궁과 그 주변에 운집한 3만 여명의 군중 시퀸스는 더욱 발전된 디즈니의 CGI기술을 뽐내고 있다. 이제 디즈니는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준비를 마친 것이다.   

*** 2008년 오늘의 이야기 ***

그러고보니 제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도 벌써 20년 가까이 되었네요. 10년전 [뮬란]을 볼때나 최근 [라따뚜이]를 볼때나 언제나 한결같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제게 기쁨을 주었답니다.
물론 이젠 [뮬란]같은 셀애니메이션이 아닌 픽사를 대표하는 3D 애니메이션이 대세이긴하지만... ^^

 

 

 

 

 

 

 

 

IP Address : 58.236.170.151 
길가던행자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뮬란은 2번이나 끝까지 본적이 있습니다(뭐...학교에서 시험끝나고 틀어줘서 본게 2번다지만...중학교때 2번 -ㅅ-) 나름 액션씬도있고 그림체도 그냥저냥 괜찮더군요..거기다가 당시엔 보기드문 남장여자인 주인공의 설정도 좋았구요 ㅋ  2008/01/15   
쭈니 언젠가 우리나라의 고전 동화도 전세계적으로 쭈욱 뻗어나갔으면 좋겠네요. 신데렐라만큼 재미있는 효녀심청, 타잔만큼 멋있는 홍길동 등등... 중국의 이야기가 디즈니에서 애니메이션화 된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이라는 나라가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겠죠. ^^  2008/01/16   
수경
뮬란 캬~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애니예요.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 영화일 정도네요^^
뮬란 2도 봤지만 역시 1이 최고인듯^^
아마 6번은 족히 봤을 텐데도.
지금 다시 보고 싶네요~
 2008/05/21   
쭈니 [뮬란]자도 참 재미있게 본... 웅이한테 이 영화 같이 보자고 조르고 있는데 아직 웅이 반응은 시큰둥하네요. ^^  2008/05/26   
성격파탄
뮬란 너무너무 재미있게 본영화라서, 이를계기로 애니메이션에 눈뜨게 되었어요.
만화라고 우습게 보다가, 제데로 큰코 다친격입니다.^^
뮬란2를 지금 보려고 하는데, 다 보고나서 영화게시판에 소감 올릴게요~^^
 2008/06/03   
쭈니 개인적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2편은 좀... 왜냐하면 1편이 극장용 장편이라면 2편부터는 비디오용, 아니면 TV용으로 제작되는 것이 많아서...  2008/06/03   
드리머
개봉하던 98년도에 미국을 갔었는데, 그때 사왔던 여러개의 디즈니 영화들 중에 뮬란이 하나 있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최고로 좋아하는 영화라고 꼽을수 있겠네요.
100번은 넘게 본것같은 이 영화. 하지만 후속작에서 좀... ㅠㅠ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주제를 좀 바꿔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좀 실망감이... (특히 그림체가 바뀌었다는 느낌이 확연하게...)
 2009/01/04   
쭈니 ㅋㅋㅋ
디즈니는 먼저 극장용으로 영화를 만들고 그것이 흥행에 성공하면 다음엔 TV용으로 만듭니다. 대부분의 속편이 TV용이기에 아무래도 극장용보다는 퀼리티가 떨어집니다.
저도 가끔 속는데... 며칠전에는 [타잔]을 웅이에게 보여중 생각으로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렸는데... 알고보니 TV용 [타잔]이어서 실망했던 기억이 납니다. ^^
 2009/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