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007 네버 다이(Tomorrow Never Dies) ★★★★

쭈니-1 2009. 12. 9. 14:28

 

 



감독 : 로저 스포티스우드
주연 : 피어스 브로스넌, 양자경, 조나단 프라이스

1962년 [닥터 노]로부터 시작한 007 시리즈는 36년간 액션 영화의 대명사로 군림해 왔다.
97년작 [네버 다이]는 공식적으로 007 시리즈의 18번째 작품이며(007의 이름을 따붙인 사이비 영화들을 제외하고...) 티모시 달튼에 이어 6대 제임스 본드가 된 피어스 브로스넌의 2번째 007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는 중국 특수용원 웨이린(양자경)과 함께 언론황제 카버(조나단 프라이스)의 3차 대전 도발을 막아야 한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냉전 시대 제임스 본드는 오히려 공산권 국아를 상대로 세계를 지킨데반에, 이번의 제임스 본드는 오히려 공산권 국가인 중국의 특수요원을 동료로 하여 언론에 맞선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탈 냉전 시기에 나름대로의 007의 변화이기도 하다.
[네버 다이]는 [골든 아이]에서부터 보여준 탈 냉전 시대의 변화를 본격적으로 이어나갔다는 것에 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러나 36년간 지속되어왔던 시리즈의 중압감이 여전히 [네버 다이]를 짓누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로저 스포티우드 감독은 그 어떤 007 영화보다 최상의 액션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는 듯 하다. 그렇이게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액션과 폭발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액션의 종류도 다른 007 영화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시작과 함께 핵폭탄을 실은 헬기로 무기 암거래상을 초토화 시키더니 공중 액션씬, 수중 액션씬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러한 액션씬은 새로운 본드걸인 양자경의 등장으로 더욱 구체화된다. 홍콩 액션 영화의 여전사인 양자경은 이 영화에서도 자신의 쿵푸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렇기에 [네버 다이]는 인상적인 액션씬들로 가득차 있다. 특히 사이공 거리를 누비는 오토바이 탈출장면과 초고속 빌딩에서 대형 현수막을 찢으며 뛰어내리는 장면은 대단한 볼거리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로저 스포티우드는 이러한 액션씬들을 위해 복잡한 스토리 구조와 로맨스를 생략시켰다. 특히 007 시리즈의 재미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본드걸과의 로맨스가 생략된 것은 큰 아쉬움이기도 하다. 주로 금발 미녀가 활약했던 과ㅓ의 늘씬한 본드걸들은 여성을 눈요기거리로 전락시켰다는 여성 관객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36년간 007 시리즈의 또하나의 재미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러나 [네버 다이]는 과감히 이것을 포기한 것이다. 솔직히 양자경과 피어스 브로스넌의 러브씬은 상상조차 되지 않기에 감독은 액션에 대한 강박관념으로 인해 로맨스를 희생시킨 것이다.  
이러한 감독의 과감한 결정은 영화의 강약을 조절하는데 실패하기는 했으나 21세기를 맞이하는 007 시리즈의 변화에 적극 가담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이룬 셈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약점은 의외로 [네버 다이]가 그토록 자랑거리로 내세웠던 액션씬에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라이막스가 따로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끊임없이 펼쳐진 액션씬은 그렇기에 더욱 허술하다.
빗발치는 총탄속에서 상처하나 나지 않고 피해다니는 본드와 웨이린의 모습은 그렇다하더라도 영화속에서 끊임없이 위기를 맞이하는 주인공들이 무사히 탈출하는 과정은 너무 허술하다.
악당들은 본드와 웨이린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그들을 곧바로 죽이지 않는다.  본드에게 총을 겨누고 쓸데없이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다 당하기도 하고 웨이린은 몇차례나 인질로 잡혔다가 탈출한다.
주인공은 아무 주저없이 악당들을 처치하는데 악당들은 주인공을 처치하는데 주저하다니... 결국 이 영화는 제목처럼 절대 죽지 않는 제임스 본드의 신화를 이어갈 뿐이다.

1998년 1월 17일

*** 2006년 오늘의 이야기 ***

몇주 있으면 새로운 007이 탄생합니다.
벌써부터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투덜거림이 들리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도라는 희망적인 평가도 들리더군요.
007 영화는 제겐 상당히 상징적인 영화죠.
어려을때 비디오 대여점에 길린 007 영화들을 보며 막연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갔으니...
그리고 저희 아버지에게도 007은 상징적입니다.
아직도 저희 아버지는 007 영화라면 무조건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시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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