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제임스 L 브룩스
주연 : 잭 니콜슨, 헬렌 헌트, 그렉 키니어, 쿠바 구딩 주니어
98년에 치루어진 할리우드 최고의 잔치 아카데미 시상식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의 독무대로 막을 내렸다. 제작비가 2억불을 넘어선 이 스펙타클 대작은 미국에서 무려 15주간이나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으며 미국에서만 5억불 이상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14억불 이상을 벌어들인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타이타닉]이 정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 바로 아카데미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녀주연상이다.
[타이타닉]으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올라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주연상 후보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으며 케이트 우니슬렛 역시 주연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어마어마한 [타이타닉]을 물리치고 남녀 주연상을 휩쓸은 영화는 바로 로맨틱 코미디인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이다.
최고의 성격파 배우인 잭 니콜슨과 [트위스터]의 헬렌 헌트라는 로맨틱 코미디와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는 두 배우를 기용해 만든 이 영화는 스크루볼 코미디의 전형을 관객에게 제시하며 비평과 흥행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냈다.
스크루볼 코미디는 Screwball이란 말뜻 그대로 비비꼬인채 대화 상대의 폐부를 쿡 찌르는 대사가 재미의 뼈대를 이루는 영화다. 서로 어울릴것 같지 않은 남녀가 결혼이나 재혼에 골인하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으며 쉽게말해 로맨틱 코미디에다 기관총처럼 쏘아대는 대사를 넣으면 스크루볼 코미디가 되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의 주인공은 멜빈 유달(잭 니콜슨)이라는 작가와 웨이트리스인 캐롤(헬렌 헌트)이다. 유달은 그야말로 대책없는 노이로제 환자로 집에 들어가면 반드시 5번씩 자물쇠를 걸어잠그고 길을 걸을때도 보도블록의 틈을 밟지 않으려고 뒤뚱거리며 점심을 먹는 식당도 늘 같은 곳을 고집하고 심지어 꼭 같은 자리에서 식사해야하며 같은 웨이트리스의 시중을 받아야 한다.
이토록 괴팍한 그에 맞서는 캐롤은 천식에 걸린 아들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평범한 여성이다.
영화는 상종못할 괴물인 유달의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처음엔 옆집의 강아지를 억지로 맡게되어 점차 인간성있는 남자로 변하더니 캐롤에게 사랑을 느끼며 그리고 캐롤과 게이인 사이먼(그렉 키니어)과의 여행을 통해 그는 점차 사랑스러운 보통 남자가 되어간다.
솔직히 말해 별로 특별할것 없는 이 영화는 배우들의 호연으로 더욱 빛났다. 잭 니콜슨은 지독한 독설과 노이로제증에 시달리는 괴팍한 사나이와 사랑스러운 중년 남자라는 상반된 이미지를 완벽한 연기로 재현했으며 헬렌 헌트는 너무나도 평범한 그래서 도저히 영화속 주인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중하류층 여인의 연기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해냈다.
그밖에 게이 화가 사이먼 역의 그렉 키니어는 글썽거리는 눈빛을 선보이며 나약하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않는 연기로 감초 역활을 톡톡히 해냈으며 [제리 맥과이어]에서 활약했던 흑인 배우 쿠바 구딩 주니어 역시 영화의 코믹성을 한껏 높였다.
어울리지 않는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다가 결합한다는 평범한 스토리 속에 명배우들의 연기가 한껏 빛난 그런 영화이다.
1998년 4월 19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타이타닉]을 보기위해 강변 CGV에 갔다가 [타이타닉]이 매진인 바람에 어쩔수없이 본 영화였더랬습니다.
당시엔 인터넷 예매라는 것이 낯설었고 멀티플렉스도 강변 CGV가 유일했었죠.
불과 10년도 안된 일인데 말입니다.
암튼 영화의 제목만은 최고였던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오래 기억에 남아있나봅니다.
역시 영화 제목도 잘 지어야 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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