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찜 ★★★★1/2

쭈니-1 2009. 12. 9. 15:16

 

 



날짜 : 1998년 8월 6일
감독 : 한지승
주연 : 안재욱, 김혜수

90년대 들어서면서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는 자본과 기술이 뒤떨어지는 한국 영화계에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유혹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것이 스타 시스템과 그럴듯한 사랑이야기만 배치해 놓으면 큰 자본과 특별한 기술없이도 한 편의 영화를 만들테니 말이다.
그렇기에 [결혼 이야기]의 대성공이후 한국영화는 로맨틱코미디라는 장르에 갇혀 매번 비슷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던졌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에 들어서며 관객이 로맨틱코미디에 실증을 낼때쯤 박중훈을 내세운 코미디영화와 한석규를 내세운 멜로영화들이 로맨틱코미디의 자리를 빼앗아 버렸다. 이제 로맨틱코미디의 시대는 가버렸다고 생각할때쯤 느닷없이 한지승 감독이 [찜]을 발표함으로써 로맨틱코미디의 부활을 외쳤고 그 시도는 성공하였다.
그런데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한지승 감독은 데뷔작 [고스트 맘마]로 멜로영화의 유행을 이끈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대한민국의 신인 감독들이 너나할것없이 로맨틱코미디를 만들때 멜로영화로 데뷔해 흥행에 성공했으며 이제 모두들 멜로영화를 만들때 다시 로맨틱코미디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찜]은 전형적인 로맨틱코미디이다. 친구의 누나를 사랑하는 준혁(안재욱)과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운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노처녀 채영(김혜수). 준혁은 채영의 사랑을 얻기위해 여장을 하게되고 그로 인한 해프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한지승 감독이 영화의 재미를 위해 선택한 것은 여장남자라는 영화적 장치이다. 물론 그리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여장남자라는 설정은 두 남녀의 사랑이라는 틀에 박힌 소재를 벗어나 어느정도 새로운 재미를 관객에게 선사한다.
여장을한 준혁은 채영의 절친한 친구가 되어버리고 준혁의 친구이자 채영의 동생인 철이는 엉뚱하게도 여장한 준혁을 좋아하게되고 준혁의 가족들은 준혁을 동성연애자로 착각한다. 이렇듯 이 영화는 수많은 오해와 에피소드 속에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시킨다.
게다가 한지승 감독은 이 영화에서 훔쳐보기 수법을 이용한다. [고스트 맘마]에서 유령이 된 최진실이 남자 목욕탕에 들어갔던것처럼 이 영화에서도 여장을한 준혁이 본의아니게 여자 사우나탕에 들어가게 된다. 한지승 감독은 훔쳐보기야말로 관객에게 재미를 전달시킬수 있는 가장 확실한 소품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자연스러운 웃음유발이다. 분명 다른 로맨틱코미디에서 쉴새없이 반복했던 수법을 이 영화는 또다른 느낌으로 관객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영화는 동화적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노란 손수건이 준혁의 마음을 채영에게 전달하고 채영은 현실적인 사랑인 성민대신 준혁을 선택한다.
한지승 감독은 아직은 영화같은 로맨틱하고 유쾌한 사랑을 꾸꾸는 관객들이 많다는걸 알아챈 것이다. 그렇다면 로맨티코미디 장르의 인기는 절대 식지 않을 것이다.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안재욱의 여장 연기가 제법 어울렸던 영화였습니다.
여장을한 안재욱의 스틸사진을 이곳에 올리려고 했는데 당시엔 어울렸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번에 다시보니 별로더군요. ^^;
암튼 로맨틱코미디인데도 불구하고 별네개라면 당시 상당히 재미있게 본 영화였나봅니다.
지금은 단지 안재욱의 여장 연기밖에 생각이 안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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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잠
재미있었는데 그당시 극장가가 굉장히 치열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단자음 영화도 많이나왔던가요? '찜' '짱'ㅋㅋ  2007/09/14   
쭈니 당시는 홍콩영화의 몰락과 함께 극장가는 미국영화 VS 우리영화의 대항전이었죠.
하지만 우리영화는 언제나 코미디, 멜로. 그러한 한계로 인하여 이때쯤 한국영화는 극장에서 보면 돈이 아깝다는 말이 생겼던것 같습니다.
 2007/09/15   
투야
저두 이거 극장에서 봤는데.. 후반부에 나오는 노란손수건.. ㅎ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 두 주인공,, 이모와 조카가..어느새 연인으로 발전해버렸죠..ㅋㅋ
 2008/02/02   
쭈니 정말 그렇군요. ^^;
그러고보니 김혜수는 지금도 이런 영화를 찍어도 어울릴듯... ^^
 200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