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브렛 레트너
주연 : 찰리 쉰, 크리스 터커, 폴 소비노
찰리 쉰도 한때는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였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플래톤]과 [월 스트리트]때 까지만해도 아버지인 마틴 쉰의 연기력을 물려받은 꽤 촉망받는 할리우드 배우였다.
그러나 그는 [못말리는 비행사], [못말리는 람보]등의 영화로 코미디언 뺨치는 웃기는 배우가 되어버리더니 요즘은 [터미날 스피드], [새도우 프로그램] 등의 볼만한 액션 영화로 웃기는 이미지를 벗어던지려 노력중이다.
[머니 토크]도 그 중 하나이다. 억울한 누명을 쓴 할렘가의 흑인과 신분상승을 노리는 백인 기자의 버디 무비인 이 영화는 끊임없는 추격씬과 총격전이 난무하는 전형적인 액션 영화이다.
과묵한 백인과 떠벌이 흑인의 어울리지 않는 파트너쉽은 이미 [48시간]의 닉 놀테와 에디 머피에 의해 이루어져 엄청난 성공을 거둔 후 끊임없이 액션 영화속에 복제되는 형식이며, 스토리 라인 역시 별 특별함이 없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제2회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오픈 시네마로 선정된 작품이다. 겉보기엔 별 보잘것 없는 이 영화를 선택한 부산 국제영화제의 의도는?
그렇다. 이 영화엔 주목해야될 두 인물이 있다. 각본을 맡은 조엘 코헨과 떠벌이 흑인 역의 크리스 터커이다.
조엘 코헨은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알듯이 블랙 코미디의 대가이다. 동생 에단 코헨과 짝을 이루어 수많은 걸작 블랙 코미디를 만들었으며 그 중 [바톤 핑크]는 깐느 영화제 황금 종려상과 감독상을, [파고]는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그가 쓴 이 영화의 각본은 솔직히 그들의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던 신랄한 그리고 가슴 섬찟한 웃음과는 거리가 멀지만 라스트의 콜로세움 경기장에서의 충격전에서 그 솜씨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1천5백만 달러가 넘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주인공들과 국제 밀매 조직 그리고 부패한 형사와 할렘가의 갱들이 얽히고설킨 총격전은 평범한 이 영화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한다.
[제 5원소]에서 입담을 유감없이 발휘했던 크리스 터커 역시 이 영화가 주목해야될 인물.
일부러 과묵한척 폼잡는 찰리 쉰에 비해 쉴새없는 입담으로 이 영화의 재미를 이어간 그는 에디 머피의 뒤를 이을 할리우드의 촉망받는 흑인 배우가 되었다.
극중 찰리 쉰의 장인이며 낙천적인 백만장자로 나온 미라 소비노의 아버지 폴 소비노의 여유있는 연기도 볼거리.
찰리 쉰은 웃기는 이미지를 벗어보려고 끝없이 노력하지만 무표정한 얼굴로 무심히 내던지는 대사 한마디만으로도 관객을 웃기는 능력은 잠재울 수 없는 것 같다.
1998년 2월 11일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이 평범한 액션 코미디 영화를 통해 미래의 스타로 발돋음할 크리스 터커를 주목하다니...
10년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읽어보니 괜히 뿌듯해집니다. ^^;
하지만 이 영화의 또다른 스타는 발견하지 못했군요.
바로 감독을 맡은 브렛 레트너입니다.
그는 이 영화로 감독 데뷔후 크리스 터커, 성룡과 함께 [러시아워]를 찍어 대성공을 거두며 흥행 감독으로 발돋음하죠.
하지만 제겐 그리 믿음감이 가는 감독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을 통해 제게 완벽한 실망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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