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마리아와 여인숙 ★★★1/2

쭈니-1 2009. 12. 9. 14:37

 

 



감독 : 선우완
주연 : 심혜진, 신현준, 김상중, 이경영, 이정현, 박상민

어린 시절 머리를 다쳐 조금 모자란 어린아이같은 형 기태(김상중)와 역시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간통과 아버지의 어머니 살해 장면을 목격하고 마음을 다쳐 불구가 된 기욱(신현준)이 운영하는 여인숙에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은 명자(심혜진)라는 여인과 그녀의 딸 마리아가 찾아 온다. 그리고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선우완 감독이 [마리아와 여인숙]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인간 내면에 존재하고 있는 악마성과 욕망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여인숙에 묶은 관광객들의 의미없는섹스를 자꾸만 강조하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려한다. 그러다 명자와 그녀의 딸 마리아의 등장으로 그는 서두에 슬그머니 꺼내놓았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관객에게 한다.
기태는 명자에게 성적 욕망을 느끼고 명자는 기욱을 유혹한다. 그러나 자신의 욕정을 애써 감추던 기욱은 명자의 유혹을 거절하고 결국 명자는 기태와 결혼한다. 그러나 기욱의 내면속 잠자던 욕정은 기욱을 괴롭히고 결국 기욱은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형수인 명자와 섹스를 나눈다.
솔직히 여기까진 그런대로 그럴듯해 보였다. 파도 여인숙이라는 폐쇄적인 장소에서 한 여인과 두형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욕정의 드라마는 김상중의 그럴듯한 바보연기와 신현준, 심혜진 두 스타에 의해 말끔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선우완 감독은 이것만으로는 관객을 끌수 없다고 느꼈는지 후반부에 무리수를 띄었다.
명자의 전남편 태수(이경영)가 등장하고 기욱은 죄책감에 의해 자살한다. 그리고 어느새 명자는 음모의 화신이 되어 태수와 함께 여관을 가로채고 기태를 내쫓는다. 그리고 파도 여인숙은 파라다이스라는 창녀집으로 변신한다.
이때쯤 관객은 엉뚱한 후반부 진행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기욱의 자살이 기껏 형 기태에 대한 죄책감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어느새 음모의 화산이 된 명자와 갑작스런 태수의 등장 역시 그러하다. 파도 여인숙은 그 공간이 가지고 있던 내제된 욕망을 결국 터트려 파라다이스라는 섹스집으로 탈바꿈하지만 마땅히 그곳에 있어야할 기태와 기욱의 내제된 욕망을 그 어디에도 없고 갑자기 팜므파탈로 변신한 명자와 뻔뻔해보이는 태수만이 있을 뿐이다.
종반부에 가서는 소녀로 성장한 마리아(이정현)와 그녀의 애인(박상민)이 다시 명자와 태수에게서 여관을 빼앗을 계획을 세우며 끝남으로써 감독은 '이 세상은 음모만이 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인간의 내제된 욕망의 드라마가 음모의 스릴러로 뒤바뀐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1998년 2월 12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모텔에 이어서 이번엔 여인숙이네요. 만약 [마강 호텔]만 본다면 모텔, 여인숙, 호텔까지 아주 딱 맞는 3종 세트가 될지도... ^^;
[마리아와 여인숙]은 꽤 호화 캐스팅이 돋보이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모텔 선인장]도 그랬듯, 호화 캐스팅이 영화를 뒷받침해주진 못한 영화입니다.
어눌한 스릴러가 되어 버린 이 영화는 [원초적 본능]을 노골적으로 따라한 포스터에서부터 '난 독창성이 없는 영화다'라고 관객에게 고백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포스터 사진은 누가 찍어는지... 찍고나서 쪽팔리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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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야
세상에..전 뭐할려고 이영화를 봤던건지..그당시엔 꽨나 관심집중스타였던
신현준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요..초반엔..그래도 기대했었어요..뭔가 있겠지..뭔가 있을거야..뭔가 있을거 같잖아.
그러나..제 기대는... 무너지고..영화를 다보고 나오면서 욕에 욕을..아끼지 않았답니다
저에게 섹스어필한 영화중 최고의 컬트로 꼽히는 하몽하몽에 뒤를 잇는 컬트영화임다
 2008/02/02   
쭈니 스릴러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당시 스릴러 장르의 영화라면 무조건 봤었죠. 하지만 10년전 한국영화에서 스릴러 장르의 영화치고는 재미있게본 영화가 드물답니다.
[하몽하몽]은... 제목의 야릇함때문에 본 기억이... 내용은 전혀 기억 안나고, 가위질한 영상에 화만 냈던 기억이... ^^;
 200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