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제인 캠피온
주연 : 니콜 키드만, 존 말코비치, 바바라 허쉬
93년 깐느 영화제에서 [피아노]로 [패왕별희]와 함꼐 황금종려상을 수상함으로써 까느가 인정한 최초의 여성이라는 칭호를 얻어냈던 제인 캠피온이 드디어 4년간의 침묵을 깨고 신작 [여인의 초상]을 발표하였다.
[여인의 초상]에서도 역시 제인 캠피온 감독은 자신 영화의 일관적 주제인 여성의 자아찾기를 19세기의 유럽을 배경으로 웅장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이번에 제인 캠피온의 영화에 동참하는 행운을 얻은 여배우는 남편 톰 크루즈의 그늘을 벗어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니콜 키드만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자벨(니콜 키드만)이다. 지적이며 아름답고 당돌하기까지한 그녀는 많은 남성들의 사랑의 표적이었다.
제인 캠피온은 이자벨에게 두가지 사랑을 제시한다. 그 첫번째 사랑은 사랑을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폐병에 걸린 이자벨의 사촌 랄프와 영화의 첫장면에서 이자벨에게 청혼을 거절당아는 워버튼 경이다.
랄프는 폐병으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아버지의 거액의 유산을 이자벨에게 상속하도록 한다. 그에겐 이자벨을 소유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는 단지 이자벨이 행복하기만을 바랄뿐이며 자시는 그저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기만을 원할 뿐이다.
워버튼 경의 경우는 랄프와는 좀 다르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내 소유의 호수를 메꿔 버릴수도 있소'라고 청혼할 정도로 이자벨에 대한 사랑이 무조건적임을 밝힌다.
두번째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과는 정반대인 구속적인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여자를 구속하려하고 또 자기 자신에 맞게 길들이려 한다. 이 영화에선 오스먼드(존 말코비치)의 사랑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자벨은 오스먼드를 선택한다. 그녀는 스스로 자유보다는 구속을 선택한 것이다. 그녀는 '왜 스스로 새장속에 갇히려 하는가?'라는 랄프의 충고에 '새장이라도 내가 좋으면 된거잖아'라고 대답한다.
명백히 이 부분에서부터 제인 캠피온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영화를 통해 흘러나온다. 그녀는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사랑과 결혼이라는 달콤한 새장에 갇혀 있는가?'라고 질문한다. 그리고 언젠나 그랬던것처럼 이자벨을 자아찾기라는 힘든 상황에 내던진다.
여성의 자아찾기. 이 부분에서도 제인 캠피온은 팬지라는 오스먼드의 딸을 등장시켜 이자벨과 비교시킨다.
팬지는 오스먼드에게 길들여진 대표적인 여성이며 아버지를 위해 진정한 사랑을 포기한다. 그러나 이자벨은 랄프의 죽음을 통해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오스먼드의 곁을 떠난다. 그러나 결코 영화는 이자벨에게 희망적이지 못하다. 결말없이 영화를 끝냄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이자벨의 운명은 안개속에 가려버린다.
단지 영화의 단점이라면 [피아노]에서 보여주었던 대담하면서도 직설적인 제인 캠피온 감독 특유의 주제 의식이 많이 완화되었다는 점이다. 비디오 출시로 인해 상당 부분의 가위질 탓도 있겠지만 이 영화의 주제의식은 수많은 은유와 생략속에 감추어져 있다.
1998년 4월 12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피아노]를 무지도 좋아했던 저는 제인 캠피온 감독의 열렬한 팬입니다.
하지만 [인 더 컷]이후 요즘 너무 뜸하시네요.
또 어떤 페미니즘 영화를 만들고 계실지...
당시만해도 니콜 키드만은 톰 크루즈의 그늘에서 벗어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배우에 불과했군요.
지금의 니콜 키드만은 전남편인 톰 크루즈를 넘어선 배우로 활약중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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