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진목승
주연 : 성룡, 미셀 페레, 미라이 야마모토
성룡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영화적 매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아니 오히려 할리우드 진출 성공으로 인해 그의 영화는 더 큰 매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관객들은 '성룡의 영화는 무조건 재미있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으며 성룡은 그런 관객의 욕구를 만족시켜주기위해 스턴트맨을 쓰지 않는 과감한 액션 연기와 박진감 넘치는 스펙타클을 최대한 동원시킨다.
그러나 이상한건 그의 영화가 해를 거듭할수록 웃음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취권]이나 [용형호제], [폴리스 스토리]등 성룡의 영화들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자아내게하는 재치로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홍번구]로부터 시작된 할리우드 공략작들은 거의 대부분 웃음을 잃은채 심각해지거나 웃음의 역할을 최소화시켰다. 아마도 액션의 강도를 중요시하는 할리우드의 영향을 받은 듯.
[성룡의 CIA]는 전형적인 성룡의 최근 영화 스타일을 보여준다. 1년여에 걸친 준비작업과 4천만 달러의 제작비, 그리고 아프리카 사막과 네덜란드에서 올로케한 스케일등 성룡 영화사상 초유의 대작인 셈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웃음이 없는 심각한 성룡 영화는 무언가 빠진듯하게 맥이 없다. 스토리 자체도 특별하지 않은채 액션과 스케일, 스펙타클만 가지고 영화를 이끌어 가기엔 성룡에겐 무리인듯 하다.
P.S. 이 영화의 원제는 'Who am I?'나는 누구? 이다. 이 제목은 기억상실증에 걸린 CIA 요원 재키의 아프리카원주민 이름이기도 하지만 자기의 정체성을 묻는 성룡 자신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중국에 반환된 홍콩과 거대한 영화시장인 할리우드 사이에 서있는 성룡, 그 자신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난 누구인가?'
1998년 4월 18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영원한 형님 성룡의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제 평가가 좀 짜내요.
아무래도 액션만 강조된 성룡의 영화에 불만이 가득 쌓였을때인듯...
하긴 4천만달러라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제 기어에 별로 남지 않았으니...
오히려 저는 그의 초기 영화들 [용형호제], [프로젝트 A], [폴리스 스토리] 등이 휠씬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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